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 에이즈 감염·사망설에 시달린 주현미…본인도 “황당했지만 사실 아니어서 넘겼다”
최근엔 유튜브발 가짜 부고가 반복 확산…조회수·광고수익 노린 ‘죽음의 콘텐츠화’가 문제
가수 주현미는 살아 있다.
오히려 2026년 10월 9일 영등포아트홀에서 ‘주현미, 가요백년을 노래하다’ 공연이 예정돼 있고, 11월 8일에는 용인포은아트홀에서 데뷔 40주년 콘서트 ‘The Queen’ 무대에도 오른다.
그런데도 온라인에서는 주현미의 이름에 ‘사망’, ‘별세’, ‘충격’ 같은 단어를 붙인 콘텐츠가 끊임없이 되살아난다.
주현미에게 사망설은 최근 갑자기 생긴 일이 아니다. 1990년대부터 이어진 오래된 루머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에이즈 사망설’
주현미는 1990년대 활동이 뜸했던 시기에 에이즈 감염설에 휩싸였다.
루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급기야 “에이즈에 걸려 사망했다”는 이야기까지 퍼졌다.
주현미는 이후 여러 방송에서 당시 소문이 사실이 아니었다고 직접 설명했다.
2021년 방송에서도 과거 사망설을 떠올리며 자신과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였고 너무 황당했지만,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웃어넘겼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때 왕성한 방송 활동을 하던 가수가 모습을 덜 보이자 근거 없는 추측이 붙고, 그 추측이 질병설과 사망설로 커진 것이다.
당시에는 소문이 사람을 통해 퍼졌다.
지금은 구조가 달라졌다.
유튜브 시대, ‘사망설’은 콘텐츠가 됐다

최근 연예인 사망설은 특정 연예인 한 사람을 둘러싼 우발적 루머 수준을 넘어섰다.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2025년 연예인 가짜 부고 문제를 추적하면서 최근까지 사망설에 언급된 연예인이 150여 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고현정, 신애라, 박준형, 신기루 등 실제로 살아 있는 연예인들이 직접 ‘생존 신고’를 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과거에는 잘못된 소문이 우연히 확산됐다면, 최근에는 누군가가 제목과 썸네일을 만들고 영상을 제작해 의도적으로 배포하는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충격 별세’, ‘마지막 모습’, ‘가족 오열’, ‘오늘 사망’ 같은 문구가 반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의 죽음이 클릭을 끌어오는 소재가 된 것이다.
가짜 부고는 실제 피해까지 만든다
사망설이 단순한 온라인 장난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가수 태진아는 자신의 가짜 사망뉴스를 본 행사 주최 측이 실제로 공연을 취소해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가족과 지인들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받아야 하고, 팬들은 실제 부고로 믿고 추모 댓글을 남기기도 한다.
연예인 본인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직접 해명해야 한다.
가짜 정보 한 줄이 실제 계약, 공연, 평판, 가족관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주현미의 사례 역시 그래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1990년대의 사망설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오래된 루머가 언제든 다시 검색되고 편집되고 새로운 제목을 달고 확산될 수 있다.
지금도 공연하는 주현미…사망설과 현실의 간극
현재 확인되는 공연 일정만 보더라도 주현미 사망설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주현미는 10월 영등포 공연에 이어 11월 용인에서 데뷔 40주년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연 정보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 기반 플랫폼에도 등록돼 있다.
그런데도 과거 사망설이 검색 결과와 영상 추천을 통해 반복 노출된다면, 이용자는 오래된 루머와 현재 사실을 구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가짜 부고의 가장 큰 문제는 한 번 만들어진 거짓말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플랫폼 안에서 다시 잘리고, 다시 편집되고, 다시 추천된다.
왜 ‘사망’이라는 단어가 반복되는가
가짜 부고 제작자가 모든 경우에 같은 목적을 갖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망·질병·사고 같은 소재가 높은 관심을 끌기 쉽다는 점은 분명하다.
유튜브와 숏폼 플랫폼에서 조회수는 광고와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고, 충격적인 제목은 이용자의 클릭을 유도하는 가장 단순한 방식 중 하나다.
실제로 유튜브는 광고 수익을 배분받는 파트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익 창출 요건을 더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플랫폼의 수익 구조가 허위정보 생산자에게까지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지 않도록 얼마나 효과적으로 걸러낼 수 있느냐다.
가짜 사망설은 결국 정보 문제가 아니라 ‘수익 구조의 문제’이기도 하다.
명예훼손과 피해구제도 남는다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퍼뜨려 특정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거나 경제적 피해를 발생시킨다면 법적 책임 문제도 생길 수 있다.
특히 유튜브와 SNS는 기존 언론과 달리 콘텐츠 생산자가 불분명하거나 해외 계정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어 피해자가 삭제와 정정, 손해배상을 요구하기 쉽지 않다.
최근 조사에서도 이용자들은 유튜브 뉴스로 인한 명예훼손과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 부고가 늘어날수록 피해자가 자신의 생존 자체를 증명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
Next Insight 분석 | 사망설의 문제는 거짓말 한 번이 아니라, 죽음을 클릭 장사로 만드는 구조다

주현미의 사망설은 30년 넘게 이어졌다.
1990년대에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퍼졌고, 지금은 검색과 알고리즘을 통해 되살아난다.
차이는 크다.
과거의 소문은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 플랫폼의 가짜뉴스는 기록으로 남고, 제목을 바꾸고, 영상을 재편집하면서 계속 새로운 정보처럼 소비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조회수와 광고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히 “주현미는 살아 있다”고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누가 이런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지, 허위정보가 반복 노출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플랫폼은 명백한 가짜 부고를 얼마나 신속하게 차단하고 있는지까지 살펴봐야 한다.
사람의 죽음은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이자 가족과 팬들에게 직접적인 충격을 주는 정보다.
그 죽음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클릭을 얻는 소재로 소비한다면 피해는 당사자 한 명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주현미가 몇 번이나 자신의 생존을 증명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왜 살아 있는 사람을 계속 ‘죽여야’ 돈이 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는지를 물어야 할 때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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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SBS연예뉴스 ‘수미산장’ 주현미 사망설 해명 보도
SBS ‘궁금한 이야기 Y’ 연예인 가짜 사망설 추적 보도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기반 주현미 공연 일정
스테이지픽 주현미 공연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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