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스토킹 공방 오늘 결심공판…‘쌍방 연락’과 ‘원치 않는 접근’ 사이, 법원은 무엇을 보나

[심층분석] 지난해 8월 고소→세 차례 접근금지 주장→벌금 300만원 약식명령→A씨 불복해 정식재판

A씨 “사적·쌍방 관계” vs 황정민 측 “연락 중단 요구에도 반복 접촉”…77차례 통화 성격이 핵심 쟁점

8월 11일 오후 결심공판…검찰 구형 후 별도 선고기일서 유·무죄 판단

연예인은 왜 스토킹 표적이 되나…SNS가 만든 ‘가짜 친밀감’과 공개된 동선, 산업 차원의 보호체계 필요

배우 황정민을 둘러싼 스토킹 사건이 2026년 8월 11일 1심 결심 단계에 들어갔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이날 오후 황정민을 스토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의 최종 의견과 구형, 피고인 측 최후진술 등이 이뤄진 뒤 재판부가 변론을 종결하고 별도의 선고기일을 정하는 절차다.

따라서 ‘오늘 판결이 난다’고 표현하면 정확하지 않다.

2026년 8월 11일 오후 2시 43분 현재 주요 언론과 법조계 보도를 통해 공개된 것은 이날 오후 결심공판이 열리고 검찰의 구형이 이뤄질 예정이라는 사실까지다. 검찰의 실제 구형량과 최후진술 내용은 이 시각 현재 공개 확인되지 않았다. 최종 유·무죄와 형량 역시 향후 별도 선고기일에 재판부가 결정한다.


■ 사건의 출발…황정민, 지난해 8월 A씨 스토킹 혐의 고소

이번 사건은 황정민이 2025년 8월 A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하면서 본격화됐다.

황정민 소속사 샘컴퍼니 측은 A씨가 황정민의 의사에 반해 연락과 접근을 지속했고, 법원이 A씨에게 세 차례에 걸쳐 접근금지 등의 잠정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후 법원은 2026년 2월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법적 구분이 필요하다.

A씨는 약식명령을 받아들이지 않고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형사사건에는 확정된 유죄판결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약식명령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A씨가 정식재판을 요구하면서 사건은 법정에서 처음부터 다시 심리되는 절차로 들어갔다.

A씨는 별도로 황정민을 상대로 약 2억원 규모의 민사 손해배상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 두 사람은 어떻게 알게 됐나…‘팬과 배우’인가 ‘사적 관계’인가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맞서는 부분이다.

보도를 종합하면 두 사람이 처음 접촉한 것은 2023년 무렵으로 알려졌다.

YTN이 디스패치 보도를 인용해 전한 사건 경위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23년 8월부터 2024년 3월 사이 세 차례 직접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 만남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다.

A씨는 황정민과 단순한 팬과 배우 사이가 아니라 개인적인 관계를 이어갔다고 주장한다.

반면 황정민 측은 배우가 팬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했으며 A씨가 그 관계의 의미를 지나치게 확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A씨가 SNS를 통해 대화내용과 통화녹취 등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다시 커졌다.

하지만 A씨가 공개한 자료의 의미와 전체 맥락에 대해 양측의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단계에서 어느 한쪽의 주장을 사실로 확정해서는 안 된다.

최종 판단은 형사재판의 증거조사와 법원의 판결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 ‘소주 사업’ 이야기가 갈등의 시작?

사건 경위를 다룬 보도에서는 황정민이 대화 과정에서 소주와 관련한 사업 아이디어를 언급했고, A씨가 이를 실제 사업제안으로 받아들인 과정도 등장한다.

A씨는 이후 시장조사와 디자인 등 준비작업을 진행했다고 주장했지만 관계가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으면서 갈등이 커졌다는 것이 보도된 내용이다.

황정민 측 설명에 따르면 2024년 3월에는 직접 A씨를 만나 오해를 불러일으킨 부분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가족에게는 더 이상 연락하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의사를 전달했다.

이 시점이 법적으로 중요한 이유가 있다.

스토킹 사건에서는 두 사람이 처음부터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는지 여부만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핵심 쟁점은 ‘예전에 친했느냐’가 아니다

현행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고, 주거·직장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전화·메시지 등을 보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규율한다.

이 같은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뤄지면 스토킹범죄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과거에 서로 알고 지냈거나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후의 모든 접촉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연인이나 친구 관계였더라도 한쪽이 명확히 관계 종료와 연락 중단 의사를 표시한 이후 계속되는 접근은 별도로 판단될 수 있다.

반대로 상대방이 실제로 계속 적극적인 연락을 하고 관계를 유지했다면 피고인 측에서는 ‘상대방 의사에 반하는 일방적인 접촉이 아니었다’​는 논거로 사용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사건에서도 법원은 단순한 통화 횟수보다 각 통화와 메시지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목적으로 이뤄졌는지​를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법 조문과 공개된 사건 쟁점에 따른 분석이며 실제 범죄 성립 여부는 재판부가 판단할 사안이다.


■ ‘77번 통화’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이유

A씨가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반박 근거 가운데 하나가 통화기록이다.

보도에 따르면 2024년 5월부터 2025년 5월까지 두 사람 사이에 총 77차례의 통화가 있었으며 이 가운데 62건은 황정민 측에서 발신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A씨 입장에서는 이를 근거로

“일방적으로 내가 연락한 관계가 아니었다”

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황정민 측 해석은 다르다.

관련 보도에서는 황정민이 먼저 전화를 건 상당수의 통화 역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연락을 중단하도록 요청하거나 문제를 정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따라서 단순히

‘황정민이 62번 전화했다 = 스토킹이 아니다’

라고 결론 내릴 수도 없고,

반대로

‘A씨가 반복해서 연락했다 = 곧바로 유죄’

라고 판단할 수도 없다.

통화내용, 선행 메시지, 관계종료 의사, 가족에 대한 연락, 연락 빈도와 시간, 잠정조치 이후 행동 등이 함께 판단돼야 한다.


■ 가족에게까지 연락…황정민 측이 문제 삼은 부분

황정민 측이 스토킹이라고 주장하는 행위에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을 통한 접촉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황정민의 아들에게 연락해 황정민에게 메시지를 전달해달라는 취지의 연락을 했고, 장문의 메시지와 편지 등을 반복적으로 보냈다는 내용도 고소 과정에서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스토킹처벌법은 보호대상을 피해 당사자에만 한정하지 않는다.

2023년 법 개정을 통해 피해자의 동거인과 가족까지 긴급응급조치와 잠정조치의 보호범위가 확대됐으며, 개인정보·위치정보를 온라인에 게시하는 행위와 온라인상 사칭 등도 스토킹행위 유형에 추가됐다.

디지털 시대의 스토킹이 단순히 ‘집 앞에서 기다리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법률이 반영한 것이다.


■ 법원은 왜 접근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나

스토킹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수사기관과 법원은 형사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할 수 있다.

현행법상 피해자나 주거지 등으로부터 100m 이내 접근금지, 전화·메시지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등이 가능하다.

사안에 따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이나 유치장·구치소 유치 같은 보다 강한 잠정조치도 가능하다.

황정민 소속사는 A씨에 대해 법원이 세 차례 접근금지 등의 잠정조치를 했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잠정조치는 피해자 보호와 재범 방지를 위한 선제적 조치이므로 그것 자체가 정식재판의 최종 유죄판결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 유죄 인정되면 어느 정도까지 처벌 가능한가

현재 시행 중인 스토킹처벌법 제18조에 따르면 일반적인 스토킹범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해 범행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올라간다.

법원은 유죄판결과 함께 수강명령이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등을 병과할 수도 있다.

2023년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었던 이른바 반의사불벌 조항도 삭제됐다.

이는 스토킹 사건이 합의 압박이나 보복 위협으로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철회하면서 강력범죄로 확대되는 문제를 막겠다는 취지다.


■ 오늘 결심공판에서 나오는 것은 ‘판결’이 아니라 ‘검찰의 요구’

이번 사건을 보도하면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예를 들어 벌금형 또는 징역형을 구형하더라도 그것은 검찰이 재판부에 요구하는 형량이지 법원의 판결이 아니다.

재판부는 검찰의 구형과 변호인의 최종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 제출된 증거를 종합한 뒤 별도의 선고기일에 판단한다.

오늘 오후 2시 43분 현재 확인되는 최신 보도에서도 검찰 구형은 ‘예정’으로 보도되고 있다.

따라서 현 시점 기사의 정확한 문장은

“황정민 스토킹 사건 A씨의 결심공판이 11일 오후 열리며 검찰이 구형할 예정이다”

이다.

‘A씨에게 오늘 ○○형이 확정됐다’고 쓰면 사실과 다르다.


■ 연예인은 왜 스토킹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쉬운가

황정민 사건을 특정 개인 간 갈등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는 연예계에서 비슷한 피해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핑크 정은지를 스토킹한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자택에 찾아가거나 차량을 따라가고, 경찰 경고 이후에도 SNS와 팬 소통서비스 등을 통해 544차례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인정됐다. 항소심 법원은 2024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했다.

비·김태희 부부의 자택을 반복해서 찾아가 초인종을 누른 사건에서는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이 선고됐고, BTS 뷔의 자택을 찾아간 사건에서도 경찰이 100m 접근금지와 전기통신을 통한 연락금지 조치를 내렸다. 트와이스 나연의 경우에는 스토커가 귀국 비행기에까지 탑승해 접근을 시도한 사례가 있었다.

이 사례들은 연예인 스토킹의 공통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 SNS가 만든 ‘나는 이 사람을 잘 안다’는 착각

첫 번째 원인은 이른바 준사회적 관계(parasocial relationship)​다.

이는 시청자나 팬이 실제로는 일방적인 관계임에도 미디어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에게 친밀감을 느끼는 현상을 뜻한다.

그 자체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아니다.

대부분의 팬은 현실과 미디어 관계의 차이를 분명하게 구분한다.

그러나 극소수에서는 이러한 친밀감이

“나는 그 사람을 누구보다 잘 안다”
→ “그 사람도 나를 특별하게 생각할 것이다”
→ “나에게 답할 의무가 있다”

는 식의 관계 착각이나 권리의식으로 변할 수 있다.

법심리학 분야에서도 유명인 숭배, 준사회적 상호작용과 스토킹 사이의 관계는 오랫동안 연구돼 왔다.


■ SNS·팬 플랫폼은 친밀감을 훨씬 강하게 만든다

과거에는 팬이 배우를 만나는 기회가 영화관이나 팬미팅 정도로 제한됐다.

지금은 다르다.

인스타그램과 라이브방송, 팬 커뮤니티, 유료 메시지 서비스 등을 통해 스타의 일상과 말투, 취미, 이동 일정까지 매일 접할 수 있다.

때로는 스타가 댓글에 답하거나 팬의 이름을 불러준다.

정상적인 팬에게는 소중한 소통이지만, 경계 인식이 취약한 일부 사람에게는 ‘나와 실제 관계가 시작됐다’는 잘못된 확신​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유명인 스토킹을 분석한 미국 법무부 지원 연구에서도 연락을 보내는 사람이 유명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가 실제 접근행동과 연관된 중요한 분석요소로 다뤄졌다. 특히 연구는 노골적인 협박을 하지 않는 사람도 실제 접근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위협 메시지가 없으니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 연예인은 동선 자체가 상품이다

두 번째 구조적 문제는 노출된 일정이다.

배우는 시사회에 참석하고 가수는 공항을 이용하며 스포츠 스타는 경기장으로 이동한다.

촬영지와 행사장, 출퇴근 차량, 이용 항공편 등이 팬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공유된다.

일반인의 경우 쉽게 알 수 없는 위치정보가 연예인의 경우 직업 특성 때문에 상당 부분 공개되는 것이다.

정은지 차량 미행, 나연의 항공기 접근, 뷔 자택 접근 사례는 이런 위험이 온라인을 넘어 실제 공간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친절’이 동의는 아니다

이번 황정민 사건이 사회적으로 던지는 중요한 질문도 이 부분이다.

연예인은 직업 특성상 팬에게 친절해야 한다.

사진을 찍고, 메시지에 답하고, 농담을 하고, 때로는 직접 전화하거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친절이나 과거의 교류가 이후 모든 접근에 대한 포괄적 동의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스토킹 여부를 판단하면서 모든 친절한 대화를 사후적으로 ‘피해자의 방어행동’이라고 해석해서도 안 된다.

결국 법원이 살펴봐야 할 것은 관계 전체의 객관적인 맥락이다.

언제 관계가 시작됐는지보다 언제 상대방이 관계 종료나 연락 중단 의사를 표시했고, 그 이후 어떤 행동이 반복됐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이는 현행 스토킹처벌법의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지속·반복 행위’라는 구조에서 도출되는 판단 기준이다.


■ 연예계 스토킹을 줄이려면 ‘경호원 늘리기’만으로 부족하다

대책은 범죄가 발생한 뒤 경찰에 신고하는 수준을 넘어야 한다.

우선 연예기획사는 팬과 연예인의 개인 연락경로를 업무 시스템과 분리해야 한다. 개인 휴대전화와 주소, 가족 연락처, 차량번호, 숙소와 항공편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반복적인 연락이 시작되면 담당 매니저 개인의 판단에 맡기지 않고 회사 차원의 기록으로 관리해야 한다.

두 번째는 초기 위험평가다. 반복 메시지의 횟수만 볼 것이 아니라 자택 방문, 가족 접촉, 위치추적, 관계 망상, 거절 이후 분노, 자해·타해 암시, 우회계정 생성 등의 행동변화를 종합해야 한다. 미국의 유명인 대상 위협연구에서도 명시적 협박 여부만으로 위험성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세 번째는 증거 보존이다. 메시지를 즉시 삭제하거나 전화번호부터 바꾸기보다는 문자·SNS DM·통화내역·CCTV·택배·편지·접근 날짜와 장소를 시간순으로 보존해야 향후 신고와 잠정조치 신청에서 객관적 자료가 된다.

네 번째는 플랫폼의 역할이다. 차단 이후 새 계정을 만들어 반복적으로 접근하는 행위, 위치정보 공개, 가족 개인정보 유포, 연예인을 사칭하는 계정 등에 대해 플랫폼이 보다 빠른 탐지와 차단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우리 법도 이미 개인정보·위치정보 온라인 게시와 온라인 사칭을 스토킹행위 유형에 포함시키고 있다.

마지막은 언론의 역할이다. 스토킹 사건을 보도하면서 피해자의 집 위치, 세부 동선, 가족정보 등을 다시 노출하거나 피의자가 공개한 사적인 자료를 맥락 없이 확대 재생산하면 오히려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 내년에는 피해자가 법원에 직접 접근금지 신청할 길도 넓어진다

스토킹 피해자 보호제도는 추가로 강화될 예정이다.

2026년 4월 공포된 개정 스토킹처벌법은 2027년 4월 22일부터 새로운 피해자보호명령 제도를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사나 경찰에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피해자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법원에 직접 접근금지 및 전기통신 접근금지 등의 피해자보호명령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법원에 스토킹사건조사관을 두고 재발위험과 피해자 보호 필요성을 조사하는 제도도 신설된다.

형사처벌 이전 단계의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려는 변화다.


■ 팬 문화 전체를 ‘잠재적 스토커’로 봐서는 안 된다

연예인 스토킹 문제를 다루면서 반드시 구분할 것도 있다.

수백만 명의 팬이 스타를 좋아하고 공연을 찾아가거나 SNS를 팔로우한다고 해서 그것이 스토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준사회적 관계 역시 현대 미디어 소비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상대방의 거절 이후에도 자신의 욕구를 상대방의 의사보다 우선시하고 실제 생활영역을 침범하는 순간이다.

팬심과 스토킹을 나누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결국 ‘좋아하는 마음의 크기’가 아니라 상대방의 경계를 존중하느냐다.


■ 황정민 사건이 남긴 가장 중요한 질문

이번 형사재판에서 재판부가 판단해야 할 핵심은 황정민이 유명 배우인가도 아니고 A씨가 팬이었는가도 아니다.

두 사람이 과거 몇 차례 만났다는 사실이나 서로 통화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결론을 낼 수 없다.

법원이 확인해야 할 것은

어느 시점부터 어떤 의사표시가 있었고, 이후 어떤 접촉이 반복됐으며, 그것이 상대방 의사에 반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스토킹행위에 해당하는가​다.

황정민 측은 명확한 거절 의사 이후에도 연락과 가족 접촉이 이어졌다는 입장이다.

A씨는 두 사람 사이에 상당한 기간 상호 연락이 이어졌기 때문에 일방적 관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두 주장의 어느 쪽이 법적으로 인정될지는 오늘 검찰의 구형이 아니라 향후 재판부의 1심 선고에서 결정된다.


■ 결론 ― 유명인의 친절과 사생활의 경계, 사회가 다시 정해야 한다

황정민 사건은 연예인의 사생활 논란과 스토킹 문제라는 두 가지 이슈가 한 사건에 겹쳐 있다는 점에서 더욱 복잡하다.

특히 당사자가 공개한 사적인 대화 일부가 SNS에 유통되면서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기도 전에 온라인 여론이 먼저 유·무죄를 결정하려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 필요한 것은 이미지나 인기, 온라인 여론이 아니다.

대화 전체의 맥락과 연락 중단 의사, 반복성, 접근 방식, 피해자가 느낀 불안·공포, 객관적인 증거를 판단해야 한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모든 사생활 의혹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며,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원치 않는 접근과 개인정보 침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연예인이 대중에게 얼굴을 공개하고 팬과 소통한다는 사실은 그 사람의 주거·가족·사적 인간관계까지 대중에게 개방했다는 뜻이 아니다.

팬의 애정이 범죄로 바뀌는 경계 역시 의외로 분명하다.

상대방이 ‘그만해 달라’고 했을 때 멈출 수 있는가.

그 경계를 존중하지 않고 메시지, 전화, 가족 접촉, 미행, 자택 방문, 온라인 개인정보 공개가 반복되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팬심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황정민 사건의 최종 판단은 아직 법원의 몫이다.

하지만 이미 반복적으로 발생한 연예계 스토킹 사건들이 보여준 사회적 교훈은 분명하다.

스타를 좋아할 자유와 그 사람의 삶을 침범할 권리는 전혀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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