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는 아직 1위인데 왜 위기인가…Hoka·On 시대, 사라진 ‘자동 선택’

주가 고점 대비 78% 하락·18년 만의 S&P 100 편출…여전히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

미국 10대 신발 선호 61%→46%…클래식 과의존과 DTC 실험 뒤의 경쟁구도 변화

나이키는 여전히 세계 스포츠 신발 시장의 선두다. 미국 청소년이 가장 좋아하는 신발 브랜드도 아직 나이키다. 그런데 주가는 2021년 고점에서 약 78% 떨어졌고 오는 21일 18년 가까이 머물렀던 S&P 100에서도 빠진다. 문제는 사람들이 나이키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너무 잘 알면서도 다른 신발을 고르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78% 하락 뒤의 ‘상징적 퇴장’

S&P 다우존스지수는 21일 나이키를 S&P 100에서 제외하고 팔로알토네트웍스를 편입한다. 나이키는 S&P 500에는 그대로 남는다. 따라서 지수 편출 자체가 사업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2021년 약 180달러까지 올랐던 주가가 최근 38달러 안팎으로 내려오며 약 78% 하락한 뒤 나온 결정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평가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성은 작지 않다.

사업 규모도 여전히 크다. 나이키의 2026회계연도 매출은 464억달러, 순이익은 31억달러였다. 글로벌 스포츠 신발 시장 점유율도 2025년 22.9%로 여전히 선두권이지만, 2022년 25.9%에서 3년 연속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아디다스를 비롯해 On과 Hoka 같은 브랜드들이 점유율을 넓혔다.

즉 나이키가 작아진 것이 아니라 나이키와 경쟁자 사이의 거리가 줄어든 것에 가깝다.

61%에서 46%…아직 1위지만 달라진 숫자

젊은 소비자의 변화는 더 선명하다.

Piper Sandler의 미국 10대 조사에서 나이키는 2023년 신발 선호도 **61%**로 압도적인 1위였다. 2025년 가을에도 46%로 여전히 1위를 지켰지만 15%포인트가 빠졌다. 같은 조사에서 아디다스는 14%, New Balance는 8%였고 On은 Hoka를 제치며 상위권으로 올라왔다.

중요한 것은 46%도 충분히 높은 숫자라는 점이다.

나이키의 위기는 ‘젊은층이 더 이상 나이키를 신지 않는다’가 아니다. 과거에는 운동화를 고를 때 별다른 고민 없이 나이키로 향하던 소비자 가운데 일부가 이제 New Balance·On·Hoka·Adidas를 함께 비교하기 시작했다는 변화다.

브랜드 인지도는 그대로인데 선택의 독점성이 약해지고 있다.

Air Force 1·Jordan 1·Dunk 과의존

제품 전략에도 문제가 있었다.

나이키 스스로 실적 설명회에서 Air Force 1, Air Jordan 1, Dunk를 ‘Classics’ 핵심 프랜차이즈로 지목하며 이들 제품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졌다고 인정했다. 회사는 Nike Digital에서 이들 제품 매출을 한때 전년 대비 약 50% 줄이는 등 공급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 이후에도 Air Force 1·Dunk·AJ1의 재고와 판매 비중을 정상화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문제는 오래된 모델이 나쁘다는 데 있지 않다. Air Force 1과 Jordan 1은 여전히 강력한 자산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새로운 것을 찾는 속도보다 기존 히트상품을 반복적으로 확대하는 속도가 빨라지면 아이콘은 어느 순간 신선함보다 익숙함을 상징하는 제품이 된다.

그 사이 경쟁자는 다른 영역을 파고들었다.

직접 팔겠다고 비운 진열대

유통전략도 나이키의 어려움을 키웠다.

존 도나호 전 CEO 체제에서 나이키는 자사 앱·웹사이트·직영점 판매를 확대하는 DTC 전략에 집중했다. 중간 유통업체를 줄이면 마진을 높이고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Foot Locker와 Macy’s 등 주요 유통업체와의 관계가 약해졌고, 나이키가 줄인 진열 공간을 Hoka와 On 같은 경쟁자들이 차지했다. 로이터는 이 DTC 편중이 시장점유율 약화에 영향을 미친 전략적 실수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현재 숫자는 방향 전환을 보여준다.

2026회계연도 나이키의 도매 매출은 275억달러로 6% 증가한 반면, Nike Direct는 177억달러로 6% 감소, Nike Digital은 12% 줄었다. Elliott Hill CEO는 취임 이후 주요 유통 파트너와 관계를 복원하고 다시 더 많은 판매 접점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때 없애려 했던 유통망이 다시 필요한 자산이 된 셈이다.

러닝 시장의 변화, Hoka·On의 틈

소비자의 운동화 선택 기준도 달라졌다.

미국 신발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은 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퍼포먼스 신발은 6%, 러닝화는 판매액과 판매량 모두 13% 증가했다. 반대로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신발은 감소했다.

편안함·쿠셔닝·실제 달리기 성능을 앞세운 Hoka와 On에 유리한 환경이다.

나이키도 대응하고 있다. 퍼포먼스 러닝을 다시 핵심축으로 삼았고 Vomero 18은 출시 후 빠르게 1억달러 규모 사업으로 성장했다. 회사는 Pegasus·Vomero·Structure를 중심으로 러닝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나이키를 ‘몰락’이라고 확정하기에는 이르다. 회복 시도 역시 실제 제품 판매에서 일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Next Insight 분석 | 브랜드 인지도보다 어려운 ‘선택의 복원’

나이키가 다시 1990년대나 2000년대의 아이콘을 만들어야만 살아남는 것은 아니다.

현재 필요한 것은 소비자가 운동화를 살 때 “나이키도 한번 보자”가 아니라 “역시 나이키”라고 판단할 이유를 다시 만드는 것​이다.

과거에는 브랜드·선수·혁신·유통력이 하나로 연결돼 있었다. Air Jordan이라는 문화적 상징이 있었고, Air Max와 러닝 기술이 혁신 이미지를 만들었으며 어느 매장에 가더라도 가장 좋은 위치에서 제품을 볼 수 있었다.

그 연결고리가 DTC 편중과 제품 반복, 경쟁자의 성장 속에서 조금씩 느슨해졌다.

S&P 100 편출은 원인이 아니다. 소비자가 먼저 움직였고 경쟁자가 먼저 공간을 차지했으며, 주가와 지수는 그 변화를 뒤늦게 따라왔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그래도 나이키에는 다른 쇠퇴 브랜드가 갖지 못한 것이 남아 있다. 464억달러 매출과 세계 최대 수준의 유통력, 선수 자산, 그리고 여전히 미국 10대 신발 선호도 1위라는 브랜드 힘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승부는 인지도가 아니다.

나이키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브랜드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알아도 다른 신발을 고르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그리고 회복의 기준 역시 주가보다 먼저 매장에서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다시 소비자가 별다른 고민 없이 나이키를 집어 드는가.

사라진 ‘자동 선택’을 되찾는 일이 나이키 턴어라운드의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됐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nextinsight.news@gmail.com

참고자료
S&P Global, S&P 100 정기변경 발표, 2026.09.04
NIKE Inc., FY2026 Fourth Quarter and Full Year Results
Reuters, Nike 시장점유율·턴어라운드 관련 분석
Piper Sandler, Taking Stock With Teens Survey
Circana, U.S. Footwear Market H1 2026
NIKE Inc. FY2025·FY2026 Earnings C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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