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팹·AI 데이터센터는 2~3년에 들어서지만 345kV 송전망은 약 9년…한전 2038년까지 72.8조원 투자, 서해안 HVDC·용인 10GW 전력공급의 성패가 첨단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자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수십만 장의 GPU를 확보해도 전기를 필요한 장소에 필요한 시점까지 공급하지 못하면 공장과 데이터센터는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없다.
AI와 반도체 경쟁에서 지금까지 관심은 첨단공정, HBM, GPU에 집중됐다. 그러나 산업 규모가 수백MW에서 GW 단위로 커지면서 새로운 병목이 드러나고 있다.
바로 송전망과 변전소다.
발전소에서 전기를 충분히 만들어도 송전선로가 부족하면 산업단지까지 보낼 수 없다. 변전소 용량이 부족하면 초고압 전력을 공장에서 사용할 전압으로 변환할 수도 없다. 데이터센터가 완공됐더라도 한전과의 계통연계가 끝나지 않으면 서버에 전원을 넣을 수 없다.
한국전력의 공식 건설기준을 보면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가공 송전선로의 표준 공기는 765kV가 10년, 345kV가 약 9년~9년3개월, 154kV도 약 6년6개월~7년6개월이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팹의 투자속도보다 전력망 건설이 훨씬 느릴 수 있다는 뜻이다.
‘발전량 부족’과 ‘전력망 부족’은 전혀 다른 문제다
전력 문제를 이야기할 때 흔히 “발전소를 더 지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 나온다.
하지만 발전설비와 전력망은 서로 다른 인프라다.
동해안 원전에서 전기를 생산해도 수도권까지 보낼 송전망이 없다면 수도권 산업시설에서는 그 전력을 충분히 사용할 수 없다. 전남·전북에서 해상풍력과 태양광 발전량이 크게 늘어나도 수도권으로 이동시키는 송전망의 용량이 부족하면 발전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역시 2026년 정책방향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와 AI·산업 전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서해안 HVDC 등 지역 간 대용량 전력망과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즉 한국의 전력 문제는 앞으로 “전기를 얼마나 생산하느냐”뿐 아니라 “생산한 전기를 어디까지 얼마나 빨리 보낼 수 있느냐”가 동시에 중요해진다.
한전, 2038년까지 송변전망에 72조8천억원…왜 투자액이 이렇게 커졌나
한국전력은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을 통해 2024~2038년 전력망 확충에 약 72조8천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전 제10차 계획의 약 56조5천억원보다 16조3천억원 증가한 규모다. 자재가격 상승과 지중송전선 증가뿐 아니라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대규모 신규수요, 재생에너지 계통연계가 함께 반영됐다.
11차 계획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10GW 이상의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변전소·송전설비와 호남권에서 수도권으로 전력을 이동시키기 위한 HVDC 계통 보강 등이 포함됐다.
72조8천억원이라는 숫자는 결국 AI·반도체 투자가 반도체 산업만의 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팹과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 그 뒤에서 수십조원의 국가 전력망 투자도 함께 일어나야 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전력망의 ‘시험대’인 이유
용인은 한국 전력망 문제가 가장 압축적으로 드러나는 지역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팹이 들어서면서 장기적으로 10GW를 훨씬 넘는 전력이 필요한 초대형 산업거점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6년 7월 삼성전자 국가산단 등에 대한 전력공급 계획을 다시 조정했다. 초기에는 2030년까지 산단 내 LNG 발전설비와 인근 송전망을 활용하고, 이후 2036년까지 기존 송전망의 용량을 증설, 최종적으로 영동·중부권의 발전력을 끌어와 2042년까지 필요한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최종 공급계획보다 11년을 앞당긴 일정이다.
왜 이렇게 복잡한 3단계 방식이 필요한가.
수GW에서 10GW 이상의 전력수요를 특정 지역에 단번에 공급할 수 있는 기존 송전망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발전소도 필요하지만 여러 개의 초고압 송전선과 변전소, 기존 전력망 보강까지 함께 구축해야 한다.
팹 건설보다 송전선 건설이 늦으면 어떤 일이 생기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장 상황에 따라 팹 건설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건물 공사를 추가 인력과 장비 투입으로 어느 정도 단축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초고압 송전선은 상황이 다르다.
노선 선정부터 주민협의, 환경영향평가, 토지 확보, 인허가, 철탑·전력구 공사와 변전소 건설까지 거쳐야 한다.
한전 공식 절차에는 입지선정위원회 구성부터 주민설명회, 환경영향평가, 관계부처 협의, 용지매수, 공사까지 복잡한 과정이 명시돼 있다. 그래서 345kV 송전선의 표준 건설기간 자체가 약 9년에 달한다.
따라서 반도체 회사가
“시장 상황이 좋아졌으니 팹을 3년 앞당기겠다”
고 결정해도 전력망을 같은 방식으로 3년 앞당기는 것은 쉽지 않다.
이것이 전력망이 첨단산업 투자 일정의 ‘숨은 결정권자’가 되는 이유다.
실제로 송전선 하나가 20년 넘게 걸린 사례도 있다
전력망 건설이 지연된 대표적인 사례가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다.
사업은 2003년 시작됐지만 노선과 주민 수용성 문제 등으로 장기간 지연된 뒤 2025년에서야 준공됐다. 착수 이후 약 21년이 걸렸다. 정부는 해당 송전선 완공으로 발전제약을 완화하고 연간 약 3500억원 수준의 전력구입비 절감 효과를 기대했다.
동해안 발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500kV 동해안-신가평 HVDC 역시 주민 반발과 입지선정 등의 문제를 겪으면서 일정이 반복적으로 늦어졌다. 2025년 정부는 일부 사업기간을 2026년 6월에서 2027년 6월까지 다시 연장했다.
이 사례들은 송전망이 단순한 토목공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전력망의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더 어려운 문제는 어디를 지나갈 것이며, 지역 주민이 그 부담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다.
그래서 국가기간 전력망 특별법까지 만들었다
정부가 2025년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시행한 것도 이런 구조적인 지연을 줄이기 위해서다.
특별법은 345kV 이상의 국가 핵심 송·변전설비 가운데 국가기간 전력망으로 지정된 사업을 대상으로 한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전력망위원회를 설치하고 범부처 차원에서 사업을 조정하도록 했다.
인허가 의제 대상도 크게 확대됐다.
기존 도로법·하천법 등 18개 사항에 백두대간보호법·건축 관련 절차 등을 추가해 총 35개 수준으로 확대했고, 입지선정 기간 역시 기존 24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하는 제도가 마련됐다. 주민에 대해서는 선하지 매수와 재생에너지 사업 참여 등을 포함해 보상·지원 범위를 넓혔다.
특별법의 핵심은 송전탑을 강제로 빨리 세우겠다는 것만이 아니다.
국가산업 전체가 전력망 지연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갈등조정과 인허가를 직접 책임지는 체계로 바꾸려는 것에 가깝다.
특별법이 있다고 9년짜리 공사가 2년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별법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입지선정과 행정절차 일부를 줄여도 대규모 송전망은 실제 토지와 지역사회를 통과해야 한다.
철탑과 변전소는 주택이나 도로와 달리 인근 지역 주민에게 직접적인 편익이 크지 않은 반면, 시설은 해당 지역에 남는다.
발전지역 주민 입장에서는
“전기는 우리가 만들고 수도권이 사용하면서 송전선 부담까지 우리가 져야 하는가”
라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별법이 주민보상과 지역지원 제도를 강화한 이유도 이러한 사회적 비용을 무시하고 전력망을 건설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전력망 구축의 속도는 기술과 돈뿐 아니라 주민 수용성이라는 사회적 변수에 달려 있다.
정부가 ‘에너지고속도로’를 추진하는 이유
고속도로가 자동차와 물류를 빠르게 이동시키는 것처럼 ‘에너지고속도로’는 대규모 전력을 지역 간에 이동시키는 초고압 전력망을 의미한다.
정부는 현재 재생에너지 발전이 집중되는 서남해권과 전력수요가 집중되는 수도권을 연결하기 위해 HVDC 중심의 대용량 전력망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재생에너지 100GW 확대계획과 함께 서해안 HVDC를 비롯한 지역 간 융통선로를 주요 국가 전력인프라로 제시했다.
정부는 최근 정책에서 서해안 초고압직류송전 해저고속도로를 2030년까지 구축한다는 목표도 강조하고 있다. AI·데이터센터 전력수요 급증과 산업 전기화까지 정책의 배경으로 명시했다.
왜 기존 교류송전 대신 HVDC인가
HVDC는 High Voltage Direct Current, 즉 초고압직류송전이다.
기존 국가 송전망의 대부분은 교류(AC)를 사용하지만 수백㎞에 걸쳐 매우 큰 전력을 한 번에 보내거나 해저케이블을 이용할 때 HVDC가 유리할 수 있다.
특히 서해안 해상풍력이나 호남권 발전전력을 수도권으로 장거리 전송하려면 높은 용량을 안정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전력망이 필요하다.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은 기존 호남-수도권 HVDC를 2GW급 4개 루트로 구성해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방향을 담았다. 당시 계획에는 2031년·2036년·2038년에 걸쳐 순차적인 구축 일정이 제시됐다.
이후 정부가 2030년 서해안 해저 HVDC 목표를 강조하면서 일부 핵심 구간 일정은 기존 계획보다 앞당기는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각 HVDC 구간의 실제 착공·준공일을 개별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력 고속도로’라고 해도 도로보다 훨씬 어렵다
일반 고속도로는 차량이 한 방향으로 이동하면 된다.
전력망은 조금 다르다.
발전량과 전력수요가 매 순간 균형을 이뤄야 하고, 송전선 하나에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전체 시스템이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태양광과 풍력은 출력이 날씨에 따라 크게 변하기 때문에 단순히 송전선 용량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전압과 주파수, 계통 관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한전의 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는 단순 송전선 증설뿐 아니라 ESS-STATCOM, 플라이휠 동기조상기 등 계통안정화 설비 도입도 포함돼 있다.
전력 고속도로는 단순히 ‘굵은 전선’을 설치하는 사업이 아니라 국가 전체 전력망의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사업인 셈이다.
전력망 부족은 반도체 공장의 문제만이 아니다
AI 데이터센터는 오히려 전력망 병목에 더 민감할 수 있다.
반도체 공장은 대규모 국가산단으로 계획되는 과정에서 전력 인프라가 함께 준비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데이터센터는 기업이 토지와 건물을 확보한 뒤 비교적 빠르게 건설할 수 있다.
문제는 수백MW의 신규 전력사용 신청을 했을 때 가까운 변전소에 남은 여유용량이 없다면 새로운 송·변전설비 건설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가 AI 데이터센터의 비수도권 분산과 지역별 전기요금제를 추진하는 이유도 결국 수도권 송전망을 끝없이 증설하는 방식만으로는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발전지역 가까이 산업을 옮기는 방식도 또 하나의 ‘전력망 투자’
앞선 시리즈 ⑥에서 살펴봤듯이 전력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송전선만 늘리는 것이 아니다.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시설을 발전원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시키면 송전망 자체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전남의 재생에너지 인근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거나, 비수도권 AI 데이터센터의 규제를 완화하고 지역별 가격신호를 제공하려는 정책이 이런 방향이다. 정부의 2026년 업무계획 역시 화석연료 시대의 일방향 전력망을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분산형·양방향 전력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즉 국가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전기를 수도권으로 더 많이 보낼 수도 있고,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 일부를 전기가 있는 곳으로 이동시킬 수도 있다.
향후 한국의 전력망 정책은 두 방식을 동시에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지중화하면 주민 갈등이 모두 해결될까
초고압 송전선의 또 다른 선택지는 지중화다.
철탑과 가공선을 없애거나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경관과 주민수용성 측면에서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비용과 시공난도가 크게 올라갈 수 있다.
한전이 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의 투자비가 이전 계획보다 증가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지중송전선 확대를 들고 있는 것도 이러한 비용구조 때문이다.
따라서 현실적인 전력망은 모든 구간을 지중화하는 것보다 가공선·지중선·해저 HVDC를 지역 특성과 비용에 맞게 조합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과 주요 산업단지 주변에서는 지중화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초고압 변압기와 케이블도 병목이 될 수 있다
송전망은 철탑과 전선만 있으면 완성되는 시설이 아니다.
345kV와 765kV 변전소에는 대형 전력변압기와 GIS, 차단기 등이 필요하고 HVDC에는 대형 변환소와 직류케이블이 필요하다.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에서 국내 전선업체들이 525kV급 HVDC 해저케이블 개발과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AI와 재생에너지 확대가 세계적으로 동시에 진행되면 국내 전력망만 빨리 투자한다고 장비가 즉시 공급된다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앞으로는 송전망 공정률뿐 아니라 초고압 변압기·해저케이블·HVDC 변환설비의 공급능력도 산업투자 일정의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전력망 투자비 72.8조원, 한전의 재무구조도 변수
전력망을 빠르게 건설하려면 결국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의 예상 투자비만 72조8천억원이다.
한전은 발전회사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송배전망을 담당하는 공기업이기 때문에 국가 전력망의 상당 부분을 직접 투자해야 한다.
전력망 투자 필요성이 커질수록 한전의 자금조달과 전력망 투자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피할 수 없다.
전기요금, 망 이용요금, 정부지원, 민간자본 활용 등의 문제가 결국 산업정책과 연결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계획을 발표했다”와 “공사가 필요한 시점에 완료된다”는 전혀 다른 문제다.
그렇다면 전력망 때문에 실제 반도체·AI 투자가 멈출까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용인 투자가 전력망 부족 때문에 중단됐다는 근거는 없다.
정부와 한전은 오히려 기업의 빨라진 투자일정에 맞춰 송전망 공급시기를 당기고 있다. 용인 국가산단의 최종 전력공급 목표가 2053년에서 2042년으로 앞당겨진 것도 그 결과다.
그러나 의미 있는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기업이 공장투자를 먼저 결정하고 전력망이 이를 따라가는 것이 가능했다.
앞으로 수GW 규모의 반도체·AI 프로젝트에서는 전력공급 가능시점을 확인하지 않고 투자일정을 결정하기 어려워진다.
즉 전력망 때문에 이미 모든 투자가 멈췄다는 것이 아니라, 향후 신규 투자에서는 전력망이 투자 장소와 착공시기, 가동시기를 결정하는 핵심 제약조건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에너지 고속도로’의 진짜 목적은 재생에너지 수송만이 아니다
에너지고속도로를 단순한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보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
정부는 서해안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보내는 목적뿐 아니라 AI·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 증가와 산업의 전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성장 인프라로 전력망 확충을 설명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용인에서 전기를 요구한다.
AI 데이터센터는 수도권과 지방에서 수백MW씩 새로운 전력을 요구한다.
전기차와 전기화된 산업공정도 전력수요를 늘린다.
동시에 재생에너지 발전은 호남과 해상지역에서 급격하게 늘어난다.
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 것이 송전망이다.
따라서 에너지고속도로의 실질적인 성격은 한국 산업의 새로운 ‘전기 물류망’에 가깝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발표된 GW’보다 실제 준공일
향후 전력망 뉴스를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몇 GW를 공급하겠다”는 발표만이 아니다.
용인 1단계 송전망이 실제 언제 가압되는가, 2030년 서해안 HVDC가 예정대로 운전되는가, 345kV 변전소 건설이 인허가를 통과했는가, 동해안 전력망 지연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전력망은 완성되기 전까지 실제 전력을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장 투자액 30조원과 송전망 투자계획 3조원이 동시에 발표됐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제 3조원의 송전망 일정도 30조원의 공장만큼 중요하게 봐야 한다.
결론…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발전소 숫자’보다 전기를 움직이는 능력에서 갈린다
한국은 전기를 생산할 발전소만 부족한 나라가 아니다.
오히려 발전시설과 산업수요의 위치가 크게 떨어져 있다는 것이 구조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다.
동해안의 원전과 발전소, 호남의 재생에너지, 서해의 해상풍력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의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까지 보내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전력은 2038년까지 약 72조8천억원의 송변전 투자를 계획했고, 정부는 국가기간 전력망 특별법까지 만들어 345kV 이상 핵심 전력망의 건설기간을 단축하려 하고 있다.
동시에 서해안에는 HVDC 에너지고속도로를 구축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10GW가 넘는 전력을 단계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북당진-신탕정 송전선이 20년 넘게 걸렸고, 동해안-신가평 HVDC도 주민 갈등으로 수차례 일정이 연기된 경험은 법 하나와 투자비만으로 전력망 문제가 자동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앞으로 한국의 반도체·AI 경쟁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얼마나 좋은 반도체를 만드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력을 얼마나 빠르게 산업단지까지 보내고, 변전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생산능력의 실제 상한선을 결정할 수 있다.
AI 시대에 데이터가 새로운 원유라면 전력망은 그 원유를 운송하는 파이프라인이다.
그리고 지금 한국이 건설하려는 ‘전력 고속도로’는 단순한 에너지 시설이 아니라 반도체·AI 산업의 다음 투자 사이클을 가능하게 만드는 국가 산업 인프라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기사 기준일: 2026년 8월 17일. 주요 검증자료: 한국전력 송변전 건설절차 및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기후에너지환경부 2026 업무계획 및 에너지고속도로 정책, 용인 반도체산단 전력공급 대책, 정부·한전 전력망 사업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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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AI·전력·원전이 하나의 산업이 되는 시대…한국의 새로운 국가산업지도와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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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Insight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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