“문재인 정부 부동산 실패 잊었나”…세제 개편 논란, 이재명 정부 정책은 무엇이 다른가

이재명 정부, 실거주 1주택 부담 낮추고 고가·비거주·다주택 과세 강화… 문재인 정부 ‘주택 수 중심 규제’와 무엇이 다른가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정치권과 시장의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과거 문재인 정부 당시 집값 급등과 세금 부담 논란을 경험했던 여권 내부에서조차 부동산 세제를 지나치게 강화할 경우 당시의 정책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정책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 당시 정책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주택 수’ 중심의 과세에서 ‘주택 가격과 실제 거주 여부’ 중심의 과세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는 세 부담을 낮추는 반면, 고가주택과 실제 거주하지 않는 주택,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을 줄이는 것이다.

실거주 1주택자는 오히려 세 부담 낮춘다

이재명 정부는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기존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시가 약 20억 원 이하의 1세대 1주택자는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구조다.

시가 20억~30억 원 수준의 실거주 1주택자는 현재보다 세 부담이 줄어들고, 30억~40억 원 구간에서는 세 부담 변화가 최소화된다.

반면 시가 40억~50억 원 이상 고가주택에 대해서는 세 부담이 커지는 방향이다.

비거주 주택과 다주택자 역시 종부세 기본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뀐다.

결국 단순히 주택을 보유했다는 이유보다는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지, 얼마나 고가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 자체’를 강하게 규제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부동산 정책은 2020년 7·10 대책이다.

당시 정부는 다주택자의 투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취득·보유·양도 단계 모두에서 강력한 세금을 부과했다.

2주택자의 취득세율은 8%, 3주택 이상과 법인은 최고 12%까지 올라갔다.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율도 크게 인상됐고 규제지역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도 강화됐다.

특히 1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의 양도세율을 70%, 2년 미만 보유 주택은 60%로 높이는 등 단기 부동산 거래에 상당히 강한 규제를 적용했다.

정책의 기본 철학은 명확했다.

“다주택 보유와 단기 부동산 거래 자체를 억제하겠다”는 것이었다.

정부는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취득세 감면이나 특별공급 확대 등 실수요자 보호 정책도 함께 시행했지만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세금 강화가 훨씬 강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이재명 정부는 ‘보유’보다 ‘거주’를 본다

이번 이재명 정부 부동산 세제 개편에서 주목할 부분은 장기보유특별공제다.

기존에는 주택을 얼마나 오래 보유했느냐가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앞으로는 실제 거주기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실거주 1주택자는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양도차익이 지나치게 큰 경우에는 공제액에 일정한 한도를 두는 방식이다.

반대로 장기간 집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실제 거주하지 않은 경우에는 과거보다 세제 혜택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이 역시 부동산을 투자자산보다는 실제 거주공간으로 바라보겠다는 정책 방향과 연결된다.

다주택자 양도세는 오히려 한시적으로 완화

문재인 정부와 비교했을 때 흥미로운 차이점도 있다.

이재명 정부는 다주택자가 보유 주택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도록 유도하기 위해 양도세 중과를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보유에 대해서는 일정한 부담을 주되 매각할 때 지나치게 높은 세금을 부과해 거래 자체가 막히는 것은 피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다주택자들이 높은 양도세 때문에 주택을 팔지 않고 증여하거나 장기 보유하는 이른바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났던 문제를 의식한 정책으로 볼 수 있다.

세금만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 공급 확대 병행

두 정부의 또 다른 차이는 공급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3기 신도시, 공공재개발, 8·4 공급대책 등 상당한 규모의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세금과 대출규제 등 수요억제 정책이 상대적으로 훨씬 강하게 체감됐다.

이재명 정부는 공급정책을 부동산 정책의 주요 축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135만 호 착공 목표를 제시한 가운데 서울 용산과 태릉, 경기 과천 등 도심 주요 지역의 유휴부지와 노후 청사를 활용해 약 6만 호를 추가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용산과 과천 등 수요가 높은 지역에 공급을 늘리고 각종 인허가 절차를 단축해 실제 착공 시기를 앞당기는 방식이다.

즉 집값 상승 원인을 단순한 투기수요만의 문제로 보기보다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역의 주택공급 부족 문제도 함께 해결하겠다는 접근이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도 논의

민간 재개발과 재건축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정부는 최근 부동산 정책 토론 과정에서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방안을 공식적인 논의 대상에 포함시켰다.

도심에서 신규 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기존 노후 주택의 재건축과 재개발이 결국 주요 공급원이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는 공공 주도의 공급을 상대적으로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와 구별되는 부분이다.

대출 규제 역시 전면 재검토

주택금융 정책도 변화 가능성이 있다.

현재 정부는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전세대출과 이주비대출 규제까지 함께 검토하고 있다.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을 지나치게 어렵게 만들었던 금융규제는 조정하되, 부동산 투기를 자극할 정도의 과도한 대출 확대는 막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공급·금융·세제를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조정해 시장을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왜 여권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오나

문제는 부동산 세금이 갖는 강력한 정치적 민감성이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고가주택 보유자가 된 1주택자가 적지 않다.

따라서 고가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하더라도 기준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하면 평범한 중산층 실수요자까지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정책 목표는 투기수요 억제였지만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종부세 대상자가 급증했고, 결과적으로 실수요자까지 세금 부담을 느낀다는 불만이 커졌다.

이 때문에 여권 내부에서도 과거 부동산 정책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정부, 닮았지만 다르다

두 정부의 정책에는 공통점도 있다.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며 고가주택과 다주택자에게 더 많은 세 부담을 지우겠다는 기본 철학은 상당 부분 유사하다.

그러나 정책을 실행하는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 여부’와 ‘투기지역 여부’를 중심으로 규제 강도를 높이는 방식이었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주택가격 + 실제 거주 여부’를 중심으로 세제를 재편하면서 공급 확대와 거래 활성화를 함께 추진하는 방식에 가깝다.

특히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높이고 다주택자의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완화한다는 점은 문재인 정부 당시와 상당히 다른 접근이다.

결국 성패는 ‘서울 집값’이 결정한다

부동산 정책은 발표 당시의 취지보다 실제 시장 결과가 더 중요하다.

세금을 올렸는데도 집값이 계속 오른다면 실수요자는 집값과 세금을 동시에 부담하게 된다.

반대로 세금을 낮추고 대출을 완화했는데 집값이 급등한다면 정책은 또다시 규제 강화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의 성패는 세금 자체가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에 실제로 얼마나 빠르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도심 신규 공급이 시장에서 체감될 정도로 늘어난다면 세금에 의존하지 않고도 시장을 안정시킬 여지가 있다.

반면 공급계획이 또다시 발표에 그치고 실제 입주까지 수년이 걸린다면 시장은 공급 부족을 예상해 다시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의 교훈… “세금만으로 집값은 잡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남긴 가장 큰 교훈 가운데 하나는 세금과 규제만으로 부동산 가격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수요억제 정책이 지나치게 강하면 거래가 줄어들고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감소하면서 오히려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될 수도 있다.

반대로 규제를 지나치게 풀면 단기간에 투자수요가 몰려 가격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려면 실수요자 보호와 투기 억제, 거래 활성화와 공급 확대라는 서로 상충하는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이번 부동산 세제 개편을 두고 정치권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잊었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개된 정책만 놓고 보면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 정부 정책을 그대로 반복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택 수가 아니라 가격과 실거주 여부를 중심으로 과세하고,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하면서 고가·비거주·다주택 보유에 더 많은 부담을 지우고, 동시에 공급과 거래를 늘리겠다는 것이 현재 정책의 핵심이다.

이 정책이 과거의 실패를 보완한 새로운 부동산 모델이 될지, 또 다른 규제의 악순환으로 이어질지는 결국 향후 서울 집값과 실제 주택공급 실적이 판단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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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InsightNews 김귤연 기자

nextinsight.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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