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7월 전기 승용차의 39%가 중국 생산…테슬라 상하이 공장이 가장 큰 축
BYD·폴스타까지 가세, 가격·공급망·낮은 진입장벽이 만든 구조 변화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 가운데 중국 생산 차량은 35%였다. 3대 중 1대를 넘어선 수준이다. 그런데 7월까지 범위를 전기 승용차로 좁히면 중국산 비중은 39%까지 올라간다. 볼보와 미니 등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일부 모델까지 감안하면 실제 비중은 40%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요한 것은 이 숫자가 단순히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약진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브랜드 테슬라, 중국 브랜드 BYD, 중국 생산 기반을 활용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동시에 한국 시장에 들어오면서 자동차의 ‘브랜드 국적’과 ‘생산 국적’이 갈라지고 있다.
35%에서 39%로…반년 만에 더 높아진 중국 생산 비중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는 19만8509대였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은 6만9513대로 35.0%를 차지했다.
전년 같은 기간 중국산 비중은 26.8%였다. 판매량은 1년 만에 178.7% 증가했다.
7월까지 전기 승용차만 놓고 보면 변화가 더 선명하다. 국내 신규 등록 전기 승용차 20만4056대 가운데 테슬라 모델3·모델Y 6만2456대, BYD 1만4464대, 폴스타 2660대 등 확인되는 중국 생산 차량만 7만9580대다. 비중은 39%다.
볼보와 미니 등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한국에 들여오는 일부 전기차까지 포함하면 40%를 넘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중국 전기차가 한국에 들어오고 있다’는 표현은 이미 현재 시장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더 정확하게는 중국이 세계 전기차 생산기지로서 한국 시장 깊숙이 들어와 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중국 브랜드보다 먼저 시장을 바꾼 테슬라
이 변화의 중심에는 BYD보다 테슬라가 있다.
테슬라는 미국 기업이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델Y와 모델3 대부분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다.
올해 1~8월 국내에서 판매된 테슬라는 7만6776대였고, 주력 모델Y와 모델3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약 95%로 집계됐다.
특히 모델Y는 올해 5월 8726대가 등록되면서 국내 전체 승용차 판매 1위까지 올라섰다. 전기차가 월간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인기 모델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지만, 그 차량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됐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중국산 전기차 확대를 BYD의 한국 진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 소비자는 중국 브랜드를 선택하기 전에 이미 미국 브랜드를 통해 중국 생산 전기차를 대규모로 구매하고 있었다.
BYD의 등장은 두 번째 단계
테슬라가 중국 생산기지의 경쟁력을 보여줬다면 BYD의 진입은 중국 브랜드 자체의 경쟁력을 시험하는 단계다.
BYD는 지난해 한국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 뒤 빠르게 판매를 확대했고, 올해 1~7월 판매량이 1만4000대를 넘어섰다.
초기에는 중국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거부감과 낮은 중고차 가치, 서비스망 부족 등이 시장 진입의 장애물로 거론됐다. 그러나 가격과 상품성이 이를 일부 상쇄하고 있다.
여기에 지리자동차 계열 지커까지 한국 시장에 들어왔다. 중국 업체의 전략도 저가차 한쪽에 머물지 않는다. 보급형부터 5000만~7000만원대 프리미엄 전기차까지 가격대를 넓히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 확대가 단순한 ‘저가차 공세’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격의 출발점은 배터리가 아니라 생산 생태계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배터리 하나로 설명하기도 어렵다.
CATL과 BYD를 중심으로 한 배터리 산업, 모터와 인버터, 전력반도체, 차량용 전자부품, 금형과 조립공장까지 중국 안에서 거대한 전기차 공급망이 형성돼 있다.
완성차 공장 주변에서 주요 부품을 짧은 거리 안에 조달하고, 수백만 대 단위 생산 규모로 원가를 낮추는 구조다.
BYD는 배터리부터 전력반도체와 모터까지 상당 부분을 자체 생산한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도 중국 현지 공급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따라서 중국산 전기차의 경쟁력은 단순히 ‘중국의 인건비가 싸다’거나 ‘LFP 배터리가 저렴하다’는 설명보다 훨씬 넓다.
배터리 가격, 부품 조달, 생산 규모, 물류, 공장 가동률이 한꺼번에 결합된 원가구조의 차이다.
미국·유럽과 다른 한국의 시장 조건
한국 시장의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한국은 중국산 승용차에 기본적으로 8%의 관세를 적용한다. 반면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유럽연합도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에 제조업체별로 7.8~35.3%의 상계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기존 자동차 관세에 추가 관세가 붙는다.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중국산 전기차를 겨냥한 별도의 고율 추가관세를 두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상하이 등 중국 생산기지의 낮은 제조원가가 비교적 직접적으로 국내 판매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도 중국 생산 차량은 7만9444대로 41.2%를 차지했다. 오랫동안 한국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던 독일산 30.1%를 처음 넘어섰다.
전기차의 변화가 전체 수입차 시장의 제조국 순위까지 바꾼 것이다.
국산 전기차도 성장했다…문제는 시장이 커지는 방식
그러나 중국산 증가를 곧바로 국산 전기차의 붕괴로 해석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올해 상반기 국산 전기차 신규 등록은 11만4046대로 전년보다 92.0% 증가했다. 전체 전기차 시장의 57.5%를 차지해 여전히 과반이다.
중국산이 급증하는 동안 국산 전기차 판매도 함께 늘었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는 전기차 자체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산과 중국산이 동시에 판매를 확대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따라서 더 중요한 문제는 판매량 한두 달의 승패가 아니다.
커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어느 나라의 생산기지가 추가 수요를 더 많이 가져가고 있느냐다.
중국산 판매가 국산차를 직접 대체하는 단계인지, 아니면 전체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함께 성장하는 단계인지도 앞으로 계속 확인해야 한다.
브랜드 국적과 생산 국적의 분리
전기차 시대에는 자동차의 국적을 따지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테슬라는 미국 브랜드지만 중국에서 생산된다. 폴스타는 스웨덴계 브랜드로 인식되지만 중국 생산 비중이 크다. 볼보 역시 중국 생산 전기차를 한국에 들여온다.
반대로 한국 브랜드 차량에도 중국산 배터리와 부품이 사용된다.
과거에는 현대차는 한국차, BMW는 독일차, 테슬라는 미국차라고 나누면 대체로 산업 구조까지 설명할 수 있었다.
전기차에서는 그렇지 않다.
브랜드는 미국, 생산은 중국, 배터리는 중국, 소프트웨어는 미국일 수 있다.
결국 자동차 산업 경쟁을 이해하려면 이제 브랜드 로고보다 어디에서 생산되고, 어느 나라 배터리와 부품을 사용하며, 부가가치가 어디에 축적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Next Insight 분석 | 40%보다 중요한 것은 생산기지의 이동

중국산 전기 승용차 비중이 39%, 일부 중국 생산 모델까지 포함하면 40%를 넘는다는 숫자는 눈에 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변화는 그 뒤에 있다.
한국 소비자가 갑자기 중국 브랜드를 선호하게 됐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만은 아니다. 세계 완성차 기업들이 중국을 전기차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중국 배터리와 부품 공급망의 가격 경쟁력이 커지면서 한국 소비자의 선택지 자체가 달라졌다.
테슬라가 그 경계를 먼저 허물었다. BYD와 지커는 이제 중국 브랜드 이름을 전면에 내걸고 그 뒤를 따라온다.
국산 전기차는 아직 국내 시장의 과반을 유지하고 있으며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중국산이 한국 전기차 시장을 장악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그러나 7.5% 안팎에 불과했던 중국산 비중이 불과 몇 년 사이 30%대를 거쳐 40%에 가까워졌다는 속도는 가볍게 볼 수 없다.
앞으로의 경쟁은 한·중 자동차 회사 몇 곳의 판매대결보다 더 넓다.
한국이 전기차를 얼마나 많이 판매하느냐와 함께, 그 전기차를 어디에서 만들고 배터리와 핵심부품을 누가 공급하느냐가 산업 경쟁력의 기준이 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 10대 중 4대라는 숫자가 던지는 진짜 질문도 여기에 있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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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2026년 상반기 국내자동차 신규등록현황 분석」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2026년 자동차 등록·산업 통계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2026년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자료
미국 무역대표부(USTR), 중국산 전기차 Section 301 관세 관련 자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 상계관세 자료
국내 자동차업계 판매·생산국별 등록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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