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객정보 유출, 미국 법원에 선 쿠팡Inc와 김범석…세 가지 소송의 쟁점

[쿠팡, 지배권과 책임의 경계 ⑥] 소비자·투자자·주주가 제기한 미국 소송 최소 4건…개인정보 보호와 경영진 감독 책임 다툼

뉴욕 법원은 관할권부터 확인…미국 모회사와 한국 자회사의 법적 구분, 실제 경영 관여 여부가 핵심

한국에서 발생한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미국 법정에서도 다뤄지고 있다. 한국 소비자의 피해배상뿐 아니라 미국 투자자에 대한 공시 의무와 김범석 창업자를 비롯한 경영진의 감독 책임까지 쟁점으로 떠올랐다.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6년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소비자 집단소송, 증권 집단소송, 주주대표소송 등 세 유형의 소송이 제기됐다. 개별 사건은 최소 4건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소송이 제기됐다는 사실만으로 미국 모회사나 김범석 개인의 법적 책임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소송은 원고와 청구 목적, 적용 법률부터 다르다.

한국 소비자 개인정보 유출…뉴욕 법원에서 손해배상 청구

지난 2월 6일 미국 뉴욕 동부연방법원에 쿠팡Inc와 김범석 창업자를 상대로 개인정보 유출 관련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원고 측은 미국 모회사와 김범석이 개인정보 보호 및 정보보안 감독에 관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미국과 한국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이다.

9월 1일 열린 첫 사전 변론에서는 사고에 대한 배상책임보다 미국 법원의 관할권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앤 도널리 판사는 한국에서 발생한 사건을 뉴욕 동부연방법원에서 심리해야 하는 이유와 미국 모회사의 관련성, 대표 원고들의 거주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쿠팡 측은 실제 서비스가 한국 법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미국 모회사와 한국 자회사는 별개의 법적 실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원고 측은 미국 모회사의 경영진이 한국 사업에 영향을 미쳤으며, 쿠팡Inc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SEC에 직접 공시했다는 점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양측에 10월 6일까지 추가 서면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아직 미국 모회사나 김범석의 손해배상 책임에 관한 최종 판단이 내려진 단계는 아니다.

미국 투자자도 소송…정보보안 위험을 제대로 알렸나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별도의 소송으로 이어졌다.

지난 1월 6일 쿠팡Inc 주식을 취득한 투자자들이 미국 워싱턴주 서부연방법원에 증권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들은 2025년 5월 7일부터 12월 16일까지 쿠팡 A종 보통주를 취득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회사와 일부 경영진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허위 또는 오해를 유발하는 설명을 했다고 주장한다.

쟁점은 미국 증권거래법상 중요한 정보를 투자자에게 적절하게 제공했는지, 관련 발언이나 공시가 투자 판단 및 손실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다.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증권법 위반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이 주장하는 정보공개 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관계는 별도로 심리해야 한다.

김범석과 이사회 상대 주주대표소송…감독 의무가 쟁점

소비자와 투자자의 직접적인 손해배상 청구와 달리, 주주대표소송에서는 경영진이 회사에 대한 의무를 이행했는지가 문제 된다.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김범석 등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이 제기됐다. 3월에는 워싱턴주 서부연방법원에도 별도의 주주대표소송이 접수됐다.

두 사건에서 주주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경영진의 감독 의무 및 증권법 위반 여부 등을 다투고 있다.

주주대표소송은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경영진 등의 책임을 묻는 절차다. 소비자가 자신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과는 법적 목적이 다르다.

쿠팡Inc는 관련 소송에서 적극적으로 방어하겠다는 입장을 SEC 보고서에 명시했다. 소송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규모 역시 현재 합리적으로 추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국 모회사와 한국 자회사…관할권과 배상책임은 별개

이번 소송의 중요한 쟁점은 미국 모회사가 한국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관해 어떤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가다.

한국 쿠팡㈜와 미국 쿠팡Inc는 법적으로 별개의 회사다.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보유한다는 이유만으로 자회사의 모든 행위에 대한 책임을 자동으로 부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법인이 별개라는 사실만으로 미국 모회사의 독자적인 법적 의무나 실제 경영 관여에 따른 책임 가능성까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정보보안 정책을 누가 결정했으며, 한국 사업의 보안 위험을 어느 조직이 보고받고 감독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쿠팡Inc가 미국 상장사로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SEC에 공시했다는 사실과 해당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미국 법원이 사건을 심리할 수 있는지에 관한 관할권 판단, 집단소송으로 진행할 수 있는지에 관한 절차적 판단, 피고의 실제 법적 책임에 관한 판단은 각각 별개의 문제다.

Next Insight 분석 | 한국에서 발생한 사고, 미국의 경영권과 책임은 어디까지 연결되나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한국 소비자에게 발생했지만, 미국에서는 소비자 피해와 투자자 손실, 경영진의 감독 의무를 둘러싼 서로 다른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세 유형의 소송은 같은 사고에서 출발했지만 확인해야 할 사실과 법적 책임의 범위는 다르다.

특히 미국 모회사가 한국 사업의 정보보안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는 기업집단의 지배구조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실제 업무분장과 내부 보고체계, 경영진이 행사한 감독 권한이 중요한 확인 대상이다.

뉴욕 법원에서는 우선 해당 사건을 미국에서 심리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고 있다. 관할권 문제가 해소되더라도 미국 모회사와 김범석 개인의 책임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쿠팡의 미국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쟁은 기업의 국적을 구분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미국 모회사와 경영진이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으며, 그에 따른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지가 핵심이다.

미국 법원에서 진행 중인 소송은 그 책임의 범위를 확인하는 또 하나의 절차가 되고 있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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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 Coupang, Inc. 2026년 2분기 보고서(Form 10-Q), 법적 분쟁 및 우발채무
  • 미국 뉴욕 동부연방법원 | Lee et al. v. Coupang, Inc. et al., 사건번호 1:26-cv-00687
  • 미국 워싱턴주 서부연방법원 | Lee et al. v. Coupang Inc. et al., 사건번호 2:26-cv-00047
  •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 | Warga v. Kim et al., 사건번호 5:26-cv-00087
  • 미국 워싱턴주 서부연방법원 | Wilson v. Kim et al., 사건번호 2:26-cv-01002
  • 연합뉴스 | 로비선 ‘美기업’ 앞세우다…쿠팡, 美집단소송선 ‘韓플랫폼’ 주장, 2026년 9월 2일
  • 미국 연방민사소송규칙 | 제23조 집단소송 및 제23.1조 주주대표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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