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청안건설 31% 이젠위드로 이전…이후 HUG 분양보증 승인
콜옵션·매수자금 흐름·측근 경영진까지 새 정황…차명 보유 의혹 재점화
형사재판은 무죄…HUG “실질 지배·재산 귀속 토대로 추가 회수 검토”
부산 엘시티 시행사 지분 31%가 다른 회사로 넘어간 지 12년. 서류상 주주는 바뀌었지만 실질적인 지배권까지 함께 넘어갔는지를 둘러싼 질문이 다시 시작됐다.
뉴스타파는 최근 이영복 전 청안건설 회장이 엘시티PFV 지분을 이젠위드를 통해 차명 보유하고 있다는 정황을 보도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새롭게 제기된 자료를 검토해 추가적인 채권 회수 가능성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2014년 10월 이뤄진 31%의 지분 이동이다.
31%가 움직인 2014년
당시 이영복 측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청안건설은 엘시티PFV 지분 31%를 이젠위드에 매각했다. 이젠위드는 기존 6%와 합쳐 37%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2016년 공개된 엘시티PFV 지분 구조에서도 이젠위드는 37%로 최대주주였다. 당시 검찰 수사에서는 이젠위드가 페이퍼컴퍼니라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보도됐다.
지분 이전 시점은 중요하다.
이영복 측은 과거 부산 다대·만덕 개발사업과 관련해 HUG에 거액의 채무를 지고 있었다. 2016년 기준 HUG가 밝힌 이영복 관련 채권은 지연이자를 포함해 약 1,800억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엘시티 사업에 필요한 HUG의 분양보증을 받아야 했다.
청안건설의 31% 지분이 이젠위드로 넘어간 이후 HUG의 분양보증이 이뤄졌다.
매각했는데 다시 가져올 수 있는 주식
12년 만에 다시 주목받는 것은 단순한 주주명부가 아니다.
뉴스타파가 확보했다고 밝힌 2014년 별도 특약에는 청안건설이 요구할 경우 이젠위드가 주식을 다시 팔아야 하는 콜옵션이 포함돼 있다.
또 청안건설의 동의 없는 주식 처분이 제한되고, 필요하면 해당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도록 하는 조건도 담겼다. 재매각 가격 역시 출자원금에 3년 만기 국채금리 수준의 이자를 더하는 방식으로 제한돼 있었다고 한다.
사업이 성공해 주식 가치가 크게 올라가더라도 이젠위드가 그 상승분을 충분히 가져가기 어려운 구조다.
그렇다면 질문이 생긴다.
31%의 주인은 바뀌었지만 주식을 통제하는 힘까지 정말 넘어갔던 것인가.
90억원 거래, 실제 돈은 어디에서 왔나
자금 흐름도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2016년 검찰 조사 내용에 따르면 약 90억원의 주식 인수대금 가운데 이젠위드 측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돈은 약 10억원 수준이었고, 나머지는 청안건설 자금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젠위드 대주주 A씨는 당시 검찰 조사와 최근 인터뷰에서 청안건설이 제공한 자금을 여러 차례 주고받는 방식으로 거래대금 지급 외관을 만들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실제 대여라면 있어야 할 원리금 상환도 지금까지 없었다고 밝혔다.
이는 아직 법원이 확정한 ‘차명주식’ 판단은 아니다.
그러나 정상적인 제3자 간 지분 매매였는지를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는 자료임은 분명하다.
2016년에도 보였던 이젠위드
더 큰 질문은 이 자료가 완전히 새로운 회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2016년 엘시티 수사가 본격화됐을 당시에도 이젠위드는 이미 엘시티PFV 최대주주였고, 언론은 검찰 수사를 토대로 페이퍼컴퍼니라고 보도했다. 엘시티 시행사 지분 상당 부분이 사실상 이영복 측의 영향권에 있다는 의혹 역시 당시부터 제기됐다.
HUG도 당시 청안건설이 엘시티PFV 주주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만 HUG는 청안건설이 이미 주식을 다른 회사에 양도했고, 주식양수도계약과 거래대금 지급 증빙을 확인했기 때문에 이영복을 엘시티PFV의 실질 경영자로 명백하게 입증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12년 뒤 다시 문제가 된 것은 바로 그 ‘거래대금 지급’과 ‘실질 지배’의 내용이다.
무죄 판결과 차명재산 의혹은 구분해야

과거 형사재판 결과도 빼놓을 수 없다.
검찰은 이영복 측이 HUG에 대한 채무 때문에 분양보증을 받기 어려워지자 주식 가장매매 등을 통해 HUG를 속이고 엘시티 사업에 약 1조9,768억원 규모의 분양보증을 받았다고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분양보증 사기 혐의에 대해 1심에 이어 2023년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주장한 기망행위와 고의가 형사처벌에 필요한 수준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 판결은 존중돼야 한다.
동시에 분양보증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았다는 판단과 현재 이젠위드 지분의 실질적인 재산 귀속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동일한 법적 질문이 아니다.
새롭게 제기된 자료만으로 과거 무죄 판결이 뒤집혔다고 볼 수도 없고, 무죄 판결만으로 차명 보유 의혹까지 모두 해소됐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971억원 배당금, 다시 커진 환수의 질문
금액은 작지 않다.
뉴스타파가 확인했다는 엘시티PFV 회계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이젠위드에 지급되지 않은 배당금은 약 971억원이다.
이젠위드 전체 지분 37%에 대한 금액이다. 이 가운데 청안건설에서 넘어간 31%를 단순 비율로 환산하면 약 814억원에 해당한다. 다만 이 금액이 곧바로 이영복 측 재산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지분의 실질 귀속과 배당채권의 법적 관계가 먼저 확인돼야 한다.
반대편에는 HUG의 채권이 있다.
뉴스타파는 2012년 확정판결 이후 누적된 지연이자를 반영해 현재 이영복 측의 HUG 채무를 약 3,010억원으로 추산했다. HUG 역시 그동안 관계법인과 차명주식 등에 대한 법적 조치를 추진했지만 실질 지배관계와 재산 귀속을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HUG도 추가 검토에 들어갔다.
뉴스타파 보도로 제기된 관계법인의 실질 지배와 관련 자산 정황을 토대로 법적 조치를 포함한 추가적인 채권 회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Next Insight 분석 | 문제는 숨겨진 주식보다 ‘알고도 회수하지 못한 10년’

이번 의혹의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젠위드가 보유한 31%가 실제 이영복의 차명재산인지, 2014년 계약의 법적 효력이 현재까지 어떻게 남아 있는지는 추가 확인과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공익적 질문은 이미 충분하다.
2016년 수사에서 이젠위드가 페이퍼컴퍼니로 거론됐고 자금 흐름까지 조사됐다. 이영복과 엘시티PFV의 실질적 관계 역시 공개적으로 논란이 됐다.
그런데 HUG의 거액 채권은 회수되지 않았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26년, 다시 나온 내부 계약과 자금 흐름을 바탕으로 HUG가 추가적인 환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31%의 주식이 어디에 적혀 있었느냐만이 아니다.
공기업이 확정채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채무자의 실질 재산과 지배관계를 어디까지 추적할 수 있었는지, 당시 확보된 정보가 왜 채권 회수로 이어지지 못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주주는 2014년 바뀌었다.
그러나 지배권까지 바뀌었는지는 12년이 지난 지금 다시 질문을 받고 있다.
그리고 3천억원대 HUG 채권이 남아 있는 한, 그 질문은 과거의 엘시티 비리만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공공재산 회수 문제다.
참고자료 | 뉴스타파 2026년 9월 11일 보도, 엘시티PFV 지분 관련 2016년 검찰 수사 및 당시 HUG 해명, 부산고법 분양보증 사기 사건 판결 관련 보도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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