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사자’ 바람이, 22년 삶을 마치다…좁은 시멘트 우리에서 찾은 마지막 3년의 자유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나 김해 부경동물원 거쳐 청주로

갈비뼈 드러날 정도로 야윈 모습에 전국적 공분…2023년 7월 구조

하루 4㎏ 먹으며 두 달 만에 정상 체형 회복…암사자 도도와 함께 생활

딸 ‘구름이’까지 청주로 옮겨와 뒤늦은 부녀 재회

22세 초고령·최근 먹이활동 중단…정확한 사인 분석 중, 노화 자연사 가능성

바람이가 남긴 것은 한 사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동물원은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

‘갈비사자’라는 안타까운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졌던 수사자 바람이가 긴 생을 마쳤다.

청주시는 2026년 8월 12일 오전 8시쯤 청주동물원에서 바람이가 숨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인은 아직 분석 중이지만 바람이가 2004년 태어난 22세의 초고령 사자였다는 점과 최근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노화에 따른 자연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바람이는 단순히 유명한 동물원 사자가 아니었다.

좁고 열악한 공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앙상하게 드러난 갈비뼈 때문에 ‘갈비사자’라는 이름으로 알려졌고, 구조된 뒤에는 충분한 먹이와 햇빛, 흙과 풀, 다른 사자들과 함께 살아갈 공간을 되찾았다.

그 과정에서 바람이의 삶은 한국 사회에 “동물원에 있는 동물은 전시물이 아니라 한평생을 살아가는 생명”​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2026년 8월, 바람이는 자신에게 두 번째 삶을 허락했던 청주동물원에서 마지막 숨을 거뒀다.


■ 2004년 서울에서 태어난 한 마리의 수사자

바람이는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성장한 뒤 2016년 경남 김해의 부경동물원으로 옮겨졌다.

그때부터 바람이의 삶은 크게 달라졌다.

부경동물원에서 바람이는 오랜 기간 좁은 실내 공간에서 홀로 생활했다.

2023년 당시 현장을 취재한 보도에 따르면 바람이가 생활했던 곳은 사람이 관람하는 투명창을 제외하면 벽과 천장이 막혀 있는 약 25평 규모의 시멘트 공간이었다. 바람이는 이 환경에서 수년을 지냈다.

야생에서 사자는 넓은 영역을 이동하며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다.

그러나 바람이에게 주어진 세계는 좁은 실내 우리였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그의 몸은 점점 말라갔다.


■ 사람들이 그를 ‘갈비사자’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바람이의 존재가 전국적으로 알려진 것은 아름다운 모습 때문이 아니었다.

늑골이 하나하나 보일 정도로 앙상하게 마른 모습이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사람들이 그를 ‘갈비사자’​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당시 사진 속 바람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위풍당당한 수사자의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몸통의 갈비뼈가 그대로 드러났고 뒷다리와 허리 부분도 심하게 말라 있었다.

동물보호단체와 시민들 사이에서는 바람이의 사육환경을 개선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그렇게 ‘갈비사자’는 한 동물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전시동물 복지의 현실을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 청주동물원이 움직였다

바람이의 사연을 접한 청주동물원은 소유주와 협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2023년 7월 5일, 바람이를 김해에서 청주로 옮겼다.

청주동물원은 이 늙은 수사자에게 새로운 이름을 선물했다.

‘바람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는 뜻을 담았다.

이 이름에는 단순한 애칭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갈비뼈가 드러난 모습 때문에 붙은 ‘갈비사자’라는 별명 대신, 남은 생애만큼은 한 개체의 이름으로 불리게 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 처음 청주에 온 바람이는 세상을 경계했다

그러나 구조됐다고 해서 다음 날부터 모든 것이 좋아진 것은 아니었다.

환경이 너무나 달라졌기 때문이다.

청주동물원으로 이송된 직후 바람이는 약 2주 동안 실내 공간에서 잘 나오지 않았다.

새로운 환경과 사람, 냄새와 소리를 경계했다.

오랫동안 제한된 공간에서 살아온 늙은 사자에게 갑자기 넓어진 공간 역시 처음에는 낯선 세계였다.

청주동물원은 서두르지 않았다.

바람이가 스스로 선택하도록 기다렸다.

시간이 지나자 바람이는 조금씩 실외 방사장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흙을 밟고 햇볕을 쬐며 주변을 돌아다니는 시간이 늘었다.

사육사들이 가까이 있어도 이전만큼 심하게 경계하지 않게 됐다.


■ 하루 4㎏의 고기를 먹었다

청주로 온 뒤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먹이활동이었다.

당시 청주동물원은 바람이에게 닭고기와 소고기 등을 합쳐 하루 약 **4㎏**씩 제공했다.

노령이었던 기존 사자들이 하루 약 2㎏을 먹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양이었다.

바람이는 먹이를 잘 먹었다.

그리고 몸도 빠르게 달라졌다.

청주동물원이 사용하는 체형상태점수(Body Condition Score·BCS)는 이송 당시 2점, 즉 ‘매우 마른’ 수준이었다.

약 두 달 뒤에는 4점으로 상승해 정상 범위에 진입했다.

앙상하게 드러나 있던 갈비뼈 주변으로 살이 붙기 시작했다.

청주동물원은 단순히 살찌우는 데 그치지 않고 근육을 회복하기 위한 재활훈련도 진행했다.


■ 늙은 사자를 마취시키지 않기 위한 특별한 훈련

바람이는 구조 당시 이미 고령이었다.

따라서 건강검진을 위해 전신마취를 하는 것조차 위험할 수 있었다.

청주동물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메디컬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먹이와 신호를 이용해 바람이가 스스로 특정 위치로 움직이고 몸을 내어주도록 훈련하는 방식이다.

궁극적으로는 강제로 마취하지 않고 꼬리 등에서 채혈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 방식은 동물을 억압해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동물 스스로 의료행위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동물복지 방식이다.

바람이가 청주에서 받은 것은 단순한 ‘먹이’가 아니었다.

노령동물에게 맞는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과 선택권이었다.


■ 다른 사자의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사자는 사회성이 있는 동물이다.

바람이는 김해에서 오랜 기간 홀로 지냈다.

청주동물원에 도착한 뒤에는 다른 사자들과 함께 살아갈 가능성도 열렸다.

당시 사육사들은 기존 수사자와 암사자가 사용하던 나무토막 등을 바람이 공간에 가져다 놓으며 다른 사자들의 냄새를 익히도록 했다.

바람이는 다른 사자의 냄새가 밴 나무를 거부하지 않고 끌어안거나 가지고 놀기도 했다.

청주동물원은 서둘러 사자를 한 공간에 집어넣지 않았다.

냄새를 익히게 하고,

서로 바라보게 하고,

공간을 교대로 사용하게 하며,

충돌 가능성을 낮추는 적응과정을 거쳤다.


■ 그리고 ‘도도’를 만났다

2023년 바람이는 청주동물원에서 생활하던 암사자 도도와 적응훈련을 시작했다.

같은 공간에서 지낼 수 있을 정도로 적응하면서 바람이는 오랜 단독생활에서 벗어나 다른 사자와 함께 살아가는 시간을 갖게 됐다.

2023년 10월에는 바람이와 도도의 합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한때 좁은 실내 우리에서 홀로 지냈던 바람이에게는 커다란 변화였다.


■ 그리고 2024년,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바람이에게는 딸이 있었다.

김해 부경동물원에서 태어난 암사자였다.

바람이가 청주로 떠난 뒤에도 딸은 김해에 남아 있었다.

부경동물원이 운영을 중단하면서 이 사자 역시 새로운 거처가 필요해졌고 한동안 강원도의 동물시설에서 임시 보호를 받았다.

청주동물원은 결국 바람이의 딸도 데려오기로 했다.

2024년 8월 딸 사자가 청주동물원에 도착했다.

그리고 전국 공모를 통해 새로운 이름이 정해졌다.

‘구름이’.

이름 공모에 약 9천300명이 참여했다.

바람과 구름이 함께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시민들의 의미가 담긴 이름이었다.


■ ‘바람’과 ‘구름’이 다시 만났다

아버지 바람이와 딸 구름이가 한 동물원에서 다시 만났다.

그러나 동물에게 인간처럼 ‘부녀 관계’를 즉시 인식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청주동물원은 두 사자의 안전을 위해 공간을 번갈아 사용하게 하고 냄새와 존재를 익히는 훈련을 진행했다.

2025년에는 두 사자가 한 공간에서 지낼 수 있도록 본격적인 합사 적응훈련도 시작됐다.

구름이는 바람이 및 도도와 합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번식 문제를 막기 위해 중성화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바람이는 생의 마지막 시기를 도도, 구름이와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갈비사자’로 홀로 지냈던 사자의 마지막 장면은 그렇게 달라졌다.


■ 바람이가 바꾼 것은 자신의 삶만이 아니었다

바람이가 청주로 온 뒤 청주동물원도 전국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4년 5월 환경부는 청주동물원을 대한민국 제1호 거점동물원으로 지정했다.

거점동물원은 단순히 동물을 전시하는 시설이 아니다.

동물원 종사자 교육과 동물복지 향상, 질병·안전관리 지원, 생물다양성 보전과 종 보전·증식 등을 담당하는 역할이다.

물론 바람이 한 마리 때문에 거점동물원 제도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환경부와 청주시 자료에서도 바람이 구조와 보호 사례는 청주동물원의 동물복지 활동을 알린 대표 사례로 언급됐다.

한 마리 사자의 삶이 동물원 운영철학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상징이 된 셈이다.


■ 2026년 들어 찾아온 노화

시간은 바람이에게만 예외를 허락하지 않았다.

청주동물원은 올해 바람이가 며칠 동안 먹이를 먹지 않고 오랜 시간 누워 있는 모습을 보여 긴급진료를 진행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미 20대를 넘어선 사자에게 먹이활동 감소와 활동성 저하는 가볍게 볼 수 없는 변화였다.

바람이는 구조 이후 건강을 상당 부분 회복했지만 젊어진 것은 아니었다.

2004년부터 살아온 그의 몸에는 20년이 넘는 시간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 22살은 사자에게 얼마나 많은 나이인가

일부 국내 보도에서는 사자의 평균수명을 10~15년으로 설명하고 있다.

다만 야생과 사육환경의 수명은 구분해서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은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사자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까지 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야생에서는 암사자가 약 16년까지 살 수 있지만 수사자는 12세를 넘기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스미스소니언은 사람의 보호를 받는 아프리카사자의 평균 수명을 약 17년으로 설명한 사례도 있다.

그 기준에서도 22세의 수사자 바람이는 상당한 장수 개체였다.

따라서 바람이의 마지막을 단순히 “구조 후 3년밖에 살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그의 나이를 고려하지 않은 해석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이미 매우 고령이던 바람이가 청주에서 약 3년 동안 삶을 더 이어간 것으로 보는 편이 객관적이다.


■ 그렇다면 바람이는 왜 우리 곁을 떠났나

현재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8월 12일 현재 바람이의 정확한 사인은 확정되지 않았다.

청주시가 사인을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특정 질병이나 장기 이상을 사망 원인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현재 확인되는 사실은 바람이가 최근 며칠 동안 먹이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12일 오전 8시쯤 숨진 것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청주시는 22세라는 고령을 고려할 때 노환에 따른 자연사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즉 바람이가 청주동물원의 관리 부족이나 과거의 영양실조 때문에 사망했다고 볼 근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반대로 ‘100% 노환이었다’고 확정하는 것도 아직은 이르다.

정확한 사인은 분석 결과가 나와야 확정할 수 있다.


■ 중요한 것은 마지막 3년이다

바람이의 22년 인생에서 청주동물원 생활은 약 3년이었다.

시간만 보면 긴 기간은 아니다.

그러나 삶의 내용은 달랐다.

갈비뼈가 드러났던 몸은 정상 범위로 회복됐다.

시멘트로 둘러싸인 실내 공간을 벗어나 실외 방사장에서 생활했다.

재활훈련과 의료관리를 받았다.

도도라는 다른 사자와 지냈고,

마지막에는 딸 구름이까지 같은 동물원으로 왔다.

바람이에게 청주에서의 3년은 단순히 생명을 연장한 시간이 아니라 사자답게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조금이나마 되찾은 시간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불쌍한 갈비사자’에서 ‘바람이’로

바람이의 삶에는 두 개의 이름이 있었다.

하나는 사람들이 그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고 붙인 ‘갈비사자’​였다.

그리고 또 하나는 앞으로 더 좋은 삶을 살기를 바라며 붙여준 ‘바람이’​였다.

첫 번째 이름은 과거를 상징한다.

두 번째 이름은 변화의 가능성을 상징한다.

바람이는 처음부터 ‘갈비사자’가 아니었다.

한 동물에게 주어진 환경이 그를 그렇게 보이게 만들었을 뿐이다.

좋은 환경과 충분한 먹이, 의료관리와 행동풍부화가 제공되자 불과 두 달 만에 그의 체형은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

이 사실은 바람이의 삶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 바람이가 우리에게 남긴 질문

동물원은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

관람객이 가까이에서 동물을 보기 위한 곳인가.

아니면 인간의 보호 아래 있는 동물이 최대한 자신의 본성을 유지하며 살아가도록 만들어야 하는 곳인가.

청주동물원은 동물이 원하면 실내 공간으로 들어가 관람객에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도록 운영하는 등 ‘전시’보다 동물의 선택권을 중시하는 방향을 확대해왔다. 이 같은 운영과 구조·치료 활동은 2024년 국내 제1호 거점동물원 지정으로 이어졌다.

바람이가 전국적인 관심을 받은 것도 그 때문이다.

사람들은 단순히 사자 한 마리가 살이 찌는 장면을 본 것이 아니다.

같은 동물이라도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삶 전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목격했다.


■ 그리고 남겨진 딸 ‘구름이’

바람이는 떠났지만 청주동물원에는 딸 구름이가 남았다.

구름이 역시 부경동물원 폐쇄 이후 다른 시설에서 임시보호를 거쳐 청주까지 왔다.

바람이에게 주어진 두 번째 삶이 결국 그의 딸에게까지 이어진 셈이다.

앞으로 구름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가느냐 역시 바람이가 남긴 이야기의 연장선이다.


■ 청주동물원, 바람이 추모 공간 마련

청주동물원은 바람이를 기억할 수 있도록 명패를 걸어 추모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아마 두 모습의 바람이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한쪽에는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늙은 사자가 있다.

또 다른 쪽에는 풀과 흙이 있는 방사장에서 햇볕을 쬐고, 고기를 먹고, 다른 사자들과 시간을 보내던 바람이가 있다.

같은 사자다.

바뀐 것은 환경이었다.


■ 바람이는 ‘구조된 동물’ 이상의 존재였다

바람이의 이야기를 단순한 감동적인 구조 이야기로만 끝내서는 안 된다.

그가 왜 ‘갈비사자’가 되었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구조 이후 어떻게 정상적인 체형을 되찾았는지도 기억해야 한다.

동물원에서 태어나 평생 인간의 관리 아래 살았던 바람이는 스스로 자신의 거처를 선택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삶의 질은 전적으로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었다.

바람이의 사례가 던진 가장 무거운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동물을 데려와 평생 가두어 살아가게 한다면, 그 삶에 대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


■ ‘3년밖에’가 아니라 ‘마지막 3년만큼은’

바람이는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진 뒤 약 3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짧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바람이는 이미 구조 당시 19세 안팎의 노령 수사자였고 결국 22세까지 살았다. 사람의 보호를 받는 아프리카사자의 평균수명을 약 17년으로 제시하는 해외 동물원 자료와 비교해도 매우 고령이었다.

그래서 바람이의 마지막을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다.

구조가 너무 늦었던 것은 안타깝지만,

마지막 3년만큼은 달랐다.

배고프면 먹을 수 있었다.

밖으로 나오고 싶으면 방사장을 걸을 수 있었다.

쉬고 싶으면 누워 있을 수 있었다.

다른 사자의 체취를 맡고 함께 살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딸 구름이까지 다시 같은 공간에 왔다.


■ 이제 ‘갈비사자’라는 이름을 내려놓을 시간

2026년 8월 12일.

바람이는 22년에 걸친 삶을 마쳤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앞으로의 분석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자료를 종합하면 초고령에 따른 자연스러운 생의 마무리 가능성이 가장 크다.

바람이가 떠난 이유를 단순히 한 가지 질병으로 설명하기보다, 이미 사자의 일반적인 수명을 크게 넘어선 나이에 도달했다는 점을 먼저 봐야 한다.

그에게 끝까지 젊음과 건강을 요구할 수는 없다.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남아 있는 시간을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일이었다.

청주동물원이 바람이에게 돌려준 것도 바로 그 시간이었다.

바람이는 한때 ‘갈비사자’​였다.

그러나 그것이 그의 진짜 이름은 아니었다.

그의 이름은 바람이였다.

더 좋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어진 이름이었다.

그리고 비록 늦었지만 그 바람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

갈비뼈가 드러난 채 좁은 시멘트 우리에서 홀로 지내던 늙은 사자는 마지막 몇 년 동안 흙을 밟고 햇볕을 쬐며 충분히 먹었고, 다른 사자와 함께 지냈으며, 딸 구름이까지 다시 만났다.

바람이는 떠났지만 그가 우리에게 남긴 질문은 남아 있다.

동물을 얼마나 많이 보여줄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의 보호 아래 살아가는 생명에게 어떤 삶을 제공할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앞으로의 동물원들이 어떻게 내놓느냐가 ‘갈비사자 바람이’를 진정으로 기억하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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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Insight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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