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2012년 7경기 관련 부적절한 접대…2012년 감사원 인지 정황, 2016년 문체부 재확인
수사의뢰 당시 공소시효 약 3개월…경찰 정식 접수 때는 이미 만료, 2026년 다시 시작된 책임론
대한축구협회의 외국인 심판 성접대 문제가 15년 만에 다시 한국 축구를 흔들고 있다. 형사처벌은 공소시효라는 벽에 막혔지만, 2012년 감사원과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문제를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는데도 왜 아무도 실질적인 책임을 지지 않았는지라는 질문은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이다.
7경기·8차례…2016년 문건에 남은 기록
논란의 출발점은 최근 공개된 문체부의 2016년 「대한축구협회 임직원 등 비리 조사 결과」다.
공개된 문건에는 축구협회가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국가대표·올림픽대표 경기와 관련해 외국인 심판과 관계자들을 안마시술소 등에 보내 8차례 부적절한 성접대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상 경기는 월드컵·올림픽 예선 3경기와 평가전 4경기 등 모두 7경기였다. 일부 후속 보도는 이를 7차례로 집계하고 있어 횟수 표기에는 차이가 있지만, 원문으로 공개된 문체부 종합 조사내용에는 8차례로 적시돼 있다.
2012년 2월 쿠웨이트와의 브라질월드컵 예선 당일에는 서울 강남의 안마시술소에서 법인카드 50만원이 결제됐고, 2011년 9월 오만과의 런던올림픽 예선 뒤에도 76만원이 결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문체부는 당시 협회 관계자 진술과 법인카드 내역 등을 토대로 부적절한 접대로 판단했다.
다만 이 사실만으로 해당 경기의 판정이나 결과가 조작됐다고 단정할 근거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접대와 승부조작은 별도로 입증돼야 할 문제다.
2012년 감사원…첫 번째 기회의 소멸
더 큰 의문은 사건이 2016년에 처음 발견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JTBC 후속 취재에 따르면 감사원은 2012년 말 대한축구협회 감사 과정에서 심판국의 마사지업소 법인카드 사용과 외국인 심판 접대 사실을 파악한 정황이 있다. 당시 협회 측은 마사지 제공은 인정하면서도 성매매는 아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고, 해당 내용은 최종 감사결과에서 별도의 문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15년 뒤 돌아보면 이 시점은 사건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첫 번째 기회였다.
그러나 책임 규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남아 있던 3개월…사라진 공소시효

두 번째 기회는 2016년에 찾아왔다.
문체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16년 12월7일 경찰청에 축구협회 임직원 비리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당시 성매매 알선 혐의에 적용될 수 있는 공소시효는 마지막 사건을 기준으로 약 3개월가량 남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사건을 공식 접수한 것은 2017년 3월20일이었다.
마지막으로 조사된 행위의 시점을 2012년 3월14일로 보면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뒤였다. 경찰은 이후 업무상 배임 등의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사건은 실질적인 형사책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2026년 경찰 역시 성매매 알선 혐의의 공소시효가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결국 문체부가 수사의뢰할 때는 남아 있던 시간이 경찰의 정식 사건 접수 단계에서는 사라져 있었다.
징계 없는 15년…박문성이 다시 꺼낸 ‘책임’
박문성 축구해설위원은 9일 MBC 뉴스투데이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다시 언급하며 당시 관련자들에게 구체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문제의식은 처벌 자체보다 이후 조직에 남는 신호에 가까웠다. 큰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책임을 묻지 않고 넘어가면 다음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끝나는 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위원은 사건을 강한 표현으로 비판했지만, 월드컵 출전정지나 과거 국가대표 성적 취소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FIFA·AFC가 판단할 영역이라며 선을 그었다. 현재까지 FIFA나 AFC가 한국 대표팀에 제재절차를 시작했다는 공식 발표도 확인되지 않는다.
대한축구협회에는 현재 공정위원회·윤리규정·임직원 행동강령 등 내부 규정이 존재한다. 다만 15년 전 사건에 현행 규정을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 당시 관계자의 현재 신분과 징계 가능성이 어떠한지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Next Insight 분석 | 처벌의 시효와 책임의 시효는 같은가

법에는 시간이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공소시효 역시 법치주의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조직의 책임까지 같은 날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012년 감사원은 문제를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고, 2016년 문체부는 구체적인 조사 결과를 경찰에 넘겼다. 그때 남아 있던 약 3개월은 결국 형사책임을 가르는 시간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리고 15년이 흐른 뒤 사건은 다시 세상에 나왔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거 경기의 승패를 다시 계산하는 일이 아니다. 누가 어떤 결정을 했고, 왜 감사와 수사·징계 과정에서 책임 규명이 멈췄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형사처벌에는 공소시효가 있다.
그러나 조직이 과거의 잘못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설명해야 하는 책임까지 시효가 끝났다고 할 수 있을까.
한국 축구에 더 위험한 것은 15년 전의 한 사건만이 아니다.
“문제가 생겨도 충분히 오래 지나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조직의 학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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