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무죄’와 진행 중 재판 사이…김승원 신약 의혹, 법원의 판단은 어디까지 왔나

박지원 “청탁자·브로커도 무죄” 주장…현재 재판 상황과는 차이
제넨셀 설립자, 허위자료 제출 등 1심 유죄·항소심 진행
강씨·브로커 양씨 뇌물공여약속 사건은 11월 12일 1심 변론 종결 전망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끝난 다음 날, 정치권에서는 청문회 자체에 대한 평가가 시작됐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YTN 라디오에서 청문회를 “태산명동 서일필”에 비유하며 야당이 결정적인 잘못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자의 식약처 신약 임상시험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관련자들도 모두 무죄를 받았다”며 “청탁자나 브로커가 무죄가 될 리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는 박 의원의 정치적 평가다.

그렇다면 실제 법원의 판단은 어디까지 왔을까.

공개된 재판기록과 검찰 처분을 따라가면 ‘모두 무죄’라는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절차가 적지 않다.

제넨셀 설립자 1심, ‘전부 무죄’ 아니었다

제넨셀 설립자 강모씨는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식약처에 동물실험 관련 허위자료를 제출한 혐의 등을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법은 2024년 12월 강씨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일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현재 이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다만 같은 재판에서 검찰이 주장했던 모든 내용이 인정된 것은 아니다.

법원은 강씨 측이 브로커 양모씨 측 회사에 제공한 6억원 상당의 자금이 임상시험 승인 알선의 대가였다는 점 등에 대해서는 검찰의 입증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즉 일부 로비 관련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다른 범죄혐의는 유죄로 판단된 사건이다.

따라서 이 판결 자체를 ‘관련자 모두 무죄’로 요약하는 것은 현재 공개된 판결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브로커·설립자 ‘500만원 후원금’ 사건은 아직 1심 중

더 직접적으로 김 후보자와 연결되는 사건은 별도로 남아 있다.

강씨와 브로커 양모씨는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신속히 처리해달라는 요청을 김 후보자를 통해 식약처에 전달하고, 이후 김 후보자에게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혐의를 다투고 있으며 아직 법원의 유·무죄 판단이 나오지 않았다.

서울서부지법은 9월 15일 14차 공판을 열었지만 재판을 끝내지 않았다. 강씨의 별도 사건 항소심 결과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다음 기일을 11월 12일로 정했으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날 변론을 종결할 방침이다.

즉 청문회가 끝난 시점에도 이 사건은 진행 중인 형사재판이다.

김승원은 ‘무혐의’가 아니라 기소유예

김 후보자 본인의 처분도 정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가 업체 측으로부터 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실제 돈이 오가지 않았고, 신속한 임상시험 처리를 요청한 행위 자체를 위법한 청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식약처가 해당 요청으로 규정이나 매뉴얼을 위반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기소유예는 법원의 무죄 판결과도, 검찰의 혐의없음 처분과도 다르다.

김 후보자는 후원금 약속 자체를 부인하며 기소유예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헌법소원도 제기한 상태다.

따라서 김 후보자에 대해서도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 김 후보자는 이 사건으로 기소돼 형사재판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청탁 위법성’과 ‘후원금 약속’도 다른 쟁점

검찰과 법원이 비교적 신중하게 본 부분은 임상시험을 빨리 검토해달라는 요청 그 자체다.

검찰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국회의원이 국내 치료제 개발업체의 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만으로 위법한 청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관련 법원 판단에서도 정식 절차를 생략하거나 경쟁업체보다 우선 처리해달라는 취지까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이 나왔다.

반면 승인 요청 이후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약속했는가, 그것이 대가관계였는가는 별도의 쟁점이다.

바로 그 부분이 강씨와 양씨의 현재 재판에서 아직 심리되고 있다.

Next Insight 분석 | 정치적 평가는 끝났어도 사법절차는 끝나지 않았다

박지원 의원이 청문회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정치적 판단의 영역이다.

그러나 “관련자들이 모두 무죄”라는 표현은 현재 진행 중인 재판과 기존 판결을 함께 놓고 보면 그대로 사실관계를 설명하는 문장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강씨에게는 이미 일부 혐의에 대한 1심 유죄판결이 있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김 후보자와 관련된 후원금 약속 혐의로 기소된 강씨·양씨의 별도 재판은 아직 1심조차 끝나지 않았다. 김 후보자 본인도 무죄판결을 받은 것이 아니라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이를 스스로 다투고 있다.

반대로 이 사실들만으로 김 후보자의 범죄가 법원에서 확인됐다고 말할 수도 없다.

현재까지 법원이 비교적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은 신속한 임상시험 처리 요청만으로 불법 청탁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나머지 대가관계와 후원금 약속 문제는 아직 재판과 헌법절차가 남아 있다.

청문회는 하루 만에 끝났지만 사법적 시간표는 다르다.

정치권의 평가는 이미 결론을 향하고 있지만, 법원의 판단은 아직 진행형이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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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박지원 의원 YTN 라디오 발언 관련 이데일리 보도, 서울서부지법 제넨셀 관련 형사재판, 서울서부지검 김승원 후보자 불기소결정서, 김승원 후보자 기소유예 처분 관련 헌법소원, 연합뉴스·뉴스핌·SBS 관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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