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엔 나왔지만 선서는 거부…조희대의 ‘사법독립’은 국회증언법상 정당한 이유인가」

기관장 자격으로 출석해 인사말은 했지만 일반증인 선서·질의응답은 거부…서영교 “정당한 이유 없으면 후속 조치”

국회증언감정법은 정당한 이유 없는 선서·증언 거부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쟁점은 ‘사법독립’이 선서 거부까지 정당화할 수 있느냐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회 국정감사장에는 나왔지만 일반증인으로서의 선서와 질의응답은 거부했다.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조 대법원장은 기관장 자격으로 출석해 인사말을 했으나, 법사위가 자신을 일반증인으로 채택한 데 대해서는 응하지 않았다. 다른 증인들이 일어나 선서할 때도 조 대법원장은 자리에 앉아 있었고, 대법관 제청 과정에 관한 증언 요구는 삼권분립과 사법독립 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의 선서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른 후속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충돌은 단순히 “선서를 했느냐 안 했느냐”의 절차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복잡하다.

대법관 제청권이라는 헌법상 권한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 질문에 답하지 않는 것과, 일반증인으로서 선서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같은 법적 문제인가라는 질문이 남기 때문이다.

국감장엔 출석했지만 ‘증인’으로는 서지 않았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국정감사 시작과 함께 기관장 자격으로 출석했다.

인사말에서는 대법관 공석 장기화에 대해 국민에게 송구하다는 뜻을 밝히고, 대법관 제청과 관련한 국회의 증언 요구에는 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가 내세운 근거는 헌법 제104조다.

헌법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조 대법원장은 이를 대법원장·국회·대통령에게 각각 독립된 권한을 배분한 구조로 해석했다.

따라서 대법원장의 제청 과정에 관한 구체적 증언을 국회가 요구하는 것은 사법부 독립과 권력분립 원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조 대법원장의 주장이다.

그러나 법사위가 문제 삼은 것은 그 주장 자체만이 아니었다.

왜 특정 질문에 대한 답변 거부가 아니라 선서 자체를 거부했느냐는 것이었다.

국회증언감정법은 선서를 별도의 절차로 본다

현행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은 증언을 요구받은 증인에게 선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원장은 증언을 요구할 때 증인에게 선서하게 해야 하고, 선서 전에는 위증의 처벌 가능성도 고지해야 한다.

선서가 중요한 이유는 이후 증언의 법적 책임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선서한 증인이 허위 진술을 하면 위증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선서 자체를 하지 않으면 일반적인 증언 절차가 시작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날 조 대법원장의 선택은 단순히 몇몇 질문에 답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일반증인으로서의 증언 절차 자체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법적 논쟁은 한 단계 더 복잡해진다.

법은 선서·증언 거부 사유를 따로 정하고 있다

국회증언감정법 제3조는 증인이 일정한 경우 선서나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다.

대표적으로 형사소송법상 자신이나 친족이 형사책임을 질 우려가 있는 경우, 변호사·의사 등 일정한 직업상 비밀과 관련된 경우 등이 해당한다.

그리고 증언을 거부하려면 그 이유를 소명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법 조문에 ‘사법부 독립’ 또는 ‘삼권분립’이 독립적인 선서거부 사유로 명시돼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이것만으로 조 대법원장의 거부가 즉시 위법이라고 결론내릴 수도 없다.

헌법상 사법권 독립과 대법원장의 제청권이라는 상위 규범이 국회증언감정법상 의무와 충돌하는 경우, 헌법적 해석을 통해 별도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수 있는지가 남기 때문이다.

결국 법 조문만으로 자동 결론이 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제12조는 ‘정당한 이유 없는 거부’를 처벌한다

국회증언감정법 제12조는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거나, 선서 또는 증언을 거부한 증인을 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하지만 이 조항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거부’가 아니라 **‘정당한 이유 없이’**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 독립과 대법관 제청권 보호를 이유로 들었고, 법사위가 이를 정당한 이유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로 고발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선서를 거부했으므로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이 확정됐다”고 쓰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법률은 처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실제 책임이 성립하려면 먼저 조 대법원장의 거부 사유가 정당한 이유에 해당하는지를 따져야 한다.

서영교의 ‘후속 조치’는 무엇을 뜻하나

서영교 위원장이 언급한 후속 조치는 국회증언감정법 제15조에 따른 고발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 법은 본회의나 위원회가 증인이 제12조 등의 죄를 범했다고 인정하면 고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법사위가 조 대법원장의 선서·증언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위원회 의결을 거쳐 고발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위법’이라고 판단했다고 곧바로 형사처벌 절차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위원회의 판단과 고발, 수사기관의 수사, 이후 법원의 판단이 순서대로 이어져야 한다.

특히 대법원장이 헌법상 사법부 수장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단순한 법률 적용을 넘어 권력분립 원칙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가 수사와 재판 단계에서도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다.

핵심은 ‘증언 범위’와 ‘선서 여부’를 분리하는 데 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법적 구분은 이것이다.

대법원장이 일반증인으로 선서한 뒤 대법관 후보를 왜 선택했는지, 대통령실과 어떤 협의를 했는지 같은 특정 질문에 대해서는 사법독립과 제청권을 이유로 답변을 제한할 수 있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반면 선서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그보다 더 넓은 행위다.

선서를 하지 않으면 특정 질문의 범위를 따지기 전에 증언 절차 전체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법독립을 이유로 특정 질문에 답하지 않을 수 있는가”와 “사법독립을 이유로 아예 선서를 하지 않아도 되는가”는 같은 질문이 아니다.

이번 충돌의 법적 핵심도 바로 이 차이에 있다.

국회의 검증권도 무제한은 아니다

반대편의 논리 역시 제한이 필요하다.

국회가 국정감사를 통해 대법원의 사법행정과 대법관 공석 문제를 검증할 수 있다고 해서 대법관 제청의 모든 내부 판단과 협의 내용을 무제한으로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대법관 후보자의 선택 과정에는 사법부의 인사권과 독립성이 직접 연결된다.

따라서 국회의 질문이 사법행정에 대한 검증인지, 아니면 대법원장의 후보 선택 과정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인지에 따라 헌법적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국회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감사·검증 권한과 대법원장의 제청권 사이에서 경계를 찾아야 한다.

조 대법원장의 선서 거부 문제를 판단할 때도 이 점은 함께 고려될 수밖에 없다.

‘사법독립’이면 모든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사법독립이 국회 증언 요구를 포괄적으로 차단하는 만능 논리가 될 수도 없다.

사법부 역시 국가기관이고, 조직·예산·인사행정 등 사법행정 영역은 국정감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대법관 공석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면 그 원인과 해결 방안을 국회가 묻는 것 자체를 곧바로 사법권 침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조 대법원장이 주장하는 사법독립의 보호범위 역시 구체적으로 어느 질문까지인지가 중요하다.

제청권의 본질적 판단은 보호돼야 하더라도, 인선이 지연된 경위나 행정적 절차까지 모두 답변 대상에서 제외되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Next Insight 분석 | ‘답하지 않을 권리’와 ‘선서하지 않을 권리’는 같은가

이번 국감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회와 맞섰다는 정치적 장면 자체가 아니다.

사법독립이라는 헌법적 원칙이 국회 증언 절차에서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대법원장이 특정 질문에 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에는 충분히 검토할 여지가 있다.

대법관 제청권의 구체적인 판단 과정까지 공개하도록 강제한다면 사법부의 인사 독립성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바로 “그렇다면 선서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으로 넘어갈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선서는 특정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증언 절차에 들어가기 위한 출발점이다.

선서한 뒤 어떤 질문은 답하고 어떤 질문은 헌법상 이유로 거부하는 방식도 가능한 만큼, 조 대법원장이 선서 자체를 거부한 선택이 국회증언감정법상 ‘정당한 이유’에 해당하는지는 향후 가장 치열하게 다퉈질 부분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국회도 대법원장이 선서했다고 해서 제청권의 구체적 행사 과정까지 무제한으로 캐물을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양쪽 모두에게 경계가 있다.

대법원장에게는 사법독립이 있고, 국회에는 국정감사와 증언 요구 권한이 있다. 그러나 어느 권한도 상대 권한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한다.

그래서 이번 사건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누가 더 강한 권한을 갖고 있느냐가 아니다.

선서를 해야 할 의무와 답변을 제한할 수 있는 권리 사이에 법이 어떤 선을 긋고 있는지, 그리고 그 선을 헌법이 어디까지 수정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서영교 위원장이 말한 ‘후속 조치’가 실제 고발로 이어진다면 이 문제는 정치적 논쟁을 넘어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그때 핵심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주장한 ‘사법독립’이 특정 질문에 대한 답변 거부를 넘어, 증인선서 자체를 거부할 정도의 ‘정당한 이유’였는가.

이번 국정감사가 남긴 가장 어려운 법적 질문이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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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3조·제7조·제12조·제15조
  • 대한민국헌법 제103조·제104조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2026년 10월 6일 대법원 국정감사
  • 조희대 대법원장, 대법관 제청 및 증인선서 거부 관련 국정감사 발언
  •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증인선서 거부 후속 조치 관련 발언
  • 대법원, 국회증언감정법 위증·고발 절차 관련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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