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의대 중도탈락 383명, 지방 301명·78.6%…2년 연속 380명대
2027학년도 지역의사 490명 첫 선발…‘입학 정원’보다 졸업·수련·정착까지 이어지는 경로가 관건
지역 의료를 살리기 위해 지방 의대 정원을 늘리고 지역의사제까지 도입하지만, 지난해 의대를 떠난 383명 가운데 301명이 지방 의대에서 나왔다. 다만 이 숫자가 곧 ‘301명이 수도권 의대로 이동했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통계가 던지는 더 중요한 질문은 지방에 의대 자리를 늘리는 것과 실제 지역에 남는 의사를 늘리는 것이 과연 같은 정책인가에 있다.
178명→383명…의대에 붙고도 떠나는 학생 두 배로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전국 39개 의대의 중도탈락자는 383명이었다. 2022년 178명, 2023년 201명에서 2024년 386명으로 급증한 뒤 지난해에도 383명을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115% 이상 증가, 2년 연속 380명대다.
중도탈락에는 자퇴뿐 아니라 미등록·미복학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숫자 전체를 단순히 ‘반수생’이나 ‘상위 의대 갈아타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지역별 편중은 뚜렷하다. 지난해 지방권 27개 의대 중도탈락자는 301명으로 전체의 78.6%, 서울은 48명, 경인권은 34명이었다. 2024년에도 지방 의대 중도탈락자가 309명으로 전체의 80.1%를 차지했다. 부울경 67명, 충청 66명, 대구·경북 56명, 강원 51명, 호남 49명, 제주 12명 순이었다.
‘78.6%’만으로 지방 의대가 위험하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
숫자는 강하지만 해석에는 분모가 필요하다.
지방에는 애초 의대와 학생 수가 수도권보다 많다. 따라서 중도탈락자의 78.6%가 지방 출신이라는 사실만으로 지방 의대생의 중도탈락 ‘확률’이 수도권보다 몇 배 높다고 말할 수는 없다. 정확한 비교에는 권역별 재학생 수를 분모로 한 중도탈락률이 필요하다.
또 대학알리미 자료는 학교를 떠난 뒤 학생이 어디로 갔는지 추적하지 않는다. 입시업계는 지방 의대생이 수도권이나 선호도가 높은 의대로 다시 진학하려는 움직임을 주요 원인으로 추정하지만, 301명이 실제 수도권 의대로 옮겼다는 확인자료는 아니다.
이 구분은 중요하다. 현상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지방 의대에서 중도탈락이 2년 연속 집중된 사실 자체는 정책적으로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지방에 좌석을 놓는 것과 의사가 남는 것은 다른 문제
정부는 지역 의료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다시 지방 중심의 의대 증원에 들어갔다.
2027학년도 전국 의대 정원은 증원 이전인 2024학년도 3058명보다 490명 늘어난 3548명이며, 증가분은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대·의전원에 배정됐다. 2028~2031학년도에는 매년 613명 증가한 3671명 규모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 인력의 지역 정착은 ‘입학’ 한 번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지역 의대 입학 → 6년 교육 → 졸업 → 전공의 수련 → 전문의 취득 → 취업·개원
이라는 긴 경로를 거친다.
대학은 지방에 있어도 선호하는 수련병원과 전문과목, 취업기회와 생활기반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면 졸업 이후 이동 압력은 다시 생긴다. 따라서 의대 정원을 지방에 배치하는 것은 지역 의사를 늘리기 위한 필요조건일 수 있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490명 ‘지역의사’ 첫 선발…이번에는 사람의 이동까지 묶는다

정부가 2027학년도부터 지역의사제를 별도로 도입하는 이유도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다.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대·의전원에서 490명을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선발한다. 등록금·교재비·실습비·기숙사비 등을 지원하는 대신 의사면허 취득 후 지정된 지역에서 10년간 의무복무해야 한다.
기존 지역인재전형이 ‘지역 학생을 지역 의대에 입학시키는 장치’였다면 지역의사제는 입학 이후 근무지역까지 연결하려는 제도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다만 이 제도가 중도탈락을 늘릴지 줄일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 입시업계에서는 의무복무를 피하기 위한 상위 의대 재도전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반대로 처음부터 지역 근무 의사가 있는 학생을 별도 선발하고 학비지원과 의무복무를 결합한 만큼 이탈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 첫 입학생조차 아직 입학 전이다.
Next Insight 분석 | ‘지방 의대 입학’과 ‘지역에 남는 의사’는 같은 숫자가 아니다

383명이라는 숫자의 진짜 의미는 의대생이 많이 학교를 떠났다는 사실에만 있지 않다.
지역의료 정책은 지금까지 몇 명을 뽑았는가를 가장 쉽게 측정해왔다. 하지만 환자가 만나는 것은 의대 정원이 아니라 실제 지역에서 진료하는 의사다.
따라서 앞으로의 성적표는 더 길어져야 한다.
지역 학생 선발률 → 졸업률 → 지역 전공의 수련률 → 전문의 취득 후 지역 근무율 → 5년·10년 뒤 잔존율
까지 추적해야 한다. 이 경로에서 어느 단계에서 사람이 빠져나가는지를 확인하지 않고 입학 정원만 늘리면 정책은 숫자상 성공하면서도 현장에서는 실패할 수 있다.
지방 의대 중도탈락 301명이 모두 지역 의료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역에 의대 자리를 늘리는 것과 지역에 의사를 남기는 것이 서로 다른 과제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경고음으로 읽을 필요는 있다.
2027년 지역의사제 490명은 그 차이를 줄이려는 첫 실험이다. 성패는 몇 명을 선발했는지가 아니라 10년 뒤 실제 몇 명이 그 지역에서 환자를 보고 있는가로 판단해야 한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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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종로학원·대학알리미, 2025년 전국 의과대학 중도탈락 현황 분석.
교육부, 「2027~2031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배정안」, 2026.3.13.
보건복지부·교육부, 「2027학년도 지역의사선발전형 지원 길잡이」, 202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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