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 지배권과 책임의 경계 ⑤] 2025년 연간 신고액 넘어선 6개월 로비비용…트럼프와 가까운 로비회사에도 42만 달러
미국 의회는 한국의 쿠팡 조사에 차별 주장, 한국 정부는 반박…로비활동과 정책 대응의 인과관계는 별도 확인 필요
한국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둘러싼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미국 모회사 쿠팡Inc의 워싱턴 로비활동이 확대됐다.
미국 로비활동공개법(LDA)에 따른 신고자료를 보면 쿠팡Inc의 2026년 상반기 로비 관련 지출액은 237만 달러다. 지난해 연간 신고액 227만 달러를 6개월 만에 넘어섰다.
같은 기간 쿠팡이 고용한 외부 로비회사들은 백악관과 미국 의회, 무역대표부 등을 대상으로 활동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한국 정부의 쿠팡 관련 조사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로비활동이 실제로 어떤 정책적 결과를 가져왔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쿠팡이 신고한 비용과 활동 내용, 미국 정치권의 대응을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반기 237만 달러…지난해 연간 신고액 초과
미국 상원에 공개된 로비활동 신고자료에 따르면 쿠팡Inc의 2026년 1분기 지출액은 109만 달러, 2분기는 128만 달러다.
상반기 합계는 237만 달러로, 2025년 연간 신고액 227만 달러보다 10만 달러 많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알려진 2025년 4분기에 58만 달러를 신고했다. 올해 2분기 지출액은 당시보다 약 2.2배 증가했다.
다만 쿠팡이 신고한 지출액에는 외부 로비회사에 지급한 비용도 포함된다. 외부 업체들이 별도로 신고한 수입을 다시 더하면 동일한 비용을 중복 계산할 수 있다.
237만 달러 역시 쿠팡의 미국 내 모든 대외협력 비용이나 한국 정부 관련 사안에만 사용된 금액을 뜻하지 않는다.
트럼프와 가까운 밸러드 파트너스…상반기 42만 달러
쿠팡이 고용한 외부 로비회사 가운데 밸러드 파트너스(Ballard Partners)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상원 공개자료에 따르면 밸러드 파트너스는 쿠팡을 고객으로 등록하고 2026년 1분기 17만 달러, 2분기 25만 달러의 로비 수입을 신고했다.
상반기 합계는 42만 달러다.
이 회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오랜 관계를 맺어온 로비스트 브라이언 밸러드가 설립한 업체다.
2분기 신고서에는 백악관과 미국 하원, 무역대표부를 대상으로 한 활동이 기재됐다. 주요 논의 사항은 미국의 수출 촉진과 국제 경제정책,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과의 경제·상업 관계 강화 등이었다.
다만 신고서에 특정 정부기관이 기재됐다는 사실만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났거나 특정 정책의 변경을 요청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수출·투자·일자리 강조…쿠팡이 밝힌 로비 목적
쿠팡Inc가 직접 제출한 2분기 신고서에는 미국 기업과 농업 생산자들의 쿠팡 물류·유통 서비스 활용 확대,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에 관한 논의가 기재됐다.
무역 분야에서는 미국의 수출 촉진과 국제 투자 확대, 한국·일본·대만·영국·유럽연합 등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주요 활동 내용으로 신고했다.
쿠팡은 지난 7월 16일 공식 입장문에서도 미국 로비활동은 글로벌 수출 확대와 무역·투자 진흥을 위한 합법적인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 대한 투자와 고용 창출, 대만 로켓배송과 글로벌 전자상거래 사업 확대 역시 로비활동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쿠팡은 외부 로비업체의 신고 수입을 회사의 지출액에 다시 합산하는 것은 중복 계산이며, 로비활동을 개인정보 유출 조사에 대한 압력 행사와 연결하는 해석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의회는 ‘차별’ 주장…한국 정부는 공식 반박
쿠팡의 미국 로비활동이 확대된 시기, 미국 정치권에서는 한국 정부의 쿠팡 관련 조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공화당 측은 지난 7월 1일 중간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에 차별적인 조사와 규제를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여러 한국 정부기관이 쿠팡을 조사한 상황을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라는 관점에서 설명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주장을 반박했다.
외교부는 7월 2일 미국 의회 보고서가 쿠팡 측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반영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쿠팡에 대한 조사와 규제는 한국 법률에 따라 적법하고 공정하게 진행됐으며, 기업의 국적에 따른 차별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도 다음 날 기업 국적을 이유로 한 차별이나 표적 조사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 보고서에 차별 주장이 담겼다는 사실과 한국 정부가 실제로 미국 기업을 위법하게 차별했다는 판단은 구분해야 한다.
또한 쿠팡의 로비활동과 의회 보고서 발표가 같은 시기에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보고서가 쿠팡이 지급한 로비비용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Next Insight 분석 | 237만 달러의 로비와 한국 소비자의 개인정보 보호

쿠팡Inc는 미국에서 기업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설명하고 정책적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로비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지출액 237만 달러와 외부 로비회사의 활동은 공개자료로 확인된다. 반면 개별 정치인의 발언과 미국 의회 보고서에 쿠팡의 로비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별도 증거가 필요하다.
이번 사안에서 구분해야 할 것은 미국 기업으로서의 정책적 이해관계와 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법인의 법적 의무다.
한국 쿠팡은 국내 개인정보 보호법 등 관련 법률에 따른 의무를 부담한다. 미국 모회사 역시 기업집단 차원의 경영과 감독에 실제로 행사한 권한에 따라 별도의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 차별 주장이 제기되더라도 한국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관한 사실관계와 법적 책임은 관련 법령과 증거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쿠팡이 미국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뿐 아니라 한국 소비자 보호에 관한 책임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237만 달러는 쿠팡의 미국 로비활동 규모를 보여주는 숫자다. 그 활동이 한국의 개인정보 유출 조사와 실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는 공개된 활동 내용과 추가적인 의사결정 자료를 통해 구분해야 한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이메일 | nextinsight.news@gmail.com 카카오톡 | Next Insight News 비즈니스 채널 홈페이지 | nextinsightnews.com
참고자료
- 미국 상원 로비활동 공개 시스템 | Coupang, Inc. 2025년 1~4분기 로비활동 신고서
- 미국 상원 로비활동 공개 시스템 | Coupang, Inc. 2026년 1·2분기 로비활동 신고서
- 미국 상원 로비활동 공개 시스템 | Ballard Partners, Coupang 관련 2026년 1·2분기 신고서
- 쿠팡 뉴스룸 | 쿠팡Inc 로비 관련 보도에 대한 입장, 2026년 7월 16일
-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공화당 측 | 한국의 미국 기업 차별 관련 중간보고서, 2026년 7월 1일
- 연합뉴스 | 한국 외교부의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보고서 관련 입장, 2026년 7월 2일
- 연합뉴스 | 한국 대통령실의 미국 기업 차별 주장 관련 입장, 2026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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