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군단 논란 뒤 점검하니 2·3·5군단서도 미삽탄 사례…일부는 지침 개정·근거 공문 없이 운용
국방부, 군단·지작사 기관경고 방침…쟁점은 ‘빈총’보다 군단별로 달랐던 기준과 상급부대의 통제 실패
육군 1군단에서 시작된 ‘실탄 미장착’ 논란이 개별 부대의 문제를 넘어 전방 경계작전 전체의 지휘·통제 문제로 번졌다.
국방부가 지난 8월부터 전방부대의 탄약 휴대 실태를 점검한 결과, 1군단뿐 아니라 2·3군단과 5군단 등에서도 개인화기나 공용화기를 실탄 미삽탄 상태로 운용한 사례가 확인됐다. 일부 부대는 지침서를 개정하거나 관련 근거 공문을 남기지 않은 채 운용 방식을 바꿨고, 상급부대가 이를 사전에 통일적으로 파악하거나 시정하지 못한 사례도 드러났다.
문제는 단순히 총에 실탄이 들어 있었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GP·GOP 경계작전에서 삽탄 상태가 원칙으로 운용돼 왔는데도 실제 현장에서는 군단이나 사단에 따라 다른 기준이 적용됐고, 그 변경 과정과 보고 절차마저 일관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방 경계작전의 기준을 누가 정하고 누가 통제했는가라는 질문이 더 크게 남는다.
1군단만의 예외가 아니었다
논란은 서부전선을 담당하는 1군단에서 시작됐다.
1군단은 올해 상반기부터 GP·GOP 경계작전에서 K6 중기관총과 K4 고속유탄발사기 등 일부 공용화기에 실탄을 삽탄하지 않는 방식으로 운용했고, 이후 개인화기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확인되면서 문제가 커졌다.
당시 군은 오발사고 예방과 감시장비 발전, 원격화기 운용 등을 고려한 조치라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합참은 전방 경계작전에서 실탄 삽탄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내놨고 이후 지상작전사령부는 전방부대에 관련 지침을 다시 하달했다.
그런데 국방부가 다른 전방부대까지 들여다보자 상황은 달라졌다.
2·3군단에서도 비슷한 운용이 확인됐고, 5군단에도 미삽탄 사례가 있었다. 차이는 절차였다. 5군단은 군단장 지시 아래 자체 지침서를 개정하는 등 일정한 절차를 거친 것으로 파악돼 기관경고 대상에서 제외된 반면, 일부 다른 부대는 그런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미삽탄’이라도 어떻게 결정했고 어떤 절차를 밟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 셈이다.
군단장 재량은 있었지만 ‘무절차 재량’은 아니었다
전방 경계작전에서 화기를 어떤 상태로 휴대할지는 현장 지휘관의 작전판단이 필요한 영역이다.
적 위협 수준과 감시장비 성능, 화기 종류, 오발 위험 등을 고려해 지휘관이 일정한 재량을 행사할 필요가 있고, 실제 군도 탄약 휴대방법 자체를 모든 상황에서 절대 변경할 수 없는 규칙으로 설명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재량이 있다는 것과 각 부대가 독자적으로 기준을 바꿔도 된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운용 방식을 변경하려면 지침을 개정하거나 관련 근거를 남기고, 지휘계통에 따라 상급부대에 보고해 검토받는 절차가 필요하다. 특히 탄약 휴대방법이 지상작전사령부의 통제업무에 포함돼 있다면 군단별 변경 내용을 상급부대가 파악하고 조정하는 장치도 함께 작동했어야 한다.
이번 점검에서 드러난 것은 바로 이 연결고리의 약화다.
국방부가 개인보다 기관에 책임을 묻는 이유

국방부는 현재 1·2군단과 3군단 예하 22사단, 지상작전사령부 등에 기관경고를 내리고, 합참에는 업무체계를 보완하도록 하는 개선 처분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한기성 1군단장을 포함한 개인에 대해서는 별도 징계요구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국방부는 탄약 휴대방법을 지침과 다르게 적용한 정확한 시기와 관련자가 부대별로 다양해 특정 개인에게 책임을 집중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이 판단은 이번 사안을 특정 지휘관 한 명의 일탈보다 여러 부대에서 오랫동안 누적된 지휘·관리체계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기관경고 대상에 지상작전사령부가 포함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군단별 운용이 달라졌다면 이를 통제하고 일관된 기준을 유지할 상급부대의 역할 역시 점검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법적으로는 ‘불법 명령’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번 사안을 법적으로 다룰 때는 경계가 필요하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은 군인이 법규나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반하는 내용을 명령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명령은 지휘계통에 따라 하달돼야 하며 명령자는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상급 지침과 다른 화기 운용을 결정했다면 그 결정이 지휘관의 권한 범위 안에 있었는지, 지침 변경과 보고 절차를 적법하게 거쳤는지, 상급부대가 이를 승인하거나 묵인했는지를 따져볼 수 있다.
다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특정 지휘관에게 군형법상 명령위반이나 형법상 직무유기 책임이 성립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국방부 역시 개인의 고의나 구체적 위반행위를 특정하기보다 기관 차원의 경고와 제도개선을 선택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확인된 범위에서 가장 정확한 표현은 **‘불법 운용이 확정됐다’가 아니라 ‘일부 부대에서 상급 지침과 절차에 맞지 않는 운용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빈총 경계’라는 표현이 놓치는 부분
이번 논란을 ‘빈총 경계’라고만 부르는 것도 정확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모든 화기와 병력이 탄약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부 공용화기의 경우 실탄이 든 탄통을 화기 인근에 비치하거나, 개인화기는 탄약을 휴대하되 탄창을 총기에 결합하지 않는 식의 운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즉 쟁점은 ‘무장하지 않았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즉각 사격이 가능한 삽탄 상태를 유지했느냐, 필요할 때 몇 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사격할 수 있었느냐에 있다.
전방 경계작전에서는 이 몇 초 또는 몇 단계가 작전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가 중요하다.
감시장비가 좋아졌다면 기준도 바꿀 수 있다…그러나 군 전체가 함께 바꿔야 한다
군 내부에서는 과거보다 감시장비와 센서, 원격통제화기 성능이 크게 향상된 만큼 모든 화기를 항상 삽탄 상태로 운용하는 기존 방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 문제 제기 자체를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경계작전은 적 위협뿐 아니라 오발사고와 아군 안전도 함께 고려해야 하고, 기술이 달라지면 운용개념 역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변화가 필요하다면 더더욱 군단별 임의운용이 아니라 합참과 지작사가 작전환경을 평가해 통일된 기준을 만들고, 예외가 필요할 경우 조건과 승인절차까지 명확히 해야 한다.
기술은 현대화됐는데 지침은 그대로이고, 현장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적응했다면 그 자체가 새로운 위험이 될 수 있다.
Next Insight 분석 | 문제는 실탄을 넣었느냐보다 ‘누가 기준을 통제했느냐’다

이번 사안을 1군단의 ‘빈총 경계’ 문제로만 보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국방부 점검 결과 비슷한 운용은 다른 전방 군단에서도 나타났고, 시작 시기와 적용 화기, 결정 방식까지 부대마다 달랐다.
그렇다면 질문은 달라져야 한다.
왜 같은 전선을 지키는 부대가 서로 다른 기준으로 총을 들고 있었는가.
현장 지휘관에게 재량을 줄 수는 있다. 그러나 군사작전에서 재량은 상급 지침과 보고, 검토, 승인이라는 통제체계 안에서 작동할 때 의미가 있다.
더욱이 GP·GOP처럼 북한군과 직접 맞닿은 최전방 경계작전이라면 한 부대가 기준을 변경했을 때 상급부대가 이를 알고 있었는지, 다른 군단과의 차이를 검토했는지, 작전적 위험을 비교했는지가 함께 확인돼야 한다.
이번 점검에서 지상작전사령부까지 기관경고 대상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탄을 넣지 않았다는 결과보다 그런 변경이 여러 부대에서 제각각 이뤄질 때까지 통일된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 더 구조적인 문제다.
향후 필요한 것은 단순히 “다시 삽탄하라”는 명령 하나가 아니다.
감시장비와 원격화기 발전을 반영해 기존 삽탄 원칙이 여전히 적절한지 평가하고, 변경이 가능하다면 누가 어떤 조건에서 승인할 것인지, 군단별 예외를 누가 통합 관리할 것인지까지 다시 정리해야 한다.
전방 경계작전의 안전은 실탄 한 발에서 시작하지만, 그 실탄을 언제 넣고 언제 빼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지휘체계다.
이번 논란에서 확인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총 안에 실탄이 있었느냐’가 아니라, 같은 전선을 지키는 군대 안에서 왜 그 기준이 서로 달랐느냐는 것이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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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국방부, 전방부대 탄약 휴대 실태 점검 결과 및 후속조치 관련 공개자료
- 합동참모본부, GP·GOP 경계작전 화기 운용 원칙 관련 설명
-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전방부대 탄약 휴대 및 화기 운용 관련 지침
- 국회 국방위원회 강선영 의원실, 전방 군단 미삽탄 운용 관련 제출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21조·제24조·제2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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