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수신 구조와 제어 방식을 다시 설계해 고주파 도플러 센서의 집적도를 높여…연구개발에서 제품화와 KC 적합등록까지 이어진 과정
센서 소형화의 가치는 숫자 자체보다 실제 완제품 안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느냐에서 갈린다. 브레인아이시티의 BMD-10GD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도플러 감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회로와 송·수신 구조, 제어 방식, 전자파 대응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다시 설계한 제품이다.
전자제품이 작아질수록 센서가 차지할 수 있는 공간도 줄어든다. 하지만 고주파 신호를 송신하고 반사 신호를 다시 받아 움직임을 판단하는 도플러 센서는 단순히 기판을 줄이거나 부품을 촘촘히 배치하는 방식만으로는 소형화하기 어렵다. 안테나와 고주파 회로, 주변 접지와 금속 구조물, 신호 간 간섭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브레인아이시티가 개발한 BMD-10GD의 출발점도 여기에 있다. 기존 구조를 그대로 축소하는 대신 송·수신 기능을 구성하는 방식과 이를 제어하는 구조 자체를 다시 검토했다. 소형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부품 하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고주파 회로 전체가 작은 공간 안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도록 시스템 수준에서 균형을 맞추는 일이었다.
소형화의 핵심은 ‘부품 축소’가 아니라 구조 재설계
일반적인 도플러 센서는 송신과 수신 기능을 분리된 구조로 구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제품이 작아질수록 이 구조는 기판 면적과 배치 자유도를 제한한다. 특히 고주파 영역에서는 안테나와 회로 사이의 거리, 주변 부품과의 관계, 기구물의 위치가 모두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단순한 밀집 배치가 오히려 문제를 만들 수 있다.
BMD-10GD 개발에서는 송·수신 구조와 동작 제어를 함께 최적화하는 방향이 적용됐다. 공개된 연구 내용에서 확인되는 핵심은 하나의 기능을 단순히 없애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한 기능을 유지하면서 구조를 재배치하고 제어하는 방식으로 공간 효율을 높였다는 점이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센서의 크기를 줄이는 목적이 단순히 ‘작은 모듈’을 만드는 데 있다면 개발은 그 단계에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완제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주변 회로와의 간섭, 전원 환경, 기구 설계, 생산 편차까지 고려해야 한다. 결국 소형화는 기구 설계와 회로 설계, RF 설계를 동시에 다루는 문제에 가깝다.
고주파 센서는 작아질수록 설계 난이도가 높아진다
고주파 회로에서는 작은 변화가 예상보다 큰 결과를 만들 수 있다. 기판 패턴의 길이와 형상, 접지 구조, 주변 금속 부품, 케이스와의 거리 등 일반 저주파 회로에서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작았던 요소들이 고주파 영역에서는 동작 특성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센서 소형화는 ‘빈 공간을 줄이는 작업’과 다르다. 설계자가 줄여야 하는 것은 면적이지만, 동시에 지켜야 하는 것은 신호의 안정성과 반복성이다. 이 때문에 실제 제품 수준의 소형화는 회로의 각 부분을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RF 시스템으로 다루는 접근이 필요하다.
BMD-10GD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쳐 연구용 회로에서 끝나지 않고 제품 형태로 정리됐다. 공개 자료가 보여주는 의미는 특정 수치의 우열보다, 연구 단계에서 제시한 구조적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 설계로 이어졌다는 데 있다.
연구실과 시장 사이에는 ‘제품화’라는 또 다른 벽이 있다
센서 기술은 실험실에서 정상적으로 동작한다고 해서 곧바로 시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완제품에 적용되려면 반복 생산이 가능해야 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도 동작이 안정적이어야 하며, 전자파와 무선기기 관련 적합성도 확보해야 한다.
브레인아이시티는 BMD-10GD를 제품화하는 과정에서 고주파 회로에 필요한 차폐와 전자파 대응을 포함한 설계를 적용하고 국내 KC 적합등록까지 진행했다. 이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단계와 실제 유통 가능한 모듈을 만드는 단계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IoT 부품은 센서 단독으로 사용되는 경우보다 다른 제어 보드나 전원부, 통신 모듈과 함께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제 제품에서 중요한 것은 센서 자체의 동작뿐 아니라 주변 시스템 안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존할 수 있느냐이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제품 안에 들어갈 수 있느냐’다
소형 도플러 센서가 산업 현장에서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완제품 설계의 선택지를 넓힌다는 데 있다. 벽 스위치, 조명, 스마트 콘센트, 자동문, 보안장치, 가전제품처럼 내부 공간이 제한된 제품은 새로운 기능 하나를 추가하려 해도 부품 배치 때문에 설계 전체를 다시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센서가 차지하는 공간이 줄어들면 제조사는 기존 제품의 외형을 크게 바꾸지 않고도 움직임 감지 기능을 추가하거나, 더 작은 기구 안에 동일한 기능을 구현할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센서 자체의 소형화가 완제품의 소형화와 기능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다.
이 관점에서 BMD-10GD의 경쟁력을 단순한 크기 경쟁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핵심은 제품 개발자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과 배치의 자유도를 늘리고, 도플러 감지 기능을 보다 다양한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는 점에 있다.
도플러 센서는 ‘감지 부품’에서 ‘제어 데이터’로 역할이 넓어진다
도플러 센서가 완제품 안에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게 되면 활용 방식도 달라진다. 조명은 공간의 사용 여부를 판단하는 입력으로 센서를 활용할 수 있고, 스마트 콘센트와 가전제품은 사람의 움직임을 에너지 관리나 자동 제어의 한 요소로 사용할 수 있다. 환기와 냉난방 시스템, 보안기기 역시 움직임 정보를 다른 센서 데이터와 결합해 제어 로직을 구성할 수 있다.
이때 센서는 단순히 ‘사람이 있다, 없다’를 알려주는 부품을 넘어 제품이 주변 상황을 판단하기 위한 데이터의 출발점이 된다. 센서가 작아질수록 설치 위치와 제품 형태의 제약이 줄고, 그만큼 새로운 응용도 가능해진다.
연구 성과의 평가는 결국 ‘현장에 들어갔는가’에서 갈린다
BMD-10GD 개발 과정은 연구 논문과 시제품에서 끝나지 않고 제품화와 인증 단계로 이어졌다. 브레인아이시티는 현재 복수의 기업이 이 센서를 적용한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개별 적용처와 상세 설계는 제품 개발 단계의 정보인 만큼 공개 범위가 제한될 수 있지만, 연구 기술이 실제 산업용 모듈로 전환됐다는 점은 분명한 차별점이다.
센서 산업에서 기술의 가치는 최고 수치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완제품 안에 넣을 수 있는 크기와 구조, 주변 회로와의 공존성, 생산 가능성, 인증 대응까지 함께 갖춰져야 비로소 실제 부품이 된다.
BMD-10GD가 보여주는 방향도 여기에 있다. 도플러 센서의 소형화는 단지 모듈 하나를 줄이는 기술이 아니라, 기존에는 공간과 구조 때문에 적용하기 어려웠던 제품에 움직임 감지 기능을 넣을 수 있도록 설계의 경계를 넓히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참고자료
2024년 한성대학교 김안순 공학석사 졸업논문
브레인아시티 BMD-10GD DATASHEET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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