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귀속 1억원 초과 환급자 195명·총 599억원…1인당 평균 3억730만원
동시에 1억원 초과 추가납부자도 1794명…‘특혜’보다 원천징수와 최종 결정세액의 괴리부터 봐야
연말정산에서 세금을 돌려받은 직장인의 평균 환급액은 약 85만원이었다.
그런데 같은 연말정산에서 1억원 넘게 환급받은 사람은 195명, 이들의 1인당 평균 환급액은 3억원을 넘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연말정산 양극화’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하지만 이 현상을 단순히 고소득층이 더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해석하면 구조를 놓치기 쉽다.
연말정산은 세금을 새로 깎아주는 절차가 아니라 매달 미리 낸 세금과 실제로 내야 할 세금을 다시 맞추는 정산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번 통계가 보여주는 더 중요한 변화는 따로 있다.
고액 환급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동시에, 반대편에서는 1억원 이상을 추가로 내는 근로자도 1800명 가까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문제의 중심은 ‘누가 혜택을 받았느냐’보다 왜 원천징수 단계와 최종 결정세액 사이의 차이가 일부 고소득 근로자에게서 수억원까지 벌어지는가에 있다.
195명이 돌려받은 세금 599억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근로소득 연말정산 현황’을 보면 2024년 귀속 연말정산에서 1억원을 초과해 환급받은 근로자는 195명이었다.
이들이 돌려받은 세금은 총 599억원으로, 1인당 평균 환급액은 3억730만원이다.
증가 속도도 빠르다.
1억원 초과 환급자는 2022년 141명에서 2023년 171명, 2024년 195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환급세액은 240억원에서 389억원, 다시 599억원으로 증가했다.
2년 사이 대상자는 약 38% 늘었지만 환급액은 약 2.5배가 됐다.
즉 억대 환급을 받는 사람의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돌려받는 금액 자체도 훨씬 커지고 있다.
전체 근로자의 70.5%는 세금을 돌려받았다
전체 규모를 보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2024년 귀속 연말정산 대상 근로자는 2107만8535명이었고, 이 가운데 **1485만4954명, 70.5%**가 세금을 돌려받았다.
이들이 받은 환급세액은 총 12조5865억원이었다.
환급자 1인당 평균은 약 84만7000원이다.
그러나 중위 환급액은 약 36만7000원으로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평균과 중위값의 차이가 큰 이유는 고액 환급자가 평균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환급자 가운데 약 74.6%는 100만원 이하를 돌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직장인에게 연말정산 환급은 수십만원대지만, 극소수 상위 구간에서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벌어지는 구조다.
상위 0.1%는 평균 2963만원 환급
환급액 기준 상위 0.1%인 1만4854명이 받은 환급액은 총 4401억원이다.
1인당 평균으로 계산하면 약 2963만원이다.
이들의 총급여는 8조3807억원으로, 1인당 평균 약 5억6420만원이었다.
고소득일수록 절대적인 세액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원천징수와 최종 세액 사이에 일정한 비율의 오차만 발생해도 금액 차이는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연간 실제 소득세가 수억원인 근로자라면 10~20%의 차이만 생겨도 환급이나 추가납부액이 수천만원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상위구간의 큰 환급액을 일반 근로자의 환급액과 단순히 금액만으로 비교하면 왜곡이 생길 수 있다.
외국납부세액공제 420억원…환급 원인은 ‘공제’에도 있다
고액 환급의 원인이 단순히 월급에서 세금을 너무 많이 뗐기 때문만은 아니다.
환급액 상위 0.1%가 적용받은 세액공제는 모두 1079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420억원, 약 39%가 외국납부세액공제였다.
외국납부세액공제는 동일한 소득에 대해 해외에서 이미 납부한 세금이 있을 경우 일정 범위에서 국내 세액에서 공제해 이중과세를 조정하는 제도다.
해외 근무나 글로벌 기업의 보상체계 등과 관련된 고소득 근로자에게서는 이런 공제가 크게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수억원을 환급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세금 특혜’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이미 납부했던 세금이나 세액공제가 최종 정산 과정에서 반영되면서 결과적으로 큰 환급액이 나타났을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한다.
반대편에는 1억원 이상 더 낸 1794명이 있다
이번 통계에서 더 주목해야 할 숫자는 1794명이다.
2024년 귀속 연말정산에서 1억원을 초과해 세금을 추가 납부한 근로자가 1794명이었다.
이들이 추가로 낸 세금은 총 4058억원, 1인당 평균으로는 약 2억2621만원이다.
억대 환급자는 195명이지만, 억대 추가납부자는 그보다 약 9배 많았다.
환급만 보면 고소득층이 대규모로 세금을 돌려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대 방향의 수억원대 정산도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추가납부액 기준 상위 0.1%인 3772명은 평균 1억4881만원을 더 냈고, 이들의 1인당 총급여는 약 11억6093만원이었다.
특히 이들의 결정세액은 1조6246억원인데 원천징수된 세금은 1조589억원으로, 최종 세액의 약 65% 수준에 그쳤다.
고액 추가납부의 상당 부분이 연중 미리 징수한 세금과 연말에 확정된 실제 세금 사이의 큰 차이에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말정산은 ‘환급 제도’가 아니다

연말정산이 흔히 ‘13월의 월급’이라고 불리면서 환급을 일종의 보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세법상 구조는 다르다.
국세청은 급여나 상여를 지급할 때 회사가 근로소득 간이세액표를 기준으로 소득세를 미리 원천징수하고, 다음 해 연말정산에서 소득·세액공제를 반영해 최종 결정세액을 계산한다고 설명한다.
이후 결정세액과 이미 납부한 기납부세액을 비교한다.
미리 낸 세금이 많으면 돌려받고, 적으면 추가로 낸다.
즉 환급이 크다는 것은 반드시 세금 자체가 적었다는 뜻이 아니라 당초 납부액과 최종 세액 사이의 차이가 컸다는 뜻이다.
왜 고소득층에서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질까
구조적으로는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 고소득자는 세율 자체가 높다.
과세표준이 높은 구간으로 갈수록 누진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연간 세액 규모가 커지고, 같은 비율의 정산 차이도 절대금액에서는 훨씬 크게 나타난다.
둘째, 급여 형태가 단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정기급여뿐 아니라 대규모 성과급, 임원 보수, 해외근무 소득, 주식보상 등 소득구성이 복잡할수록 월별 원천징수 단계에서 최종 연간소득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셋째, 세액공제 규모가 크다.
이번 자료에서 확인된 외국납부세액공제가 대표적이다.
다만 현재 공개된 통계만으로 195명의 고액 환급이 각각 어떤 이유에서 발생했는지까지 특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간이세액표가 잘못됐다”거나 “고소득자 원천징수에 구조적인 오류가 있다”고 단정하는 것도 아직 이르다.
‘양극화’라는 말도 조심해서 써야 한다
평균 85만원과 평균 3억원이라는 숫자만 비교하면 극단적인 격차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소득격차와 환급구조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다.
총급여 5000만원 근로자와 5억원 근로자가 같은 액수를 환급받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통계를 곧바로 조세 불평등의 증거로 해석하려면 실제 세부담률, 결정세액, 공제구조까지 함께 봐야 한다.
그럼에도 고액 환급과 추가납부가 함께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연말정산은 원래 매월 세금을 비교적 고르게 나눠 납부한 뒤 마지막에 작은 차이를 조정하는 기능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산액이 수억원에 이르는 사례가 계속 증가한다면 현재의 원천징수 방식이 소득구조가 복잡한 일부 고소득층에서도 적절하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별도로 들여다볼 필요가 생긴다.
Next Insight 분석 | 문제는 ‘누가 3억원을 돌려받았나’보다 왜 3억원 차이가 났느냐다

‘연말정산에서 3억원을 돌려받았다’는 숫자는 강렬하다.
하지만 그 숫자만으로 세금 특혜나 조세 불평등을 결론내리기는 어렵다.
같은 해 1억원 넘게 세금을 더 낸 근로자가 1794명이나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준다.
환급과 추가납부는 서로 반대 현상처럼 보이지만 사실 같은 문제를 가리키고 있다.
연중 원천징수한 세금과 최종적으로 결정된 세금 사이의 차이가 일부 고소득 근로자에게서 지나치게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액 환급자는 이미 너무 많이 냈다가 돌려받고, 고액 추가납부자는 충분히 내지 못했다가 한꺼번에 더 낸다.
국가 전체의 세수만 놓고 보면 마지막에 정산하면 끝나는 문제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납세자 입장에서는 다르다.
몇 억원을 미리 더 납부했다가 1년 뒤 돌려받는 것도 정상적인 현금흐름이라고 보기 어렵고, 반대로 연말에 갑자기 수억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것 역시 예측 가능한 세금납부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점검해야 할 것은 환급액이 크다는 사실 그 자체보다 왜 사전에 보다 정확하게 세액을 징수하지 못했는가다.
특히 성과급·해외소득·주식보상 등 고액근로자의 소득구조가 과거보다 복잡해졌다면 기존 간이세액표와 원천징수 방식만으로 충분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개인마다 최종 공제액을 월별 원천징수 단계에서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결국 목표는 환급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환급이든 추가납부든 지나치게 큰 차이가 반복되지 않도록 원천징수와 최종세액 사이의 오차를 줄이는 것이어야 한다.
이번 통계의 가장 중요한 숫자는 3억원이 아닐 수도 있다.
195명의 억대 환급자와 1794명의 억대 추가납부자가 같은 연말정산 안에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 숫자가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연말정산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아니면 마지막에 너무 큰 금액을 한꺼번에 맞추는 ‘사후 정산 시스템’으로 변하고 있는가.
‘13월의 월급’이라는 익숙한 이름 뒤에서 이제는 원천징수 제도의 정확성 자체를 다시 살펴볼 때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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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국세청, 「근로소득 연말정산 현황(2022~2024년 귀속)」·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정성호 의원실 제출자료 매일경제
- 국세청, 근로소득 연말정산 세액계산 및 원천징수 구조 안내 국세청
- 2024년 귀속 고액 환급·추가납부 및 상위 0.1% 세액공제 현황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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