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 시뮬레이션, 125개 주요 단지 중 종부세 대상 78곳→101곳
‘서울 전역 과세’가 아니라 자치구별 고가 단지 분석…상승률 절반이면 결과도 크게 달라져
서울 25개구 가운데 강북·금천·도봉을 제외한 22개구에서 2030년 종합부동산세 대상 아파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는 서울의 일반 주택 전체를 예측한 결과가 아니라 각 구의 시세 상위 5개 단지 집값이 앞으로도 매년 11%씩 오른다는 강한 전제를 적용한 시뮬레이션이다.
‘22개구’가 의미하는 것…서울 대부분의 집이 종부세라는 뜻은 아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KB국민은행에서 받은 시뮬레이션 모형을 토대로 분석한 대상은 서울 25개 자치구별 KB시세 상위 5개 단지의 34평형, 총 125개 단지다.
올해 이 표본에서 종부세가 발생하는 곳은 19개구 78개 단지다. 서울 아파트값이 2025년 6월부터 2026년 5월까지 기록한 연간 상승률 11%를 2030년까지 계속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비거주 기준 과세 대상이 22개구 101개 단지로 늘어난다. 관악·노원·중랑에서도 새 과세 단지가 등장하면서 강북·금천·도봉만 표본상 과세 단지가 없는 지역으로 남는다.
따라서 이를 ‘2030년 서울 22개구 주민에게 종부세가 부과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22개구의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 표본에서 종부세 대상이 나타난다는 의미다.
결과를 움직인 핵심 변수는 ‘매년 11%’

이번 분석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숫자는 22개구보다 **연 11%**다.
집값이 매년 11%씩 4년 오르면 복리 기준 누적 상승률은 약 52%에 이른다. 현재 20억원인 주택이라면 다른 조건을 제외한 단순 계산으로 4년 뒤 30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 전제를 절반인 **연 5.5%**로 낮추자 결과는 크게 달라졌다. 2030년 비거주 기준 과세 단지는 22개구 101곳에서 19개구 82곳으로 줄었고, 현재 비과세인 47개 표본 가운데 새로 종부세 대상이 되는 곳은 23곳이 아니라 강서구 4곳에 그쳤다.
‘2030년 서울 22개구 종부세’라는 결과가 세법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향후 집값 상승 속도에 매우 민감한 조건부 전망이라는 의미다.
세제개편 직후에는 오히려 78곳→68곳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시간의 흐름이다.
비거주 기준 과세 표본은 올해 78곳에서 2027년 68곳으로 먼저 감소한 뒤 2028년 82곳, 2029년 94곳, 2030년 101곳으로 다시 늘어난다. 정부의 세제개편 직후 과세 대상이 곧바로 폭증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집값 상승이 누적되면서 기준선을 넘어서는 주택이 증가하는 구조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정부의 수정 세제개편안을 반영해 2027년 이후 1세대 1주택 기본공제를 실거주 14억원, 비거주 12억원으로 두고 공정시장가액비율 70%, 세 부담 상한 150%를 적용했다. 정부는 당초 비거주 1주택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낮추려 했으나 지난 1일 이를 철회해 현행 12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집값은 52% 오르는데 종부세는 9배…‘문턱 효과’
세액 증가폭은 가격 상승폭보다 훨씬 크다.
125개 표본 단지 전체 세대수를 반영한 종부세 추산액은 올해 589억원에서 연 11% 상승 시나리오의 2030년 비거주 기준 5,262억원으로 8.9배 증가한다. 실거주 기준도 3,347억원으로 5.7배다. 반면 상승률을 연 5.5%로 낮추면 비거주 기준 2,926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종부세가 주택가격에 단순 비례해 증가하는 세금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시가격이 기본공제선을 넘어 과세표준이 커지고 세율구간까지 이동하면 가격 상승률보다 세액 증가율이 가팔라지는 ‘문턱 효과’가 발생한다.
실제로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평균 18.60% 상승했다. 현실화율은 전년과 같은 69%였기 때문에 국토교통부는 공시가격 상승이 현실화율 조정이 아니라 시세 변동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비강남 지역까지 종부세 기준선에 접근하는 문제 자체를 단순한 가상 시나리오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Next Insight 분석 | 종부세의 진짜 질문은 ‘누가 부자냐’보다 움직이지 않는 기준선

이번 시뮬레이션은 종부세가 곧 ‘서울시민세’가 된다는 것을 입증하지 않는다. 신동욱 의원의 ‘서울시민세’ 표현은 정치적 평가이고, 데이터가 보여주는 사실은 특정 고가 단지의 가격이 높은 상승률을 장기간 유지하면 과세 범위가 비강남권으로 넓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피하기 어려운 정책 질문이 있다.
주택가격과 소득, 물가가 장기간 변하는데 과세 기준이 고정돼 있으면 한때 극소수 고가주택에 적용되던 세금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넓은 계층으로 내려올 수 있다. 반대로 집값 상승에 맞춰 기본공제 기준을 계속 높이면 고가 부동산의 보유 부담을 강화한다는 종부세의 기능은 약해진다.
결국 논쟁의 핵심은 2030년에 서울 몇 개구가 종부세를 내느냐가 아니라, 자산가격이 계속 움직이는 시대에 과세 기준선도 함께 움직여야 하는가다. 이번 125개 단지의 시뮬레이션은 미래를 확정한 예언이 아니라, 집값 상승과 고정된 세금의 문턱이 만났을 때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에 가깝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nextinsight.news@gmail.com
참고자료
연합뉴스, 「집값 안 꺾이면 2030년 강북·금천·도봉 뺀 서울 전역 종부세」, 2026.9.6
국토교통부·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결정·공시」, 2026.4.30
정부 종합부동산세 개편 수정안 관련 자료, 2026.9.1
#종합부동산세 #종부세 #서울아파트 #집값 #부동산세제 #공시가격 #KB부동산 #1주택자 #부동산정책 #NextInsightNews
Next Insight 분석을 정리해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