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친 증거는 누가 다시 찾나…검사 보완수사 사라진 뒤 ‘경찰 첫 수사’의 무게」

검사는 직접 증거수집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한 달 내 이행 원칙·상급 수사관서 지정 장치 마련

지난해 수사관 1명당 133.8건, 수사심의 6,223건·보완·재수사 권고 711건…관건은 ‘첫 수사의 완성도’

검찰청 폐지와 함께 개정 형사소송법이 지난 2일부터 시행되면서 형사사건의 수사 구조가 크게 달라졌다.

살인·강도·성폭력에서 사기·횡령·폭행까지 대부분의 민생사건은 경찰이 처음 사건을 접수하고 현장을 확인해 증거를 확보한 뒤, 어떤 혐의를 적용할 것인지 판단한다. 경찰이 혐의를 인정해 사건을 송치하면 공소청 검사는 기록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만,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더라도 과거처럼 직접 증거를 수집하며 보완하는 방식은 사용할 수 없다.

대신 경찰에 구체적인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그 결과를 다시 받아 판단하게 된다.

제도만 보면 수사와 기소의 역할이 보다 분명하게 나뉜 셈이지만, 사건을 당한 시민에게는 다른 질문이 생긴다.

경찰이 첫 수사에서 놓친 증거를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찾을 수 있는가.

검사는 수사하지 않지만 사건에서 완전히 빠지는 것도 아니다

새 형사소송법을 두고 “이제 검사는 경찰이 보내주는 기록만 보고 기소한다”고 단순화하면 정확하지 않다.

검사는 송치사건의 공소제기 여부나 공소유지를 위해 수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으며, 경찰은 원칙적으로 요구를 받은 날부터 한 달 안에 이를 이행해야 한다. 사건이 긴급하면 더 짧은 기간을 정할 수 있고,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한 달 범위에서 연장도 가능하다.

경찰의 적정한 보완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공소청장이 해당 경찰서의 상급 수사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도 있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도 통제장치는 남아 있다. 검사는 불송치 결정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원칙적으로 기록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요구해야 한다. 재수사를 같은 수사관에게 맡기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상급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할 수 있다.

즉 경찰의 결론이 그대로 최종 결론이 되는 구조는 아니다.

다만 중요한 변화는 누가 실제 증거를 다시 수집하느냐에 있다.

검사는 ‘확인’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수사는 아니다

개정법은 검사에게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별도의 권한도 뒀다.

검사는 기소 여부나 재수사 요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피의자·사건관계인·전문가·경찰의 의견을 듣거나 관련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고, 공공기관에 전산조회나 자료 송부를 요청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이 절차에서 확보한 진술이나 자료는 재판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가 기록을 읽다가 의문점을 직접 묻고 판단에 필요한 내용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과거의 직접 보완수사처럼 압수수색을 하거나 새로운 증거를 수집해 사건을 다시 구성하는 수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기록의 부족함을 발견하는 역할과 그 부족함을 실제 증거로 채우는 역할이 서로 다른 기관으로 분리된 것이다.

그래서 초동수사의 시간이 더 중요해졌다

형사사건의 증거는 모두 같은 성격을 갖지 않는다.

계좌내역이나 등기자료처럼 시간이 지나도 비교적 복원이 가능한 자료가 있는 반면, CCTV 영상과 블랙박스 기록, 휴대전화 데이터, 현장 흔적, 목격자의 기억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확보하기 어려워지는 증거도 있다.

수사 초기 경찰이 이 증거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몇 달 뒤 공소청 검사가 기록을 검토해 문제를 발견한다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때 이미 영상이 삭제됐거나 현장이 변했고 목격자의 기억까지 흐려졌다면 제도적으로 “다시 수사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실제로 증거를 되살리는 것은 다른 문제가 된다.

그래서 이번 개편의 무게는 경찰에 얼마나 많은 권한이 넘어갔느냐보다 첫 번째 수사가 얼마나 완결성 있게 이뤄지느냐에 더 가깝다.

사건은 늘었고 경찰도 4천명 가까이 보강했다

문제는 첫 수사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점에 경찰이 감당해야 할 사건량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사관 1명당 연간 사건 처리 건수는 평균 133.8건이었다. 경찰은 올해 상반기 수사인력 1,907명을 보강하면서 이를 약 103건까지 낮췄고, 하반기에도 약 2,100명을 추가 배치해 70~80건 수준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상·하반기 계획을 합치면 약 4천명이 수사부서에 추가되는 셈이다.

그러나 인원 증가가 곧바로 같은 규모의 수사역량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살인·성폭력과 복잡한 경제범죄, 디지털범죄는 사건의 난도도 다르고 필요한 경험과 전문성도 다르기 때문이다. 어느 경찰서에서 어떤 수준의 수사관이 사건을 맡느냐에 따라 초동수사의 질이 달라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는다. 경찰 수사개혁위원회가 적정 사건 수와 전문인력 배치, 감찰·외부통제 강화를 함께 논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합뉴스

수사심의 6,223건…‘한 번 더 봐달라’는 요구도 늘었다

경찰 수사 결과를 다시 살펴달라는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사건 관계인이 신청한 수사심의는 2021년 2,131건에서 지난해 6,223건으로 약 세 배가 됐고, 실제 심의를 거쳐 보완 또는 재수사가 권고된 사건도 같은 기간 80건에서 711건으로 늘었다.

이 숫자를 곧바로 “경찰 수사의 오류가 9배 늘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심의 신청 자체가 크게 증가했고, 보완·재수사 권고가 기존 수사의 결론이 잘못됐다는 확정판단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 번 내려진 수사 판단을 다시 검토해달라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사실은 새 제도에서 가볍게 볼 수 없는 지점이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사라진 뒤에는 결국 경찰 내부의 재검토와 공소청의 보완·재수사 요구가 이 오류를 얼마나 빨리 찾아내고 교정할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경찰이 놓친 사건을 다시 경찰이 수사하는 구조

가장 민감한 질문은 여기에서 나온다.

검사가 사건을 검토한 뒤 경찰의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다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의 판단이 부당하다고 보면 역시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한다.

표면적으로 보면 경찰이 놓친 것을 경찰이 다시 찾는 구조다.

그러나 법은 이 문제를 그대로 방치하지 않았다.

같은 수사관에게 다시 맡기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 상급 수사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할 수 있고,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법령 위반이나 인권침해, 현저한 수사권 남용이 확인되면 공소청이 시정을 요구하거나 징계를 요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새로운 제도를 ‘경찰 수사에 아무런 외부통제가 없는 구조’라고 규정하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진짜 쟁점은 통제장치가 존재하느냐가 아니라, 대부분의 통제가 첫 수사 이후 작동한다는 점에 있다.

첫 수사의 오류는 모두 같은 방식으로 복구되지 않는다

형사사법 절차에서 잘못된 법률 판단은 나중에 고칠 수 있다.

혐의를 사기로 볼지 횡령으로 볼지, 어떤 법률을 적용할지는 기록을 다시 검토하면서 수정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사라진 증거는 다르다.

수사 초기에 확보했어야 할 영상이 삭제됐거나 휴대전화 데이터가 사라졌고, 목격자 진술을 제때 확보하지 못했다면 나중에 상급기관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본다고 해서 처음 상태로 복구되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 때문에 새 형사사법체계의 성패는 경찰의 사건처리 건수나 보완수사 요구 횟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초동수사 단계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할 증거를 얼마나 빠짐없이 확보했는지, 그리고 사건이 송치된 뒤 공소청이 문제를 발견했을 때 보완수사가 얼마나 신속하게 작동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Next Insight 분석 | 수사·기소 분리의 시험대는 ‘권한’이 아니라 ‘복구 가능성’이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원칙은 역할을 명확하게 만든다.

경찰은 수사하고 검사는 기소 여부를 판단하며, 수사가 부족하면 검사가 경찰에 보완을 요구한다. 여기에 재수사 요구와 상급관서 지정, 시정·징계 요구까지 마련돼 있어 제도적으로 경찰 수사를 다시 검토할 길도 열려 있다.

그러나 형사사건은 행정서류와 다르다.

잘못 작성된 서류는 다시 만들 수 있지만, 수사 초기에 사라진 증거는 다시 만들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새로운 제도를 평가할 때 단순히 “경찰 권한이 커졌다”거나 “검사의 수사권이 사라졌다”는 설명에서 멈춰서는 부족하다.

누군가 첫 수사에서 중요한 증거를 놓쳤을 때 그 오류를 발견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고, 발견했을 때 실제로 복구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새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없애는 대신 보완수사 요구를 한 달 안에 처리하도록 하고, 필요하면 상급 수사관서나 다른 수사기관까지 지정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강화했다. 이는 입법자 역시 경찰 수사의 자기교정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제도 안에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법률정보센터

이제 시험대는 법조문 밖에 있다.

경찰이 첫 사건에서 얼마나 완성도 높은 수사를 하는지, 공소청이 부족한 수사를 얼마나 빨리 발견하는지, 보완 요구가 형식적인 사건 왕복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증거 확보로 이어지는지를 앞으로의 통계와 사건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새 체계에서 가장 무거워진 것은 경찰의 권한만이 아니다. 첫 수사에서 놓치지 않아야 할 책임이다.

그리고 국민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어느 기관이 더 많은 권한을 갖느냐가 아니라 단 하나다.

“내 사건에서 처음 놓친 증거를, 나중에도 다시 찾을 수 있는가.”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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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형사소송법」 제197조의2 보완수사요구
  • 국가법령정보센터, 「형사소송법」 제197조의3 시정조치요구
  • 국가법령정보센터,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제245조의9
  • 국가법령정보센터,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 국가법령정보센터,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 경찰청·국가수사본부, 수사인력 확충 및 적정 사건처리 기준 관련 공개자료
  • 경찰 수사심의 신청 및 보완·재수사 권고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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