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꽃축제 귀갓길 만석 버스에 중학생 태운 기사, 승객 신고로 과태료…안전규정과 심야 이동권 사이, 증차·대체교통·현장 대응체계 마련 필요
늦은 밤 광역버스 막차에 오른 중학생들. 이미 좌석이 모두 찬 버스에서 기사는 학생들을 두고 갈 수 없어 입석 승차를 허용했다. 그러나 한 승객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기사는 과태료를 납부했다.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광역버스의 입석 금지는 급정거와 충돌 사고에서 승객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규정이다. 기사가 학생들의 사정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도 안전상 위험과 법적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만석인 막차 앞에서 귀가할 방법을 찾지 못한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대규모 행사로 버스 이용객이 몰리는 상황에서 운행 횟수와 좌석 수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면, 기사에게 규정 준수만 요구하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번 사건은 한 버스기사의 선택을 넘어, 광역버스의 안전규정과 심야 대중교통 공급 사이에 존재하는 공백을 보여준다.
안전규정은 유지하되, 만석 이후의 대책은 마련해야
현행 도로교통법 제39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22조는 자동차의 승차인원이 승차정원을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광역버스에서 정원 초과 승차를 허용하는 것은 승객의 안전과 직접 연결되는 문제다.
따라서 학생이나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고속도로 입석을 허용하는 예외를 확대하는 것은 안전상 우려가 있다. 승객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의무는 나이와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하지만 입석을 금지하는 규정과 만석으로 탑승하지 못한 승객에 대한 교통대책은 별개의 문제다.
이는 정원 초과 승차를 줄이면서도 부족한 좌석을 추가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기존 대책이 출퇴근 시간대에 집중된 만큼, 불꽃축제처럼 야간에 대규모 인파가 이동하는 상황에도 적합한 운행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안전규정을 유지하면서도 귀가하지 못하는 승객을 줄일 방법은 있는 셈이다.
버스기사에게 남겨진 두 가지 책임…태워도 문제, 남겨도 걱정
지난 17일 JTBC ‘사건반장’에서 소개된 사연에 따르면 20년 경력의 60대 여성 버스기사 A씨는 불꽃축제가 열린 날 광역버스 막차를 운행하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의 거듭된 승차 요청을 받았다.
버스는 이미 만석이었다. 그러나 A씨는 늦은 시간 학생들을 두고 가기 어려웠다고 설명하며 입석 승차를 허용했다.
이후 한 승객이 정원 초과 승차 문제를 제기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과태료를 납부했다고 밝혔다. 며칠 뒤 국민신문고를 통한 추가 신고가 접수됐다는 연락도 받았다고 전했다.
신고한 승객의 문제 제기는 안전규정에 근거한 것이었다. 과거 만석 버스에 탑승하지 못했던 자신의 경험을 언급하며 학생들에게만 예외를 적용하는 것에 항의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렇다고 기사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만으로 만석 버스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승객을 태우면 안전규정을 위반하게 되고, 태우지 않으면 마지막 교통편을 놓친 학생들의 귀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기사 개인의 판단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운행 현장에서 마주한 것이다.
증차와 막차 연장…대규모 행사에 맞춘 특별수송체계 필요
불꽃축제와 같은 대규모 행사가 열리면 평소와 다른 시간대에 대중교통 수요가 집중될 수 있다.
행사가 끝난 뒤 특정 정류장에 승객이 몰리면 정상적으로 운행하는 버스라도 모든 승객을 태우기 어렵다. 특히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광역버스는 빈 좌석이 없다면 추가 승객을 태울 수 없어 공급 부족이 곧바로 탑승 제한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려면 행사 주최 측과 지방자치단체, 버스 운송사업자가 사전에 예상 귀가 인원과 주요 이동 방향을 파악하고 임시 수송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존 광역버스의 막차 시간을 연장하는 것뿐 아니라 행사 종료 시각에 맞춘 추가 차량 투입, 수요가 집중되는 노선의 임시 증회, 사전에 승인된 전세버스 활용 등이 검토 대상이다.
다만 차량을 추가로 투입하려면 운전인력과 차량 확보, 관련 인허가 및 운행시간 관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기존 운전기사의 근무시간을 무리하게 늘리는 방식은 또 다른 안전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광역버스의 공급이 부족한 현실을 개선하려면 일상적인 출퇴근 수요와 행사 종료 직후의 일시적인 수요를 구분해 각각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막차를 놓친 승객, 운전기사 혼자 해결하지 않도록

기사에게 정원 초과 승차를 허용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것만으로는 늦은 밤 정류장에 남겨진 승객의 귀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운송사업자가 만석으로 인한 승차 불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운행이나 대체교통을 안내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갖추는 방안이 필요하다.
특히 막차에 탑승하지 못한 승객이 있다면 기사와 운행관리자가 연락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승객에게 이용 가능한 다른 노선과 교통수단을 안내할 필요가 있다.
미성년자가 늦은 시간 귀가 수단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에는 보호자 연락과 안전한 대기 장소 안내 등 별도의 대응 절차도 검토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승차 거부 상황에서 운송사업자가 택시비를 부담하거나 승객의 귀가를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한 지원을 제도화하려면 적용 대상과 지원 범위, 비용 부담 주체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승객을 태울 수 없는 상황에서 기사가 규정을 위반하는 대신 선택할 수 있는 공식적인 대응 절차를 마련하는 일이다.
법률 개정의 초점, 입석 허용보다 대체교통 확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입석 금지 규정 자체를 완화하는 방안이 거론될 수도 있다.
그러나 고속도로 주행 중 안전띠를 착용하지 못한 입석 승객은 급정거나 사고 발생 시 부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단순히 승객의 동의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제도 개선의 초점은 입석 허용 범위를 넓히는 것보다 정원 초과 승차 없이도 귀가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확보하는 데 둘 필요가 있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과 관련 운행 기준을 바탕으로, 대규모 행사 때 임시 운행을 신속하게 승인하고 지방자치단체 간 추가 수송을 조정할 수 있는 절차를 정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또한 행사 종료 이후 광역버스 운행을 연장하거나 임시 차량을 투입할 때 발생하는 비용의 지원 근거와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개선이 반드시 입석 금지 조항 자체의 개정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법령에 따른 운행계획 변경, 임시 증차, 재정지원 등의 제도가 실제 야간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지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Next Insight 분석 | 과태료를 받은 기사보다 먼저 살펴야 할 만석 이후의 교통 공백

이번 사건에서 버스기사는 안전규정을 위반했고, 이를 신고한 승객은 규정 위반 문제를 제기했다. 학생들은 늦은 시간 귀가를 위해 마지막 버스에 탑승하기를 원했다.
서로 다른 입장이 충돌했지만 그 배경에는 한 가지 공통된 문제가 있었다. 이미 좌석이 모두 찬 버스 외에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속도로 입석 금지는 승객의 안전을 위한 규정이다. 이를 유지하면서도 대중교통 이용객이 실제로 귀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별도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대규모 행사가 끝나는 시간에는 평소 운행계획만으로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지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만석으로 탑승하지 못한 승객이 발생한 뒤에야 대책을 마련하는 방식으로는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어렵다.
버스기사에게 모든 승객을 태우라고 요구할 수도, 마지막 버스를 놓친 사람들의 사정을 모두 외면하라고 할 수도 없다.
안전규정을 지키는 것과 시민의 귀가를 돕는 것은 서로 대립하는 목표가 아니다. 정원을 초과하지 않고도 승객을 수송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두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출발점이다.
이번 사건에서 과태료를 받은 사람은 버스기사였다. 그러나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만석 이후의 교통 공백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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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뉴시스 | 만석 광역버스에 학생 태운 기사, 입석 금지 신고로 과태료 (2026.09.19) — JTBC ‘사건반장’ 9월 17일 방송 내용을 인용한 보도.
- 국가법령정보센터 | 도로교통법 제39조(승차 또는 적재의 방법과 제한)
- 국가법령정보센터 |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22조(운행상의 안전기준)
- 국토교통부 | 광역버스 2차 입석대책 관계기관 합동 발표 (2022.09.05)
- 국토교통부 | 수도권 광역버스 좌석예약제 확대 (202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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