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5번·2024년 6번, 두 차례 모두 당선 뒤 원소속 정당 복귀…현행법이 허용한 ‘제명 예외’가 연합정치의 복귀 통로로, 장관 지명 뒤 의원직·국고보조금 논란까지 연결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논란은 단순한 ‘겸직 여부’를 넘어 2020년과 2024년 두 차례 비례연합정당을 통해 국회에 들어온 그의 정치경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가능하다. 그러나 용 후보자의 경우 의원직 사퇴가 기본소득당의 원외정당 전환과 국고보조금 문제로 곧바로 이어지면서, 두 차례 선거에서 만들어진 비례연합의 구조가 2026년 다시 정치적 쟁점으로 돌아온 모습이다.
2016년 비례 1번으로도 못 들어간 국회…2020년에는 5번
용혜인은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했다. 당시 노동당은 비례의석 확보에 실패했고 용 후보 역시 낙선했다. 당시 본인도 비례 1번 후보로 노동당의 정당득표를 호소했다.
4년 뒤 상황은 달라졌다.
2020년 기본소득당은 더불어민주당 등이 참여한 비례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했다. 용혜인은 기본소득당을 탈당한 뒤 더불어시민당 후보로 등록했고 비례 5번을 받았다. 선거연합 참여 당시부터 선거가 끝나면 제명 또는 출당 절차를 거쳐 원래 정당으로 돌아가는 방식이 예정돼 있었다.
더불어시민당은 실제 선거에서 비례대표 17석을 얻었다. 용혜인의 5번은 결과적으로 최종 당선선보다 12개 순번 앞이었다.
선거 후 더불어시민당은 민주당과의 합당에 반대했다는 사유로 용혜인과 조정훈을 제명했고, 용혜인은 의원직을 유지한 채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했다.
2024년에는 다시 비례 6번…같은 구조가 반복
22대 총선에서도 비슷한 경로가 다시 만들어졌다.
민주당·진보당·새진보연합 등이 더불어민주연합을 구성했고, 용혜인은 비례대표 6번을 받았다. 당시 주요 언론은 6번을 ‘당선 안정권’으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최종적으로 14명의 비례대표 당선인을 냈다. 이번에도 용혜인은 마지막 당선선보다 상당히 앞선 순번에서 재선됐다.
선거가 끝난 뒤에는 또다시 제명 절차가 진행됐다. 더불어민주연합은 민주당과의 합당에 반대한 것을 이유로 용혜인·한창민·정혜경·전종덕 등 4명을 제명했고, 이들은 의원직을 유지한 채 각자의 정치세력로 복귀했다.
따라서 용혜인의 두 차례 당선경로는 사실관계만 놓으면 명확하다.
2020년 더불어시민당 비례 5번 → 당선 → 제명 → 기본소득당 복귀
2024년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6번 → 당선 → 제명 → 원소속 정치세력 복귀
다만 이 방식 자체가 용혜인만을 위해 만들어졌던 것은 아니다. 2020년 조정훈, 2024년 진보당·사회민주당 출신 당선인들도 같은 제명·복귀 절차를 밟았다.
‘제명하면 의원직 유지’…법이 만든 예외

이 구조가 가능한 법적 근거는 공직선거법 제192조다.
현행법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자진 탈당하거나 다른 당으로 옮기면 의원직을 잃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합당·정당 해산·제명은 예외다. 제명을 당한 경우에는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본래 이 규정은 정당이 비례대표 의원을 제명함으로써 의원직까지 박탈하는 것을 막고 개별 의원의 지위를 보호하는 기능을 갖는다.
하지만 2020년과 2024년 비례연합정당에서는 이 예외가 선거를 위해 한 정당에 들어갔다가 당선 후 원래 정당으로 돌아가는 통로로 활용됐다. 실제 더불어시민당과 더불어민주연합도 원소속 정당 복귀를 전제로 제명 절차를 진행했다.
따라서 두 차례 제명·복귀 자체를 불법이라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 당시 법률이 허용한 절차였기 때문이다.
동시에 법이 의원 보호를 위해 만든 예외규정이 비례연합정당 운영에서는 다른 정치적 기능을 수행하게 됐다는 점은 선거제도의 구조적 쟁점으로 남는다.
두 번의 ‘안정권’은 특혜인가
여기서는 용어를 정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용혜인에게만 적용된 별도 법률이나 예외규정, 또는 불법적인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자료는 공개된 선거협상과 공천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2020년에는 소수정당 몫, 2024년에는 새진보연합 몫이라는 정당 간 선거연합 구조 안에서 후보 순번을 배정받았다.
따라서 이를 법률적 의미의 ‘특혜’나 불법 공천으로 단정할 근거는 없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얻었다는 점은 별개의 문제다. 용혜인은 두 차례 모두 거대정당이 주도한 비례연합 명부에서 5번과 6번이라는 상위 순번을 배정받았고 두 선거 모두 안정적으로 당선됐다.
더 중요한 특징은 두 차례 모두 당선 뒤 그 의석이 독립적인 소수정당의 원내 의석으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비례대표 재선 자체도 흔한 경력은 아니지만, 동일한 방식의 비례연합 참여와 제명·복귀를 두 총선 연속 반복했다는 것이 용혜인의 정치경로를 특별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장관 지명이 되자 2020·2024년 구조가 다시 문제로

용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유는 자신이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된다는 것이다. 현재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명부의 후순위 승계자는 기본소득당 인사가 아니라 민주당 계열인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으로 알려져 있다.
법적으로 의원직과 국무위원을 함께 맡는 것은 가능하다. 국회법 제29조는 국회의원이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을 겸직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유지한다고 해서 법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은 사퇴해도 후순위 후보가 즉시 의석을 승계할 수 있기 때문에 장관으로 입각할 경우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정치권에서 일반적인 관행으로 이어져 왔다. 용 후보자는 자신의 경우에는 연합명부 특성 때문에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의석을 승계할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의원 한 석과 연 11억원…보조금 논쟁의 정확한 구조

기본소득당은 올해 3분기 중앙선관위 경상보조금으로 2억7709만8720원을 받았다. 현재 분기 수준을 단순 연환산하면 약 11억1000만원 규모다.
그러나 이 돈을 단순히 “용혜인 의원 한 명 때문에 받는 11억원”이라고 표현하면 법적 구조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게 된다.
정치자금법 제27조는 5석 미만 정당 가운데 직전 총선 득표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더라도 의석을 보유하고 최근 전국단위 지방선거에서 0.5% 이상 득표한 정당에 경상보조금 총액의 2%를 배분하도록 규정한다.
따라서 기본소득당의 현재 보조금은 원내 1석과 지방선거 득표요건이 결합된 결과다.
반대로 그 1석이 사라지면 현재 적용되는 2% 우선배분 요건에도 직접적인 변화가 생긴다. 이 때문에 용 후보자의 의원직 유지 논쟁이 정당 재정문제와 연결되는 것이다.
Next Insight 분석 | 2026년 논란은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용혜인의 의원직 유지 논란을 2026년 장관 지명만 떼어놓고 보면 개인의 선택 문제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을 2020년과 2024년까지 돌려놓으면 구조가 달라진다.
소수정당은 독자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당선권을 비례연합을 통해 얻었고, 거대정당은 그 대가로 다양한 정치세력이 참여하는 연합의 외형과 명분을 확보했다. 선거가 끝난 뒤에는 공직선거법의 ‘제명 예외’를 이용해 소수정당 의원들이 다시 자신의 정당으로 돌아갔다.
이 과정은 현행법이 허용한 정치적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 만들어진 의석은 선거가 끝난 뒤에도 독립적인 정치적·재정적 효과를 만들어냈다. 기본소득당은 원내정당으로 존속했고, 2026년 지방선거 득표가 더해지면서 경상보조금 배분요건까지 충족했다.
그리고 장관 지명으로 의원직 사퇴 문제가 제기되자 연합명부에서 받은 의석을 원소속 정당이 승계할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가 그대로 드러났다.
따라서 이번 논란의 핵심은 용혜인 개인에게 ‘특혜 정치인’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데 있지 않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정당의 득표와 비례대표 의석은 누구의 것인가.
선거연합으로 획득한 의석이 선거 뒤 다른 정당의 원내 지위와 국고보조금까지 결정하도록 설계된 현재 제도가 유권자의 선택을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가.
두 번의 당선 안정권과 두 번의 제명·복귀를 둘러싼 논란은 결국 한 정치인의 문제가 아니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위성·연합정당 정치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제도적 모순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nextinsight.news@gmail.com
참고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직선거법」 제192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정치자금법」 제27조
국가법령정보센터 「국회법」 제29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상보조금 지급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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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의원직 유지 관련 2026년 8월 31일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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