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은 지원 약정 종료 앞두고 신차 배정 무소식… 유휴 자산 매각으로 ‘철수 수순’ 우려
1~3차 협력사 3,000곳 연쇄 도산 위기… 정부·지자체 골든타임 대책 절실
글로벌 완성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아시아 사업 전략이 중국과 한국에서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이며, 국내 자동차 산업계에 ‘GM 한국 철수’라는 거대한 경고등이 다시 켜졌다.
GM이 상하이자동차(SAIC)와의 중국 합작법인을 2047년까지 20년 연장하고 2030년까지 신에너지차(NEV) 30종 이상을 투입하기로 확정한 반면, 한국 사업장(한국GM)에는 기존 내연기관 설비 개선을 제외한 2028년 이후의 신차 배정 및 전동화 전환 계획을 일절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28년 산업은행과의 한국 사업장 유지 약정이 종료되는 가운데, 관세 장벽과 부동산 가치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며 만약 GM의 한국 철수가 현실화될 경우 대한민국 경제와 자동차 생태계에 불어닥칠 파장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1. 극명하게 갈린 GM의 전략: 중국엔 ‘미래차 허브’, 한국엔 ‘단기 생산기지’
GM의 아시아 전략에서 한국 사업장의 입지는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 중국 사업장의 비상: GM은 SAIC-GM과의 합작 연약을 통해 전기차·지능형 차량 개발의 전초기지로 중국을 선택했다. 2047년까지 장기 투자를 약속받은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래차 개발·수출 허브로 부상했다.
- 한국 사업장의 ‘빈칸’: 한국GM은 2026년 상반기 기준 6억 달러(약 8,800억 원) 상당의 생산기지 설비 투자 방침을 밝혔으나, 이는 기존 내연기관 SUV(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의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수준에 그친다. 전기차 생산라인 전환이나 2028년 이후를 책임질 후속 차종 배정은 구체화된 바가 전혀 없다.
2. 2028년 약정 종료와 ‘3대 철수 스위치’
자동차 업계에서는 2028년을 한국GM의 향방을 가를 운명의 해로 보고 있다. 지난 2018년 한국 정부가 산업은행을 통해 8,1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며 맺은 ‘10년간 한국 사업장 유지 및 2대 주주 비토권(비토권 해제)’ 약정이 2028년 말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GM 본사의 셈법을 자극하는 세 가지 핵심 변수가 철수설에 기름을 붓고 있다.
- 미국 관세 장벽과 대미 수출 경쟁력 소멸: 한국GM은 생산 물량의 85~90% 이상을 북미 시장에 수출하는 ‘대미 수출 전용 공장’ 구조다. 미국 관세 부과 악재가 더해져 무관세 혜택이 상실되면 대미 가격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져 국내 공장을 유지할 유인이 사라진다.
- 부평공장 유휴 부지의 부동산 가치 급상승: 한국GM이 부평공장의 유휴 부지 및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을 추진하면서 자산 유동화 작업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지 조건이 뛰어난 부평공장 토지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공장을 매각해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두는 것이 차라리 이득이라는 자산 매각 명분이 생겼다.
- 노동 환경 및 규제 부담: 노조와의 장기 신차 배정 갈등, 경영 환경 불확실성 증대 등 노사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GM 본사가 호주, 인도, 태국 사업장을 전격 정리했던 수순을 한국에서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 만약 GM이 철수한다면? 한국 경제에 미칠 충격 파급력

한국GM이 2028년 이후 가동 중단 및 철수 수순을 밟게 될 경우, 그 여파는 단순한 외국계 기업 하나가 떠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한국 제조업과 지역 경제 전체를 휘청거리게 만들 폭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① 15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고용 대란
현재 한국GM 부평·창원 공장에 직접 고용된 정규직 및 비정규직 인원은 약 1만 1,000명에 달한다. 여기에 납품 협력업체 종사자까지 합산할 경우 최대 14만~15만 명의 일자리가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게 된다. 과거 군산공장 폐쇄 당시 발생했던 대량 실직 사태의 몇 배에 달하는 고용 쇼크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② 3,000여 개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
한국GM에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사만 270여 개, 2·3차 협력사까지 합치면 전국적으로 3,000여 개 업체가 얽혀 있다. 특히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들은 한국GM의 물량을 기반으로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GM의 철수는 중소 부품업체들의 쇄도하는 연쇄 부도 및 국내 자동차 뿌리산업 생태계의 해체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③ 인천 부평·경남 창원 등 지역 경제의 연쇄 붕괴
- 인천 부평: 인천 전체 수출의 약 17%, 제조업 매출의 13%를 한국GM이 담당하고 있다. GM 부평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부평구 일대 상권 폐업, 주택 가격 폭락, 지방세수 급감 등 지역 경제 기반이 완전히 무너질 위험에 처한다.
- 경남 창원: 창원 국가산업단지 내 자동차 제조업 출하액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GM 창원공장의 부재는 경남 지역 제조업 생산 지표 전체를 악화시킬 수 있다.
④ 국가 무역수지 악화 및 완성차 생태계 독점화
한국GM의 연간 40만 대 규모 수출 물량이 증발하면서 대한민국 전체 완성차 수출 규모가 크게 줄어들게 된다. 또한 국내 완성차 시장이 현대차·기아의 사실상 독점 체제로 더욱 고착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 축소 및 자동차 산업 전반의 자국 내 생산 경쟁력 약화라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결론] 정부와 지자체, 2028년 골든타임 전에 전략적 대책 마련해야
GM의 아시아 투자 행보는 기업의 철저한 수익성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한국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은 2028년 약정 시한이 다가오기 전에 한국GM 사업장을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차세대 친환경차 생산 거점으로 전환시킬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협력업체들의 사업 다각화 및 지역 고용 안전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nextinsight.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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