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캐디피 시장의 결제 전환…현금 중심에서 카드·간편결제로

공정위 표준약관 개정 절차…연 1조8천억원 캐디피 결제 투명화·소비자 선택권 확대 기대

골프장의 대표적인 ‘현금 결제 영역’으로 남아 있던 캐디피 결제 방식이 바뀔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신용카드·계좌이체·간편결제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골프장 이용 표준약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연간 약 2조원에 이르는 시장인 만큼 소비자 편의뿐 아니라 캐디 소득의 투명성, 카드수수료 부담까지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2조원 가까운 시장인데 결제는 아직 ‘현금 중심’

캐디피는 골프 이용객이 경기보조원인 캐디에게 직접 지급하는 비용이다. 그린피와 카트비, 식음료비는 카드로 결제하면서도 캐디피만큼은 현금 지급이 사실상 관행으로 굳어져 왔다.

한국골프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2025년 국내 골프장 이용객이 지급한 캐디피는 약 1조7,800억원​에 달한다. 2026년 대중형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는 평균 14만6,300원이며, 조사 대상 406곳 가운데 75.4%가 15만원대를 받고 있다. 2006년과 비교하면 약 79%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전체 캐디피 시장을 연간 1조7,800억원에서 2조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공정위, 이르면 9월 표준약관 개정 심의

공정위는 캐디피 결제수단을 다양화하는 내용의 ‘골프장 이용 표준약관’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7월 말 소비자단체와 관계기관 등에 대한 의견수렴을 마쳤으며, 이르면 9월 말 약관심사위원회에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신용카드뿐 아니라 계좌이체와 간편결제 등을 이용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도 지난 10일 김대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만나 캐디피 결제수단 다양화를 포함한 골프장 제도개선을 논의했고, 정부가 표준약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표준약관 개정이 곧바로 모든 골프장에 카드결제를 법률로 의무화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향후 실제 현장에서 어느 정도 정착할지는 골프장의 도입과 별도의 제도개선 과정까지 지켜봐야 한다.

골퍼 99% “결제 방식 개선 필요”

현금 결제에 대한 이용자 불편은 상당하다.

최근 1년 안에 캐디 동반 라운드를 경험한 성인 골퍼 1,02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94%가 결제 방식 개선이 ‘매우 필요하다’, 5.1%가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두 응답을 합하면 99.1%다.

직전 라운드에서 캐디피를 현금으로만 지급했다는 응답도 96.7%에 달했다.

골프장 예약부터 체크인, 그린피 결제까지 대부분 디지털화됐지만 마지막 캐디피만 현금을 준비해야 하는 구조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장 직접적인 불편이었다.

‘연 5천만원’ 캐디 소득…카드결제는 세금 문제와도 연결

결제 방식 변화가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소득 투명성이다.

2023년 기준 캐디 1인당 연평균 수입이 약 5,500만원으로 추산​된 자료가 있는 반면, 과거 종합소득세 신고 인원과 신고금액은 실제 활동 인원에 비해 크게 적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돼 왔다. 2021년 귀속 종합소득세 신고 캐디는 3,388명에 불과했다. 이후 국세청의 신고 안내가 강화되면서 2024년에는 신고 건수가 크게 늘었다.

다만 카드결제가 도입돼야 비로소 캐디에게 납세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현행 소득세법상 골프장 사업자는 캐디가 고객에게 직접 받은 용역대가에 대한 소득자료를 국세청에 제출할 의무가 있으며, 관련 자료는 다음 달 말까지 제출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카드·간편결제 도입의 의미는 새로운 세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결제 기록을 남겨 기존 소득신고 체계를 보다 정확하게 만드는 데 있다.

변수는 수수료…결국 캐디피가 오를 수도

제도 변화가 소비자에게 무조건 이익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신용카드 결제에는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 비용을 캐디와 골프장, 이용객 가운데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따라 실제 현장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한국골프소비자원도 카드결제 확대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캐디피가 다시 인상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결제 편의를 높였다가 그 비용이 캐디피 인상으로 전가된다면 소비자 부담을 줄인다는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 만큼 수수료 구조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Next Insight|핵심은 ‘카드 한 장’이 아니라 2조원 시장을 정상적인 거래 구조로 만드는 것

이번 변화의 의미를 단순히 “골프장에서도 캐디피를 카드로 낼 수 있게 된다”​는 편의성만으로 보면 핵심을 놓칠 수 있다.

연간 2조원에 가까운 시장이 성장했는데도 거래 방식은 오랫동안 현금 중심에 머물러 있었다. 소비자는 결제수단을 선택하기 어려웠고, 소득자료 역시 실제 거래내역과 정확히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카드·계좌이체·간편결제 도입은 이 시장에 결제 기록과 소비자 선택권을 동시에 가져오는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제도가 성공하려면 결제수단만 바꿔서는 부족하다. 카드수수료가 캐디피 인상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하고, 골프장과 캐디의 정산 부담도 최소화해야 한다.

결국 2조원 캐디피 시장의 변화는 현금을 카드로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골프가 이미 대중적인 산업으로 성장한 만큼 결제와 소득관리 역시 그 규모에 맞는 투명한 시스템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nextinsight.news@gmail.com

참고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골프장 이용 표준약관 개정 추진
  • 한국골프소비자원, 2026년 캐디피 조사
  • 국세청, 캐디 용역소득 자료제출 제도
  • 국회·문화체육관광부 골프장 제도개선 논의

#캐디피 #골프장 #카드결제 #간편결제 #골프산업 #공정거래위원회 #소득투명성 #골프정책

카카오톡으로 Next Insight News 받아보기
하루 1~2회, 꼭 봐야 할 주요뉴스와
Next Insight 분석을 정리해 보내드립니다.
Ch+ Next Insight News 채널 추가
기사제보·문의도 카카오톡 채널에서 받습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