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지배권과 책임의 경계 ②] 일반주식 1표·창업자 주식 29표…미국 모회사에 집중된 경영권의 구조

차등의결권으로 주주총회 지배력 확보…한국 자회사 경영과 정보보안 감독, 실제 권한과 책임은 별도 확인 필요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회사 주식의 과반수를 보유하지 않고도 미국 모회사 쿠팡Inc의 주주총회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6년 주주총회 위임장에 따르면 김범석의 공시상 수익적 보유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약 9% 수준이지만, 산정된 전체 의결권 비중은 74.3%에 달한다.
김범석은 쿠팡Inc의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도 겸하고 있다. 한국에서 성장한 쿠팡의 최종 지배구조를 이해하려면 단순한 보유 지분보다 주식에 부여된 의결권과 경영진의 실제 권한을 함께 살펴야 한다.
일반주식 1표, 창업자 주식 29표
쿠팡Inc는 의결권이 다른 두 종류의 주식을 발행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A종 보통주는 1주당 1표, 김범석이 보유한 B종 보통주는 1주당 29표의 의결권을 갖는다.
2026년 4월 27일 제출된 주주총회 위임장에 따르면 3월 31일 기준 김범석의 수익적 보유주식은 B종 보통주 1억6441만881주다.
이 가운데 직접 보유한 주식은 1억4180만2990주다. 나머지는 신탁 보유주식 1600만 주와 60일 이내에 행사할 수 있는 주식매수선택권 660만7891주로 구성된다.
신탁 보유주식은 김범석이 투자권한을 갖지만 의결권은 배우자가 특별수탁자로서 행사하도록 돼 있다. 주식매수선택권 역시 실제 주식 취득 여부와 구분해야 한다.
따라서 공시상 의결권 비중 74.3%를 김범석 개인이 현재 모든 해당 주식의 의결권을 단독으로 행사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주주총회 지배력 확보…이사 선임과 기업구조 변경에 영향력
차등의결권은 외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창업자가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쿠팡Inc는 2025년 연차보고서에서 김범석의 의결권 지배가 다른 주주들의 주요 의사결정 참여에 제약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합병, 주요 자산 매각 등 주주총회 승인이 필요한 사안에서 창업자의 영향력이 크다는 의미다.
김범석은 CEO로서 회사 경영과 주요 전략적 투자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주주총회 의결권과 이사회 및 경영진의 업무상 권한은 서로 다르다.
쿠팡Inc는 독립이사와 감사위원회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 9월부터는 선임 독립이사가 이사회 운영과 경영진 감독을 지원하는 체계도 마련했다.
창업자에게 집중된 지배권과 이사회의 감독 기능이 실제 경영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중요한 확인 대상이다.
미국 모회사의 정보보안 감독…한국 자회사와 어디까지 연결되나

미국 쿠팡Inc는 한국 쿠팡㈜를 지배하는 모회사다. 그러나 두 회사는 법적으로 별개의 법인이며, 미국 모회사에 대한 주주총회 지배력이 한국 자회사의 모든 개별 업무에 대한 직접적인 지휘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반면 쿠팡Inc의 2025년 연차보고서에는 그룹 경영진이 사이버보안 정책과 전략을 감독하고, 이사회 감사위원회가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와 보안 위험 및 사고 대응을 논의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일정한 기준에 해당하는 보안 사고를 상부에 보고하고, 필요한 경우 감사위원회에도 전달하는 체계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미국 모회사의 경영진은 어떤 정보를 보고받았으며, 실제 보안 시스템의 운영과 감독에는 어느 정도 관여했을까.
연차보고서에 기재된 감독체계만으로 김범석 개인이 한국 자회사의 특정 보안 업무를 직접 지시했거나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을 부담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의사결정 기록과 업무분장, 관련 법률에 따른 의무 위반 여부를 구분해 확인해야 한다.
Next Insight 분석 | 집중된 지배권과 실제 경영책임의 범위
쿠팡의 차등의결권 구조는 창업자가 전체 주식의 과반수를 소유하지 않고도 미국 모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주주총회에서 행사할 수 있는 권한과 한국 자회사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이 언제나 동일한 범위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서는 실제 보안 시스템을 운영한 주체와 보안정책을 결정한 경영진, 관련 위험을 보고받고 감독할 의무를 부담한 주체를 구분해야 한다.
김범석의 공시상 의결권 비중 74.3%는 쿠팡의 지배구조를 보여주는 숫자다. 그 지배력이 한국 사업의 구체적인 의사결정에서 어떻게 행사됐는지는 별도의 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미국 모회사의 지배권과 한국 자회사의 책임이 어디에서 연결되는지 살펴보는 일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책임 범위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이메일 | nextinsight.news@gmail.com 카카오톡 | Next Insight News 비즈니스 채널 홈페이지 | nextinsightnews.com
참고자료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 Coupang, Inc. 2026년 정기주주총회 위임장(Form DEF 14A), 2026년 4월 27일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 Coupang, Inc. 2025년 연차보고서(Form 10-K), 2026년 2월
- 쿠팡Inc | 2026년 정기주주총회 위임장, 주식 소유구조 및 이사회 운영
- 쿠팡Inc | 2025년 연차보고서, 차등의결권과 사이버보안 감독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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