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메디칼 경영권 교체 뒤 바이오사업 추가→제넨셀 112억9,800만원 투자→임상 승인
승인 다음 날부터 초기 투자자 809억원 매도…시간의 연속성과 범죄의 인과관계는 별개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승인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의 ‘청탁 의혹’을 넘어 자본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2021년 가을의 공시를 시간순으로 다시 놓으면 세종메디칼의 경영권이 먼저 바뀌고 제넨셀에 113억원이 투자된 뒤 임상승인이 이뤄졌으며, 바로 다음 날부터 일부 초기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가 시작됐다. 각각의 사실 사이에 범죄적 연관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자금과 정보가 어떤 순서로 움직였는지는 별도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113억원보다 먼저 시작된 경영권 변화
세종메디칼의 변화는 제넨셀 투자보다 앞선 2021년 여름부터 시작됐다.
기존 최대주주는 같은 해 7월 보유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했고, 8월에는 투자조합 등이 지분을 인수하면서 최대주주와 경영진이 바뀌었다. 이후 회사 사업목적에 바이오 관련 분야가 추가됐다.
제넨셀 투자는 그 뒤에 이뤄졌다. 세종메디칼은 10월19일 제넨셀 주식 66만주를 약 63억원에 매입하고 전환사채(CB) 50억원을 인수해 총 112억9,800만원을 투자, 지분 14.01%를 확보했다.
10월12일 연락→19일 투자→26일 승인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시점도 이 기간과 겹친다.
김승원 당시 국회의원은 2021년 10월12일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넨셀 임상시험 신청을 잘 챙겨봐 달라는 취지로 연락했다. 공개된 통화·문자 내용에는 담당 실무진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식약처는 같은 달 26일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3상 계획을 승인했다.
김 후보자 측은 이를 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한 정상적인 민원 전달이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관련 사건에서 2024년 12월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으며, 최근에는 별도 고발도 접수된 상태다.
따라서 12일 연락, 19일 투자, 26일 승인이라는 시간적 배열만으로 부정한 청탁이나 투자자들과의 공모를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다.

승인 다음 날 시작된 809억원 매도
자본시장에서 더 눈에 띄는 움직임은 임상승인 이후다.
공시된 거래를 합산하면 일부 초기 투자자들은 10월27일부터 세종메디칼 주식 약 809억원어치를 처분했고, 취득가 대비 단순차익은 약 183억원으로 추산된다. 일부 조합은 이 기간 보유지분 전량을 장내에서 매도했다.
같은 날 세종메디칼 주가는 장중 8,760원까지 올랐다가 5,300원으로 마감했고, 이후 29일에는 4,115원까지 내려갔다. 27~28일 이틀간 감소한 시가총액은 약 1,500억원으로 추산됐다.
다만 승인 직후 매도가 있었다는 사실과 해당 투자자들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했거나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판단은 전혀 다른 문제다. 개별 투자자가 어떤 정보를 언제 취득했는지는 수사와 증거를 통해 별도로 확인돼야 한다.
일부 미공개정보 이용…1심의 판단

모든 거래가 의혹 단계에만 머물러 있는 것도 아니다.
관련 형사사건 1심에서는 제넨셀 측 강모씨가 세종메디칼의 투자정보가 시장에 충분히 공개되기 전에 브로커에게 자금을 보내 세종메디칼 주식을 매수하게 한 일부 행위에 대해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혐의가 유죄로 판단된 것으로 보도됐다.
다만 이는 1심 판단으로 확정판결과 구분해야 하며, 이 판단을 다른 투자조합 전체의 거래로 확대해서도 안 된다.
현재는 세종메디칼도 별도의 법적 절차에 나섰다. 회사는 당시 제넨셀 투자 과정에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약 112억원의 피해를 봤다며 강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 중이다. 사기 여부 역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Next Insight 분석 | 임상은 멈췄는데 돈은 먼저 움직였다
제넨셀 사태를 김승원 후보자의 식약처 연락 한 장면만으로 보면 ‘청탁이었는가’라는 정치적 공방에 머물기 쉽다.
그러나 자본시장의 시간을 따라가면 다른 질문이 생긴다.
경영권은 임상승인보다 먼저 바뀌었고, 113억원은 승인 일주일 전에 들어갔으며, 일부 초기자본은 승인 다음 날부터 수백억원의 주식을 시장에서 처분했다.
이 순서가 범죄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래서 확인해야 할 것은 ‘누가 과거 어떤 사건에 등장했던 인물인가’라는 인맥도가 아니다. 누가 어떤 정보를 언제 알았고, 얼마에 들어왔으며, 어떤 시점에 빠져나갔는가라는 실제 자본의 이동이다.
이후 임상은 중단됐고 세종메디칼은 거래정지와 상장폐지 문제를 겪고 있다. 그러나 신약의 성공 여부가 확인되기 훨씬 전인 2021년 가을, 자본은 이미 빠르게 움직였다.
제넨셀 사태에서 지금 다시 확인해야 할 것은 ‘청탁 의혹’만이 아니다.
임상의 시간과 돈의 시간이 왜 그렇게 다르게 움직였는지, 그 사이 정보는 누구에게 어디까지 공유됐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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