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SK하이닉스 넘어 반도체 기업 미팅·리서치 요청 증가…해외 투자자 관심도 세분화
홍콩법인은 신디케이트론·딜소싱 확대…‘한국 주식 판매창구’에서 글로벌 자본 연결 거점으로
국내 증권사 해외법인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해외법인의 주요 업무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대형주 매매 주문을 받아 한국 시장에 연결하는 데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기업 탐방과 심층 리서치, 해외 자금조달, 투자은행 업무까지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한국 기업에 투자하려는 해외 자금의 성격이 달라지면서 증권사 해외법인 역시 단순한 중개 창구에서 한국 기업과 글로벌 자본을 연결하는 거점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 뉴욕 현지법인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다른 한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문의가 늘고 있다.
단순히 주식 주문을 내는 수준을 넘어 특정 기업과 직접 만나고 싶다는 요청이나 심층 리서치 자료를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했고, 한국 기업을 직접 방문하는 기업 탐방 일정까지 조율하는 업무가 확대되고 있다.
해외 투자자의 관심이 한국 반도체 대표주에서 장비·소재·부품 등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직접 확인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매매 주문을 넘어 기업을 직접 들여다보는 해외 투자자

해외 투자자가 한국 주식에 접근하는 방식도 변하고 있다.
정부는 외국인이 국내 증권사에 별도 계좌를 만들지 않고 해외 증권사를 통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외국인 통합계좌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1월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해외 증권사가 국내 증권사에 통합계좌를 개설하기 쉬워졌고, 국내 증권사들도 해외 브로커와 시스템 구축과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거래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국내 증권사 해외법인의 경쟁력은 단순 주문 처리 능력보다 어떤 기업을 발굴하고 어떤 정보를 제공하느냐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 미팅과 탐방, 현지 투자자 대상 리서치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홍콩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은 본사와 협력해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자금조달을 지원하면서 신디케이트론 시장에서 역할을 넓히고 있다.
현대카드의 3억5000만달러 규모 신디케이트론과 우리카드의 3억달러 규모 해외 신디케이트론 등에서 본사와 해외법인이 함께 참여했다.
우리카드 거래에는 홍콩과 대만 등 아시아 금융기관이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증권사가 국내 기업의 자금 수요를 파악하고 해외 금융기관을 연결해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과거 해외법인이 자기자본투자나 채권 중개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직접 거래를 발굴하고 금융 구조를 설계하며 해외 투자자까지 연결하는 IB 업무로 역할이 넓어지는 것이다.
Next Insight 분석 | ‘한국 주식을 파는 창구’에서 글로벌 자본 연결 플랫폼으로

국내 증권사 해외법인의 변화를 단순히 해외사업 확대라는 숫자로만 보면 중요한 흐름을 놓칠 수 있다.
핵심은 어떤 업무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가다.
첫 번째 변화는 해외 투자자의 정보 수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표 종목을 사고파는 것에서 벗어나 한국 기업의 기술력과 공급망 위치, 실적 전망을 직접 검증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두 번째는 국내 기업의 해외 자금조달이다.
기업이 달러 자금을 조달할 때 국내 증권사의 해외 네트워크가 현지 은행과 기관투자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세 번째는 해외법인의 기능 변화다.
브로커리지에서 출발했던 사업이 리서치와 기업탐방, IB, 딜소싱, 구조화금융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가 외국인 통합계좌를 확대하면서 해외 투자자의 한국 시장 접근성도 개선되고 있다. 결국 거래가 쉬워질수록 증권사의 차별화 요소는 단순히 주문을 받아주는 기능이 아니라 투자할 기업을 찾아주고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능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자본시장의 글로벌화 역시 같은 방향에서 봐야 한다.
해외 자금이 한국 시장에 들어오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국 기업과 해외 투자자가 어떤 경로로 만나고 어떤 정보를 토대로 자금을 주고받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뉴욕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 탐방을 연결하고, 홍콩에서 국내 기업의 외화자금 조달을 주선하는 모습은 같은 변화를 보여준다.
증권사 해외법인이 ‘한국 주식을 파는 해외 창구’를 넘어 ‘한국 기업과 글로벌 자본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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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금융위원회 외국인 통합계좌 제도 관련 자료
NH투자증권 해외사업 및 뉴욕법인 관련 자료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 및 글로벌 IB 관련 자료
현대카드·우리카드 해외 신디케이트론 관련 자료
국내 증권사 해외사업 관련 금융투자업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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