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의 직접수사·직접 보완수사 폐지, 고소·고발은 경찰로…커지는 권한보다 먼저 시험대에 오른 수사능력과 신뢰
10월 2일부터 형사사법체계가 크게 바뀐다. 검사의 직접수사는 사라지고, 고소·고발 대부분은 경찰에서 시작된다. 경찰의 수사 책임은 지금보다 분명히 커지는데 정작 경찰은 장윤기 사건과 제주 실종사건을 거치며 국민 신뢰가 크게 흔들린 상태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취임 직후 ‘경찰개혁추진단’을 꺼내 든 이유도 결국 이 두 시간이 겹쳤기 때문이다.
10월 2일, 달라지는 수사의 출발점
개정 형사소송법은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가장 큰 변화는 검사가 직접 피의자나 참고인을 조사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방식의 수사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보완수사도 검사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경찰에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고소·고발 역시 원칙적으로 사법경찰관에게 접수하고, 경찰은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안에 수사를 마쳐 송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검사의 역할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이 위법·부당하다고 판단되면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공소제기 여부 판단을 위해 피의자나 사건관계인의 의견을 듣거나 자료를 제출받는 ‘사실관계 확인’도 가능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얻은 진술과 자료를 재판에서 직접 증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
결국 수사의 시작부터 사실관계를 만들어가는 책임은 이전보다 더 경찰 쪽으로 이동한다.
커지는 권한, 흔들린 신뢰

문제는 시점이다.
김종철 대행 체제는 경찰이 가장 자신 있어 하기 어려운 순간에 출발했다. 광주 장윤기 사건의 부실수사와 은폐 의혹,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논란이 잇따르면서 경찰 내부의 수사능력뿐 아니라 지휘·감독 체계까지 문제로 떠올랐다.
김 대행은 지난 3일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과연 경찰을 믿어도 되는가”라는 질문을 직접 꺼냈다. 개별 경찰관의 잘못만으로 끝내지 않고 지휘·감독 책임과 조직문화까지 들여다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경찰청은 별도의 ‘경찰개혁추진단’을 설치해 조직과 제도, 현장 업무방식까지 원점에서 다시 점검할 예정이다.
경찰이 스스로 던진 질문은 사실 단순하다.
권한을 더 받을 준비가 돼 있는가.
881명보다 중요한 숙련 수사관
경찰은 이미 수사인력 보강에 들어갔다. 기존에 검토하던 881명 재배치에 추가 인력을 더 투입하고,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맞춰 수사부서 중심으로 인력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숫자만 늘린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는 경험이 쌓여야 하는 업무다. 사건 초기 어떤 진술을 먼저 확보해야 하는지, 증거가 사라지기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서로 다른 진술 가운데 무엇이 중요한지를 판단하는 능력은 교육 몇 차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김 대행이 주말 업무보고에서 굳이 “역량과 사명감을 갖춘 우수한 인력이 수사부서를 떠나지 않도록 인사제도를 검토하라”고 주문한 이유도 이 부분과 맞닿아 있다.
경찰 수사권 확대의 성패는 몇 명을 더 배치했느냐보다 숙련된 수사관이 계속 수사를 맡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사건을 끝내는 권한과 다시 보는 장치
제주 실종사건이 남긴 질문도 여기 있다.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 권한이 커질수록 잘못된 판단을 다시 확인하는 장치도 함께 강해져야 한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고소인 등이 장기간 실질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않거나 위법·부당한 수사행위가 있다고 판단하면 수사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다시 상급관서에 심사를 신청할 수 있는 절차를 새로 두었다.
법은 견제 장치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장치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작동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잘못된 사건처리가 결재선을 통과하고도 걸러지지 않는다면 서류상 감독 체계가 하나 더 생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필요한 것은 누가 결재했는가보다 누가 확인했는가에 가까울 수 있다.
21개월째 직무대행 체제
경찰 조직의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수장 공백이다.
경찰은 현재 21개월째 정식 경찰청장 없이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고 김종철 대행은 세 번째 직무대행이다. 수사구조가 크게 바뀌고 조직개혁까지 동시에 추진되는 시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다.
개혁추진단을 만들고 인력을 보강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14만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이 장기간 대행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개혁의 책임과 지속성을 누가 끝까지 지고 갈 것인지도 남은 문제다.
Next Insight 분석 | 권한을 옮기는 것과 수사능력을 옮기는 것은 다른 일

법을 고치면 권한은 하루 만에 이동할 수 있다.
검사의 직접수사를 없애고 고소·고발 창구를 경찰로 바꾸는 것도 법 시행일이 오면 바로 시작된다. 그러나 좋은 수사관을 키우는 일, 부실수사를 초기에 발견하는 지휘체계, 잘못된 사건 종결을 다시 들여다보는 문화까지 같은 날짜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경찰개혁의 성적표는 개혁추진단의 이름이나 회의 횟수에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10월 2일 이후 국민이 들고 온 한 건의 사건을 얼마나 정확하게 받아들이고, 놓친 증거는 없는지 끝까지 확인하며, 잘못된 판단은 스스로 다시 고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경찰의 수사권은 이미 커질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남은 질문은 국민이 그 수사권을 안심하고 맡길 준비가 됐느냐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nextinsight.news@gmail.com
참고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 [시행 2026.10.2]
- 연합뉴스, 「개정 형소법 공포안 국무회의 통과…10월부터 검사 직접 수사 금지」, 2026.8.4
- 연합뉴스, 「“경찰이 부족했습니다”…새 경찰지휘부 첫 회의에 ‘대국민 반성문’」, 2026.9.3
- 연합뉴스, 「경찰 개혁 전담기구 내주 출범…현장 달라져야 경찰 변화」, 2026.9.6
- YTN, 「경찰 믿어도 되나…사과로 출발한 ‘세 번째 대행’」, 2026.9.5
#경찰개혁 #형사소송법 #경찰수사권 #검찰개혁 #공소청 #수사권조정 #경찰청 #김종철 #형사사법체계 #NextInsightNews
Next Insight 분석을 정리해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