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피 7.8조원 순매수…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71% 집중

한 주 만에 ‘삼전·하이닉스’ 5.6조원 사들인 외국인…SK스퀘어까지 매수 확대, AI 메모리 실적과 주주환원 기대가 자금 이동 이끌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다시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강하게 유입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메모리 업황 호조가 국내 증시 수급의 핵심 변수로 다시 부상했다.

한국거래소 집계를 인용한 시장 자료에 따르면 8월 10일부터 14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8375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2조8031억원, SK하이닉스는 2조7854억원이었다. 두 종목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만 5조5885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순매수액의 71.3%​에 달한다.

외국인 7.8조원 중 5.6조원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

외국인의 매수는 두 반도체 대장주에서 끝나지 않았다. 같은 기간 SK스퀘어를 3162억원 순매수했고 삼성전자우 1075억원, 삼성물산 472억원, 삼성생명 162억원을 각각 사들였다. 반면 삼성전기는 68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SK스퀘어·삼성전자우·삼성전기·삼성물산·삼성생명을 일부 시장에서 이른바 ‘S7’으로 묶고 있는데, 이들 7개 종목의 외국인 순매수를 단순 합산하면 약 6조71억원이다. 전체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액의 약 **76.6%**에 해당한다.

다만 ‘S7’은 코스피200이나 반도체지수처럼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공식 지수나 투자지표가 아니라 최근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수급이 집중되는 주요 대형주를 묶어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 표현이라는 점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수급의 방향 전환도 눈에 띈다. 지난 7월 1일부터 21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5조7561억원, SK하이닉스를 6조3162억원 순매도한 바 있다. 당시 두 종목에서만 12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던 것과 비교하면 8월 둘째 주 수급은 상당한 변화다.

단순한 테마가 아니다…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89.5조원

최근 외국인 매수의 가장 강력한 근거는 실제 실적이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이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DS(Device Solutions) 부문 매출이 127조5000억원, 영업이익이 8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AI 서버 수요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 DRAM·NAND 판매 증가가 실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AI 인프라 투자를 기반으로 서버용 DRAM과 엔터프라이즈 SSD, HBM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급 확대에도 수급이 빠듯한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HBM4, DDR5, SOCAMM2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시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다시 대규모로 사들이는 배경을 단순한 증시 분위기 개선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SK하이닉스도 사상 최대 실적…HBM4 이미 양산 출하

SK하이닉스 역시 AI 메모리 시장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실적은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7%, 영업이익은 557% 증가했다. 회사는 AI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와 HBM, eSSD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가격 상승을 주요 배경으로 설명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으며 약 10개 주요 고객과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되면서 AI 메모리뿐 아니라 일반 서버 메모리 수요도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외국인이 한 주 동안 SK하이닉스에 2조7854억원을 투입한 것은 단순한 HBM 기대감보다는 이미 실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AI 메모리 성장성을 평가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크다.

SK스퀘어 3162억원 순매수…사실상 ‘SK하이닉스 가치 투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다음으로 주목할 종목은 SK스퀘어다.

SK스퀘어가 공개한 8월 13일 기준 순자산가치(NAV)는 237조6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 지분가치는 232조7400억원으로 약 **98%**를 차지한다. 주당 NAV는 180만194원이며 당시 SK스퀘어 주가는 111만7000원이었다.

따라서 SK스퀘어의 기업가치는 사실상 SK하이닉스 주가 및 기업가치와 높은 연동성을 갖는 구조다.

대신증권은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 상승과 미국 주식예탁증서(DR) 프리미엄 등을 반영해 SK스퀘어 목표주가를 기존 187만원에서 210만원으로 상향했다. 다만 증권사 목표주가는 특정 가정과 밸류에이션을 기반으로 한 전망치일 뿐 실제 주가를 보장하는 수치는 아니다.

SK스퀘어는 별도로 2026~2028년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향후 3년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배당수익의 최소 30%와 투자 성과의 일정 부분을 자사주 매입·소각 또는 현금배당 방식으로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685억원 순매도…하지만 실적은 오히려 강하다

이번 외국인 수급에서 가장 흥미로운 종목은 삼성전기다.

삼성전기는 이른바 S7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외국인이 685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기업 실적만 놓고 보면 상황은 다르다. 삼성전기의 2026년 2분기 매출은 3조4572억원, 영업이익은 44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107% 증가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용 MLCC 판매 확대와 글로벌 빅테크를 대상으로 한 고부가 FCBGA 공급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삼성전기는 10곳 이상의 글로벌 고객과 MLCC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추가 계약 요청에도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은 AI 서버용 MLCC 수요 확대와 공급 부족, 장기공급계약 확대를 근거로 삼성전기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30만원을 유지했다. 따라서 한 주간의 외국인 순매도만으로 삼성전기의 중장기 성장성이 약화됐다고 판단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오히려 삼성전기 사례는 단기 수급과 기업 펀더멘털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삼성물산·삼성생명까지 이어지는 반도체와 주주환원 연결고리

삼성물산 역시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확대가 중요한 변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반도체 생산시설과 데이터센터 등 하이테크 사업을 주요 사업 영역으로 갖고 있어 삼성전자와 국내외 반도체 투자가 확대될 경우 수주 증가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 삼성물산은 2026~2028년 주주환원 정책에서 관계사로부터 받는 배당수익의 60~7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생명 역시 최근 증권사들이 보장성보험 판매 증가와 보험계약마진(CSM), 자회사 실적, 보유 투자자산 가치 및 배당 확대 가능성을 주요 투자 포인트로 평가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최근 삼성생명 목표주가를 38만원으로 상향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배당의 실제 주주환원 방식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 함께 나온다.

외국인이 보는 핵심은 결국 ‘AI가 실제 이익으로 연결되는가’

이번 수급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AI라는 주제가 단순한 미래 기대에서 실제 기업 실적과 현금흐름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서버용 메모리와 HBM 수요를 실제 분기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으며,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가치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삼성전기는 MLCC와 FCBGA를 통해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고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은 각각 반도체 투자 및 계열사 가치 상승과 주주환원이라는 또 다른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다만 외국인의 일주일 순매수만을 주가 상승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신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7월처럼 외국인 수급은 빠르게 반전될 수 있으며 글로벌 빅테크의 AI 설비투자 속도, 메모리 가격, HBM 경쟁구도, 환율, 지정학적 위험과 높은 주가 수준 등이 향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외국인 전체 코스피 순매수액의 71.3%를 차지했다는 것은 강한 신뢰의 신호인 동시에 국내 증시 수급이 소수 대형 반도체주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외국인 매수 자체가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재의 높은 AI 메모리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반도체에서 시작된 실적 개선이 부품·건설·금융 등 다른 대형주로 실제 확산되는지 여부다.

현재 확인되는 숫자만 놓고 보면 외국인의 귀환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랠리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외국인이 얼마나 더 사느냐’보다 AI 투자가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이익과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자료 기준: 한국거래소 2026년 8월 10~14일 투자자별 매매동향, 삼성전자·SK하이닉스·SK스퀘어·삼성전기 공식 IR 및 실적자료, 국내 증권사 리서치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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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Insight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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