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이라던 쿠팡, 미국 기업으로 불리는 이유…2010년부터 이어진 지배구조

[쿠팡, 지배권과 책임의 경계 ①] 한국에서 사업 키우고 미국에서 상장…국적 논쟁 뒤에 놓인 두 법인의 관계

2019년 한국의 고용·투자 강조, 2026년 미국 기술기업 정체성 부각…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지배권과 책임 소재 다시 쟁점

2019년 7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자 쿠팡은 공식 홈페이지에 한국 기업임을 강조하는 입장문을 올렸다.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 펀드의 투자를 받았다는 이유로 불매 대상으로 거론되자 국내 고용과 물류 투자, 한국 판매자와 소비자의 비중을 설명한 것이다.

7년이 지난 지금, 미국 모회사 쿠팡Inc는 자사를 미국 기술기업으로 소개한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둘러싼 한국 정부의 조사에 대해서도 미국 정치권에서는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쿠팡의 국적이 바뀐 것일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살펴보면 한국의 사업법인과 미국의 지배회사는 창업 초기부터 함께 존재했다.

2010년 미국 법인 설립…2021년 뉴욕증시 상장

쿠팡Inc의 2021년 상장신고서에 따르면 미국 델라웨어주의 쿠팡LLC는 2010년 설립됐다. 2021년 뉴욕증시 상장을 앞두고 주식회사인 쿠팡Inc로 전환했다.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고 해서 당시 주요 경영 거점까지 미국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21년 상장신고서에는 주요 경영 사무소가 서울에 있다고 기재됐다. 반면 2025년 연차보고서에는 미국 시애틀이 주요 경영 사무소 주소로 명시돼 있다.

쿠팡은 2021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회사의 신주 발행을 통해 약 34억 달러의 순조달자금을 확보했다.

한국에서 운영하는 쿠팡㈜와 미국에 설립된 쿠팡Inc는 같은 기업집단에 속하지만 법적으로는 별개의 회사다. 한국에서 사업을 키운 기업이라는 설명과 미국 법인이 그룹을 지배한다는 설명은 동시에 성립한다.

매출 90% 이상 한국…미국 모회사가 한국 사업법인 지배

쿠팡Inc의 2025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매출의 90% 이상은 한국 소재 법인에서 발생했다. 미국 모회사는 한국의 주요 사업법인 쿠팡㈜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물류와 배송, 결제 및 자체 브랜드 사업을 담당하는 주요 한국 계열사들도 미국 모회사가 연결재무제표에 포함하는 기업집단에 속한다.

다만 한국에서 발생한 매출 전체가 미국으로 이전한다는 뜻은 아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해외 계열사에 지급한 서비스 대가, 모회사에 대한 배당은 서로 다른 회계 항목이다.

미국 모회사가 한국 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을 실제로 얼마나 이전받았는지는 한국 법인의 별도재무제표와 계열사 간 거래 내역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미국 기업 차별’ 주장…한국 정부는 부인

쿠팡Inc는 2026년 자사 공식 소개에서 시애틀에 본사를 둔 미국 기술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한국 정부의 쿠팡 관련 조사가 미국 기업을 차별한다는 취지의 중간보고서를 발표했다. 반면 한국 대통령실은 기업의 국적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표적 조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미국 의회의 문제 제기는 정치권에서 제기된 주장이다. 한국 정부의 조사가 실제로 미국 기업에 대한 위법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법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또한 미국 모회사와 한국 자회사가 별도의 법인이라는 점은 한국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미국 측이 언제나 책임을 면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Next Insight 분석 | 기업의 국적보다 확인해야 할 지배권과 책임

쿠팡의 2019년 입장문은 한국의 사업과 고용을 근거로 한국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했다. 반면 2026년 미국 모회사의 공식 설명은 미국 법인과 본사,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미국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내세운다.

두 설명은 각각 사업의 기반과 법인의 설립·지배구조를 가리킨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처럼 한국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고가 발생하면 법인의 구분만으로 책임 범위까지 설명할 수는 없다.

한국 쿠팡이 부담하는 법적 의무와 미국 모회사 및 계열사가 실제로 수행한 업무, 경영진의 지휘·감독 관계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쿠팡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는 이유는 어느 나라 기업이라는 명칭을 하나로 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한국에서 발생한 사업과 사고에 대해 누가 결정권을 행사했고, 어떤 법적 책임을 부담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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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쿠팡 뉴스룸 | 쿠팡에 대한 거짓소문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2019년 7월 17일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 Coupang, Inc. 상장신고서(Form S-1), 2021년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 Coupang, Inc. 2025년 연차보고서(Form 10-K)
  • 쿠팡Inc | 2026년 기업 소개 및 사업 현황
  •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 한국의 미국 기업 차별 관련 중간보고서, 2026년 7월
  • 연합뉴스 | 미국 하원 보고서에 대한 한국 대통령실의 반박, 2026년 7월 3일
  • 국가법령정보센터 | 개인정보 보호법 제2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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