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보다 노도강 재산세가 더 빨리 오른다…‘57만원 증가’가 보여준 보유세의 역설」

서울 주요 125개 단지 시뮬레이션, 노도강 75만원→133만원·76% 증가…강남3구 증가율 47%

다만 ‘집값 매년 10.3% 상승·공정시장가액비율 45%’ 가정…9억원 이하 1주택 특례세율도 빠져 있어 확정 세액은 아니다

집값이 오르면 재산세도 오른다. 여기까지는 어렵지 않다.

그런데 집값이 훨씬 비싼 강남보다 노원·도봉·강북, 이른바 ‘노도강’의 재산세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절대적인 세금은 여전히 강남이 훨씬 많지만, 지금 내는 금액과 비교한 증가율에서는 서울 외곽이 오히려 더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KB국민은행에서 제출받은 시뮬레이션을 분석한 결과,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현재 수준의 과세체계가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노도강 주요 아파트의 재산세 본세는 2030년까지 평균 약 57만원, 비율로는 76.1%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계산에서 강남·서초·송파의 증가율은 46.6%였다.

하지만 이 숫자를 곧바로 “2030년 노도강 주민은 57만원을 더 낸다”는 확정 전망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이번 결과에는 강한 집값 상승 가정과 세제 전제가 들어가 있고, 실제 세부담을 낮춰주는 일부 특례도 계산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결국 57만원이라는 숫자가 보여주는 것은 미래 세금의 확정액보다 집값 상승이 계속될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세부담 구간에 있던 서울 외곽지역에서 세금의 체감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구조다.

노도강 75만원이 133만원으로…증가율은 강남보다 컸다

분석 대상은 서울 전체 아파트가 아니다.

서울 25개 자치구별로 시세가 높은 5개 단지를 선정하고, 각 단지의 30평형대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1세대 1주택자를 가정했다. 모두 125개 단지가 대상이며, 올해 7월 27일 KB시세의 69%를 공시가격으로 추정해 계산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45%로 유지할 경우 125개 단지의 평균 재산세 본세는 올해 약 219만7천원에서 2030년 337만3천원으로 늘어난다. 증가액은 약 117만6천원, 증가율은 53.5%다.

지역별 차이는 더 선명하다.

노원·도봉·강북 15개 단지는 평균 75만3천원에서 132만6천원으로 약 57만3천원 늘어나 76.1%의 증가율을 보였다. 금천·관악·구로도 110만2천원에서 182만2천원으로 65.3% 증가했다.

반면 강남·서초·송파는 528만4천원에서 774만4천원으로 약 246만원 늘어난다.

내야 할 돈 자체는 노도강의 네 배 이상이지만, 현재 부담과 비교한 증가율은 46.6%로 노도강보다 낮았다.

‘강남보다 노도강 재산세가 더 빨리 오른다’는 표현은 바로 이 증가율을 뜻한다.

왜 싼 집의 세금 증가율이 더 높게 나타날까

재산세는 집값에 일정 세율을 단순히 곱해 계산하지 않는다.

공시가격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해 과세표준을 만들고, 그 과표에 구간별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따라서 집값이 계속 오르면 낮은 과표구간에 머물던 주택도 점차 높은 구간으로 이동하면서 세 부담 증가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강남권 아파트는 이미 높은 과표구간에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아 집값이 추가로 오르더라도 기존 세금 자체가 크다.

반대로 외곽지역은 출발점이 낮다.

그래서 세금이 70만원에서 130만원으로 늘면 절대 증가액은 60만원 안팎이지만 증가율은 80% 가까이 된다. 500만원이 750만원으로 늘어 250만원을 더 내는 강남보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훨씬 크게 보이는 이유다.

따라서 이번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서울 외곽의 세금이 강남보다 많아진다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상대적으로 세 부담이 낮았던 지역의 체감 증가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매년 10.3% 상승’이라는 강한 가정이 숨어 있다

이번 전망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숫자는 재산세 57만원이 아니라 **10.3%**다.

시뮬레이션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 10.3%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반복된다고 가정했다.

4년 연속 10.3%씩 오른다면 단순합산 41.2%가 아니라 복리로 약 48%에 가까운 가격 상승이 발생한다.

상당히 강한 상승 시나리오다.

분석에서도 이를 감안해 상승률을 절반인 연 5.15%로 낮춘 별도 시나리오를 계산했는데, 이 경우 서울 125개 단지 평균 재산세 증가율은 28.6%로 크게 낮아졌다.

그럼에도 노도강은 40.6%, 강남3구는 24.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외곽지역의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현상 자체는 남았다.

이 부분이 이번 자료에서 더 중요한 대목이다.

‘57만원’에는 9억원 이하 1주택 특례세율이 빠졌다

또 하나 반드시 짚어야 할 조건이 있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세대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재산세 특례세율을 반영하지 않았다.

현행 제도에서는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세대 1주택에 일반 재산세율보다 0.05%포인트 낮은 특례세율이 적용된다. 특히 서울 외곽지역에는 이 적용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주택이 상대적으로 많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지방세제 개편안에서 이 특례를 2029년까지 연장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따라서 노도강의 ‘57만원 증가’는 실제 2030년 고지서를 그대로 재현한 숫자가 아니라 특정 조건을 고정한 비교 시뮬레이션에 가깝다.

2030년 세율과 특례제도, 공시가격 현실화 수준까지 지금 확정돼 있는 것도 아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움직이면 결과는 더 크게 달라진다

재산세를 좌우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다.

현행 지방세법 시행령상 주택의 기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지만, 2026년 1세대 1주택에는 공시가격에 따라 43~45%의 완화된 비율이 적용된다.

이번 시뮬레이션에서는 45%를 유지하는 경우 외에 50%, 60%로 높이는 상황도 계산했다.

집값 상승률을 동일하게 놓고 50%를 적용하면 2030년 서울 주요 단지 평균 재산세는 약 382만원, 60%를 적용하면 약 471만원으로 높아졌다.

60% 시나리오에서 노도강 평균은 약 198만원으로 올해 추정치의 2.63배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이 숫자 역시 정부가 실제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로 올리겠다고 결정했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 계산은 집값뿐 아니라 정부가 과표를 얼마나 현실화하느냐에 따라 같은 집의 세금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민감도 분석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재산세 폭탄’이라는 표현이 놓치는 것

신동욱 의원은 이번 결과를 정부 부동산정책 실패에 따른 세부담 증가라고 비판했다.

이는 정치인의 정책평가다.

반면 KB 시뮬레이션이 보여주는 것은 일정한 집값 상승률과 세제조건을 적용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한 계산이다.

두 가지를 섞으면 미래 전망이 정치적 주장처럼 보이거나, 반대로 정치적 평가가 확정된 통계처럼 읽힐 수 있다.

특히 이번 금액은 지방교육세와 재산세 도시지역분 등을 제외한 재산세 본세다. 종합부동산세까지 합친 전체 보유세도 아니다.

따라서 “2030년 보유세가 57만원 늘어난다”고 표현하는 것보다 **“재산세 본세가 특정 시나리오에서 평균 57만원 증가한다”**고 쓰는 것이 정확하다.

100만원 아래였던 단지들도 과세 체감선 넘는다

다만 이번 분석에서 눈여겨볼 변화는 하나 더 있다.

올해 재산세 본세가 100만원 미만으로 추정된 23개 단지 가운데 22곳이 2030년에는 100만원을 넘어섰다.

강북구 송천센트레빌 32평형은 약 81만원에서 141만원, 노원구 건영3차 32평형은 약 93만원에서 159만원, 도봉구 쌍용 33평형은 약 57만원에서 107만원으로 계산됐다.

여기서 100만원이라는 숫자 자체에 세법상 특별한 경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납세자가 체감하는 연간 보유비용에서는 의미가 다르다.

집값 상승이 강남권에 집중됐다고 생각했던 시기와 달리 외곽지역 가격까지 지속적으로 오르면 보유세 부담 역시 서울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다.

Next Insight 분석 | 세금의 역설은 ‘누가 많이 내느냐’보다 ‘누가 갑자기 많이 늘어나느냐’에

재산세 형평성을 판단할 때 흔히 강남과 비강남의 세액만 비교한다.

그 기준이라면 결론은 단순하다.

2030년 시뮬레이션에서도 강남3구는 평균 774만원을 내고 노도강은 133만원을 낸다. 절대적인 부담은 여전히 강남이 압도적으로 크다.

그러나 납세자가 느끼는 충격은 절대액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매년 500만원 넘는 재산세를 내던 사람이 250만원을 더 내는 것과, 70만원대였던 사람이 50만원 넘게 더 부담하는 것은 가계가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자료에서 더 주목해야 할 것은 강남이 얼마나 많이 내느냐보다 외곽지역의 세부담이 어느 속도로 기존 수준을 벗어나느냐다.

집값 상승이 서울 외곽으로 확산되면 자산가치는 올라가지만 현금소득이 함께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장기간 한 집에서 거주한 중장년·고령 1주택자에게 집값 상승은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이라기보다 장부상의 자산 증가일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재산세가 빠르게 따라오면 자산가격 상승과 납세능력 사이에 간극이 생긴다.

그렇다고 집값이 올랐는데 세금을 계속 낮은 수준에 묶어두는 것도 과세 형평성의 문제를 만든다.

결국 정책이 풀어야 할 문제는 ‘세금을 올릴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집값 상승을 과표에 어느 속도로 반영할 것인지, 장기거주 1주택자에게 어떤 완충장치를 둘 것인지, 낮은 과세구간에서 위로 이동하는 가구의 세부담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노도강 57만원 증가’라는 숫자의 의미가 생긴다.

2030년에 반드시 57만원을 더 내게 된다는 예언이 아니라,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경우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재산세 부담이 낮았던 서울 외곽도 더 이상 보유세 문제의 바깥에 머물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다.

강남의 세금이 더 많은 것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 정책이 더 주의해서 봐야 할 곳은 가장 많이 내는 지역뿐 아니라 가장 빠르게 세금이 늘어나는 지역일 수 있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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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KB국민은행, 서울 25개 자치구 주요 아파트 재산세 시뮬레이션 자료·신동욱 의원실 제출자료 연합뉴스
  • 행정안전부, 「2026년 지방세제 개편안」·1세대 1주택 재산세 특례 연장 방안 행정안전부
  • 국가법령정보센터, 「지방세법 시행령」 제109조 공정시장가액비율 법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지방세법 시행령」 제110조의2 1세대 1주택 범위 법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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