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야 추격·가로막기·차량 위협 뒤 두 달도 안 돼 ‘관리 미제’…한문철TV 공개 후 수사 재개
한블리 출연 영탁도 “대한민국은 치안이 좋은 나라”라는 취지로 놀라움…사건의 핵심은 국적보다 초동수사의 빈틈
대한민국은 밤늦게 혼자 거리를 걸어도 비교적 안전하다고 느끼는 나라다. 그래서 10월 6일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가 공개한 이천 차량 습격 장면은 범행 자체보다 더 큰 질문을 남겼다. 이 정도의 위협이 실제로 벌어졌는데도, 왜 수사는 한때 멈췄을까.
한적한 도로에서 시작된 추격
사건은 7월 29일 밤 경기 이천시 마장면 해월리 일대에서 발생했다.
한국인 2명이 탄 승용차를 상대 차량이 뒤쫓아 앞을 가로막았고,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내려 차량을 발로 차며 위협했다. 피해자가 느낀 공포는 단순한 차량 손괴와는 달랐다. 인적이 드문 도로에서 추격과 가로막기, 대면 위협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블리 방송에서도 바로 이 지점에서 출연진의 반응이 컸다. 영탁은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도 치안이 좋은 나라라는 취지로 말하며 이런 일이 국내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방송이 던진 질문 역시 단순했다.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어온 일상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이후 수사는 그 믿음에 걸맞았는가.
CCTV 13대 확인했지만, 추적은 거기서 멈췄다

경찰은 7월 31일 신고를 접수하고 주변 CCTV 13대를 확인했다. 그러나 용의차량을 특정하지 못했고 사건은 9월 중순 ‘관리 미제’로 분류됐다.
문제는 이후 드러났다.
연합뉴스가 현장을 다시 확인한 결과 경찰이 추적을 멈춘 첫 삼거리 이후에도 각 방면 200m 안쪽에 추가 CCTV가 있었고, 상점과 다세대주택, 주차차량도 다수 존재했다.
사건 직후였다면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까지 확보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경찰은 당시 주정차 차량의 블랙박스 설치 여부를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다. CCTV에서 차량이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이후의 이동경로까지 충분히 넓혀 보지 않은 셈이다.
그래서 논란의 초점은 ‘범인을 왜 못 잡았나’에서 **‘어디까지 쫓아가 보았나’**로 옮겨갔다.
한문철TV 공개 뒤 다시 움직인 수사
사건이 사실상 멈춰 있던 가운데 9월 18일 한문철TV가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영상이 확산되자 경찰의 초동수사가 충분했는지를 둘러싼 비판이 커졌고, 9월 21일 경기남부경찰청이 추가 확인 필요 의견을 내면서 이천경찰서는 다시 수사에 들어갔다.
이후 경찰은 탐문 범위를 넓히고, 피해 차량 블랙박스에서 식별하기 어려운 번호판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까지 의뢰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드러난다.
재수사에서 시작한 조치 가운데 일부는 사건 직후에도 검토할 수 있었던 방법이었다는 점이다.
바로 그것이 이번 사건이 남긴 가장 불편한 질문이다.
한블리는 재수사의 시작이 아니라, 그 필요성을 다시 보여줬다
시간 순서를 정확히 볼 필요도 있다.
재수사는 9월 21일 시작됐고 JTBC ‘한블리’ 본방송은 10월 6일이었다. 따라서 “한블리 방송 때문에 수사가 재개됐다”고 쓰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보다 정확한 흐름은 한문철TV 공개 → 논란 확산 → 경찰 재수사 → 한블리 방송을 통한 전국적 재조명이다.
10월 6일 한블리는 피해자 인터뷰와 함께 경찰 대응을 다시 보여줬고, “범인을 못 찾았다”는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했고 무엇을 놓쳤는가를 대중 앞에 다시 꺼내 놓았다.
Next Insight 분석 | ‘치안 좋은 나라’라는 신뢰는 범죄가 없어서만 생기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치안이 좋은 나라라는 평가는 단순히 범죄 발생 건수가 적다는 뜻만은 아니다.
위험한 일이 생겼을 때 경찰이 끝까지 추적하고, 시민이 국가 시스템을 믿을 수 있다는 기대까지 포함한다.
그래서 이번 사건의 핵심을 ‘외국인 습격’에만 두면 본질을 좁히게 된다. 현재 확인된 것은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라는 정도이고, 더 중요한 문제는 초동수사가 충분했느냐다.
CCTV는 더 있었고, 주차차량도 있었으며, 이동경로를 더 넓힐 여지도 있었다.
그런데 사건이 관리 미제로 넘어간 뒤 영상이 공개되고 여론이 커지자 수사는 다시 시작됐다.
그렇다면 시민에게 남는 질문은 명확하다.
“대한민국은 치안이 좋은 나라”라는 말이 계속 신뢰를 얻으려면, 범죄가 적은 것만으로 충분한가. 아니면 한 건의 사건이라도 끝까지 추적하는 과정까지 포함해야 하는가.
이번 사건은 그 차이를 묻고 있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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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연합뉴스, 「’이천 차량 습격’ 미제 종결 경찰…기자 가보니 곳곳에 CCTV」
-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189회 선공개·본방송
- JTBC 한블리 189회 ‘한밤중 시골길 공포의 추격전’ 하이라이트
- 한문철TV 사건 공개 이후 수사 재개 관련 보도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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