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지순례 8부작 ⑦] 동네 떡집보다 ‘그 집 그 떡’…로컬 브랜드가 살아남는 새로운 공식

공주 부자떡집 온라인 언급 540% 증가·알밤모찌 한 달 2,622건, 창억떡 인스타그램 언급은 한 달 새 60건에서 1,021건으로 급증…반면 일부 전통 떡집은 관심 감소, ‘가까운 떡집’의 경쟁이 ‘굳이 찾아갈 이유가 있는 떡’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떡 시장이 커지는 동안 모든 떡집이 함께 성장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6편에서 확인했다. 그런데 더 중요한 차이가 나타난다. 같은 전통 떡집인데도 어떤 곳은 전국에서 찾아오는 목적지가 되고, 어떤 곳은 시장 성장과 무관하게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
공주 산성시장의 부자떡집은 별다른 신제품 없이 블로그 언급량이 853건에서 5,463건으로 540% 증가한 반면, 같은 분석에서 서울 도심의 한 전통 떡집 언급량은 10.9% 감소했다. 차이는 전통과 퓨전이 아니었다. 소비자에게 ‘왜 하필 이 집이어야 하는가’를 설명할 수 있느냐가 갈랐다.


540% 증가와 10.9% 감소…‘오래된 떡집’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격차

공주 부자떡집의 변화는 로컬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압축해 보여준다. 온라인 언급량이 6배 넘게 늘어난 동안 연관어에는 ‘여행’, ‘공주여행’, ‘코스’, ‘주차장’이 집중됐고, 대표제품인 알밤모찌는 한 달 동안 블로그에서만 2,622건 언급됐다. 떡집이 단순한 구매처가 아니라 공산성·산성시장과 함께 움직이는 여행 동선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밤을 사용했다는 사실보다 공주라는 지역과 알밤모찌라는 제품이 서로를 설명하게 됐다는 점이다. 전국 어디에서나 만들 수 있는 찹쌀떡이 ‘공주에 가면 사야 하는 떡’으로 인식되는 순간 지역성은 주소가 아니라 대체하기 어려운 상품가치로 바뀐다.


로컬의 힘은 ‘어디에 있느냐’보다 ‘거기서 사야 할 이유’

로컬 브랜드를 지역에 오래 자리 잡은 가게로 정의하면 현재의 소비 변화를 설명하기 어렵다. 온라인과 택배가 거리의 장벽을 없앤 시장에서는 동네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경쟁력이 되기 어렵고, 오히려 전국에서 구할 수 없는 이유를 가진 제품일수록 지역성이 강해지는 역설이 나타난다.

부자떡집의 알밤모찌가 공주의 밤과 여행 동선을 결합하고, 광주의 창억떡이 호박인절미를 도시 방문의 이유로 만든 사례는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로컬 브랜드의 핵심은 ‘지역에서 만든 상품’이 아니라 지역을 떼어내면 설명력이 약해지는 상품에 가깝다.


대표상품 하나가 가게 이름보다 먼저 검색된다

브랜드가 강해지는 과정에서도 변화가 있다. 소비자는 처음부터 가게 이름을 알고 찾아오기보다 특정 제품을 먼저 발견한 뒤 매장을 기억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창억떡은 올해 2월까지 비교적 잠잠했던 온라인 언급이 3월 들어 급증했고, 인스타그램 언급은 60건에서 1,021건으로 1,602% 늘었다. 이후 더현대 서울 팝업을 계기로 관심이 다시 크게 상승했다.

이 흐름이 시사하는 것은 분명하다. 대표상품은 단순한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브랜드로 들어오는 검색어다. 호박인절미를 찾다가 창억떡을 알게 되고, 알밤모찌를 검색하다 부자떡집을 기억한다면 제품 하나가 가게 전체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종류가 많은 가게보다 이름을 들으면 한 제품이 즉시 떠오르는 가게가 온라인 시대에 더 강할 수 있는 이유다.


퓨전이 답은 아니다…창원 떡집들이 보여준 서로 다른 생존법

최근 창원지역 떡집 사례는 ‘살아남으려면 무조건 퓨전해야 한다’는 해석에도 선을 긋는다.

명서시장의 아이엠떡은 얼그레이·명란·블루베리 등 이색 설기를 34종까지 확대했고, 대표는 이색 설기 판매 이후 매출이 약 두 배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 번개떡집은 피자떡을 내놓으면서도 경쟁력의 중심을 토핑보다 기본 설기의 식감에 두었고, 실제로 서울·대구·부산에서 찾아오는 소비자와 반복 방문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두 가게의 전략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명확하다. 새로운 재료 자체가 아니라 자기 가게가 잘하는 것을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엠떡은 ‘이색 설기’, 번개떡집은 ‘기본이 좋은 피자떡’이라는 선명한 이유를 만들었다.

결국 퓨전과 전통은 전략의 양끝이 아니라 표현 방식일 뿐이고, 브랜드의 본질은 소비자가 다른 가게와 비교하지 않고 그곳을 지목할 이유를 갖게 만드는 것이다.


SNS는 매출을 넓히는 동시에 승자를 좁힌다

온라인 노출의 확대를 모든 소상공인에게 동일한 기회라고 보는 것도 위험하다. SNS는 시장을 넓히지만 관심을 고르게 나누지 않고, 특정 제품이 화제를 얻으면 전국 수요를 짧은 시간 안에 한 브랜드로 집중시킨다.

동아일보가 인용한 빅데이터 분석에서 올해 1월 87건이던 ‘떡지순례’ 블로그 언급은 8월 254건으로 늘었고, 창억떡·부자떡집·경기떡집 등 몇몇 지역 브랜드가 ‘성지’처럼 반복 노출됐다.

따라서 작은 가게에 디지털 시장은 양면적이다. 지역이라는 물리적 시장은 사라졌지만, 전국시장에 진입하는 순간 경쟁 상대 역시 전국으로 넓어졌고 소비자의 관심은 오히려 소수 브랜드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졌다.

좋은 떡을 만드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검색되고 기억될 이유까지 만드는 능력이 사업의 일부가 된 셈이다.


브랜드는 제품에서 끝나지 않는다…포장·온라인·팝업까지 하나의 구조

최근 소상공인 지원정책도 이런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프로젝트 단골’의 개별 가게 지원사업에서 지역 F&B 업체를 대상으로 메뉴 개선뿐 아니라 브랜드 기획, 패키지 제작, 온라인 커머스 입점, 판로 확대, 백화점 팝업까지 묶어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는 로컬 브랜드가 더 이상 간판과 로고를 만드는 작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표제품을 만들고, 제품을 기억하게 할 포장을 갖추고, 온라인에서 발견되며, 택배로 재구매할 수 있고, 팝업이나 본점 방문으로 다시 오프라인 경험을 만드는 전체 구조가 연결돼야 지역 가게가 전국 브랜드로 확장될 수 있다.

6편에서 강조한 ‘사업구조’가 7편에서는 브랜드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지점이다.


전국에서 팔수록 지역성이 약해지는 역설

그러나 성공한 로컬 브랜드에는 또 다른 딜레마가 기다린다.

창억떡은 이미 냉동택배가 가능하고 수도권에도 정식 매장을 열었지만, 더현대 팝업에서는 소비자들이 몇 시간씩 기다리며 당일 제조 제품을 찾았다. 팝업 이후에도 온라인 관심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상시 구매가 가능해질수록 ‘지금 여기서만’이라는 희소성이 약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따라서 로컬 브랜드의 확장은 전국 어디서나 똑같은 제품을 파는 프랜차이즈화와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온라인과 외부 매장은 재구매를 편리하게 만들되 본점에는 제조 직후의 맛, 지역 전용 제품, 공간과 여행 경험처럼 다른 곳에서 복제하기 어려운 가치를 남겨야 접근성과 지역성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다.

많이 파는 것과 어디에서나 같아지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새로운 생존 공식…‘가까움’보다 ‘대체 불가능성’

과거 동네 떡집의 가장 큰 자산은 거리였다. 명절이나 잔치가 있으면 가까운 곳에 주문했고, 수십 년의 단골관계가 매출을 만들었다.

온라인 주문과 냉동배송이 그 거리를 무너뜨린 지금은 반대의 경쟁이 시작됐다. 소비자가 가까운 떡집을 지나쳐 먼 지역까지 움직이게 만들 수 있느냐가 브랜드의 힘을 보여주는 기준이 되고 있다.

따라서 살아남는 로컬 브랜드의 조건은 대표상품 하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지역성을 제품에 담고, 그 제품을 검색 가능한 이름으로 만들며, SNS의 관심을 방문과 구매로 연결하고, 택배와 소포장으로 재구매를 확보하되 본점만의 경험은 남겨두는 구조가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결국 경쟁의 단위가 ‘떡집’에서 ‘그 집에서만 가능한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NextInsight | ‘동네’는 주소지만 ‘그 집’은 이유다

떡 시장의 변화는 작은 가게가 살아남는 방식까지 뒤집고 있다.

과거 로컬의 힘은 가까움이었다. 지금 로컬의 힘은 대체하기 어려움이다.

공주 부자떡집은 새 퓨전제품 없이도 지역 특산물인 밤과 대표상품을 묶어 여행코스가 됐고, 창억떡은 호박인절미 하나가 광주라는 도시를 떠올리게 했으며, 창원의 여러 떡집은 서로 다른 제품전략으로 자기 가게를 찾아야 할 이유를 만들었다.

이 사례들을 하나로 묶는 공식은 의외로 단순하다.

지역은 배경이 아니라 상품의 일부여야 하고, 대표제품은 메뉴가 아니라 브랜드의 검색어가 돼야 하며, 온라인 관심은 한 번의 조회수가 아니라 방문과 재구매로 전환돼야 한다.

여기에 로컬 브랜드의 본질이 있다.

전국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시대일수록 굳이 그곳까지 가야 할 이유를 가진 상품의 가치가 커진다. 거리의 장벽이 낮아지면서 역설적으로 장소의 의미는 더 중요해진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사라지는 떡집과 살아남는 떡집의 차이는 규모에서만 갈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작은 가게라도 ‘그 집 그 떡’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이유를 만들면 전국시장을 만날 수 있지만, 그 이유가 없다면 시장 전체가 성장해도 소비자의 선택에서 멀어질 수 있다.

7편의 결론은 그래서 브랜드론보다 더 근본적이다.

동네는 위치를 알려주지만, 브랜드는 움직일 이유를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 8편에서는 이 질문을 국내시장 밖으로 확장한다.

**「떡지순례는 유행으로 끝날까…K-디저트가 되기 위한 마지막 조건」**을 통해 냉동·유통·표준화·브랜딩·지역성, 그리고 해외시장에서 이해할 수 있는 언어까지 갖춰야 떡이 일시적인 국내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K-디저트 산업으로 갈 수 있는지 분석한다.


참고자료

  • 머니투데이, 「빵지순례 다음은 떡? 창억떡 웨이팅만 500번, 배달되는데 굳이 왜…」, 2026.8.30.
  • 동아일보, 「“빵지순례 다음은 떡지순례”…오픈런·웨이팅 부른 떡 디저트 열풍」, 2026.8.29.
  • 경남도민일보, 「‘떡지순례’ 창원의 쫄깃한 매력에 빠지다」, 2026.7.23.
  • 조선비즈, 「호박인절미·과일찹쌀떡에 오픈런…‘힙한 디저트’로 변신한 떡」, 2026.8.22.
  • 카카오, 「프로젝트 단골 ‘단골가게’ 첫 공모」, 2026.7.9.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nextinsight.news@gmail.com

#떡지순례 #로컬브랜드 #그집그떡 #부자떡집 #창억떡 #지역브랜드 #전통떡집 #K디저트 #소상공인 #NextInsightNews

[떡지순례 8부작 ⑦] 동네 떡집보다 ‘그 집 그 떡’…로컬 브랜드가 살아남는 새로운 공식

카카오톡으로 Next Insight News 받아보기
하루 1~2회, 꼭 봐야 할 주요뉴스와
Next Insight 분석을 정리해 보내드립니다.
Ch+ Next Insight News 채널 추가
기사제보·문의도 카카오톡 채널에서 받습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