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카페 살인’ 우발범행 ?준비된 감금?

8월 말까지 보이지 않았다는 냉동 컨테이너…범행 당일 직원 출근도 중단

피의자 “위조 사실 들키면 감금하려 설치” 진술…경찰, 상품권 위조 조직 연계 수사

경기 파주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서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단순한 우발적 살인을 넘어 사전에 준비된 범죄였을 가능성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건 직전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냉동창고와 범행 당일 카페 휴업, 상품권을 미끼로 한 유인, 여기에 “위조 사실이 들키면 감금하려 냉동창고를 만들었다”는 피의자 진술까지 하나의 시간축에서 맞물리고 있다.

8월 말까지 없었던 냉동창고

사건은 지난 4일 오후 파주시 문산읍의 한 카페 옆 냉동 컨테이너에서 6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동선을 추적해 카페 운영자 B씨(39)를 피의자로 특정했고, 시신 발견 직전 서울 영등포에서 체포했다. B씨는 지난 6일 피유인자살해 혐의로 구속됐다.

그런데 사건 이후 냉동창고의 설치 시점을 둘러싼 새로운 정황이 나왔다.

뉴시스가 카페 주변 주민과 납품업자 등을 취재한 결과, 이들은 8월 말까지 카페 주차장에서 문제의 흰색 냉동 컨테이너를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지난달 중순까지 게시된 카페 방문 사진에서도 해당 컨테이너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반입 날짜는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돼야 하지만, 최소한 카페에서 오래 사용해 온 일반적인 저장시설이 아니라 사건 발생을 앞두고 최근 설치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처음 만난 날, 문을 닫은 카페

A씨와 B씨는 이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두 사람은 상품권 거래를 위해 지난 3일 오전 11시쯤 카페에서 처음 만났다.

B씨는 A씨에게 상품권이 창고에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냉동창고로 데려갔고, CCTV에는 두 사람이 함께 들어간 뒤 B씨만 빠져나오는 정황이 포착됐다.

또 다른 정황도 있다. B씨는 같은 날 직원들에게 출근하지 말라고 하고 카페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카페는 3일 하루만 임시휴업하고 다음 날부터 정상 영업한다고 공지했지만 이후 휴업이 이어졌다.

냉동창고의 최근 설치 가능성과 직원이 없는 날을 선택한 듯한 영업 중단, 그리고 피해자를 창고 안으로 데려간 과정이 서로 독립된 우연인지, 하나의 범행 준비 과정이었는지가 수사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들키면 감금”…계획범죄 정황

8일 MBC와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B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 여성이 상품권 위조 사실을 알아채면 감금하기 위해 냉동창고를 만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가 상품권 판매를 미끼로 A씨를 카페로 유인한 뒤 위조 사실이 드러날 상황에 놓이자 범행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이 진술이 사실이고 냉동창고 설치 시점과 준비 과정이 객관적 증거로 뒷받침된다면 사건의 성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현 단계에서 ‘계획살인’으로 단정하는 것은 이르다. 피의자가 처음부터 살해까지 계획했는지, 위조 상품권이 발각됐을 경우 감금만을 준비했다가 상황이 악화돼 살인으로 이어졌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냉동창고의 주문·반입 시점, 피해자와 연락을 시작한 시점, 카페 휴업을 결정한 시점 등이 확인돼야 범행 준비의 범위를 판단할 수 있다.

수백억원 상품권 뒤의 또 다른 수사

냉동창고에서는 액면가 기준 수백억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도 발견됐다. 경찰은 이 상품권의 진위와 제작·유통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초기 보도에서는 위조 상품권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상품권의 위조 여부에 대해서도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최종 확인 전까지는 ‘위조 의심 상품권’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수사 범위는 살인 사건 밖으로도 넓어지고 있다. MBC와 경향신문은 경찰이 B씨가 상품권 위조 조직에서 주요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며 공범을 추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경찰이 밝혀야 할 것은 한 여성의 죽음만이 아니다. 수백억원 액면가의 상품권이 왜 냉동창고에 있었는지, 누가 만들고 어디로 유통하려 했는지, 피해자가 그 거래 과정에서 어떤 이유로 카페까지 오게 됐는지도 함께 규명돼야 한다.

Next Insight 분석 | 냉동창고의 ‘시간표’가 사건의 성격을 가를 가능성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물증 가운데 하나는 역설적으로 피해자가 발견된 냉동창고 자체일 수 있다.

8월 말까지 보이지 않았다는 주민 증언이 사실이라면 컨테이너는 사건 발생일인 9월 3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 그 시기에 피의자가 누구와 연락했고 언제 냉동창고를 주문했는지, 설치 목적을 업자에게 어떻게 설명했는지, 전력 연결과 냉동 가동은 언제 시작됐는지를 확인하면 범행 준비의 시간표가 만들어질 수 있다.

특히 냉동창고 설치 → 피해자와 상품권 거래 약속 → 직원 출근 중단 및 휴업 → 피해자 유인 → 상품권 확인 → 피해자 사망이라는 순서가 객관적인 통신·결제·CCTV 기록으로 연결된다면 이번 사건이 우발적인 충돌에서 시작됐는지, 처음부터 위험 상황을 예상하고 준비한 범죄였는지를 판단할 중요한 근거가 된다.

아직 사망 원인도 확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피해자가 냉동창고 안에서 다른 방법으로 살해된 뒤 방치됐는지, 살아 있는 상태로 감금돼 저체온증 등으로 숨졌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필요한 것은 자극적인 ‘냉동창고 살인’이라는 이름보다 냉동창고가 왜, 언제 그 자리에 들어왔는지에 대한 시간의 복원​이다. 그 답이 나오면 이번 사건의 시작점이 9월 3일 피해자가 카페에 들어간 순간보다 훨씬 이전이었는지도 확인될 수 있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nextinsight.news@gmail.com

참고자료
경기북부경찰청·파주경찰서 관련 수사 내용
연합뉴스, 「실종신고 여성 카페 냉동창고서 시신으로 발견」, 2026.09.07
MBC, 「‘파주 냉동창고 살인’ 계획범죄 정황」, 2026.09.08
경향신문, 「‘파주 냉동창고 살인’ 카페 업주, 계획 범죄 정황 포착」, 2026.09.08
뉴시스, 「파주카페 이웃 주민들 ‘냉동창고 8월말까지도 없었다’」,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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