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전설’ TOP3와 동남아 러브콜…경연 이후 시작된 해외시장 경쟁

하루, 대만서 현지 활동 제안…동남아 확장 프로젝트 구체화
장한별은 이미 말레이시아서 검증…성리는 국내 강력한 팬덤 기반 확보
교민 공연 넘어 ‘현지 팬덤’을 만들 수 있느냐가 진짜 승부

MBN 트로트 오디션 ‘무명전설-트롯 사내들의 서열전쟁’이 끝난 지 불과 몇 달 만에 TOP3를 둘러싼 움직임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확장되고 있다.

우승자 성리, 준우승 하루, 3위 장한별이 방송과 전국투어를 이어가는 가운데 특히 대만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해외 러브콜이 쏟아진다’는 표현만으로 세 사람 모두에게 이미 대규모 해외 계약이 성사된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이르다. 현재 공개된 자료를 종합하면 가장 구체적인 해외 진출 움직임은 하루에게서 나타나고 있으며, 장한별은 이미 동남아에서 검증된 활동 경력을 갖고 있다. 성리는 국내에서 강력한 팬덤과 우승 효과를 축적하는 단계​다.

그럼에도 이번 움직임이 눈길을 끄는 이유가 있다. 기존 트로트 가수들의 해외 활동이 주로 교민 대상 공연에 머물렀다면, ‘무명전설’ TOP3에게 열리고 있는 가능성은 현지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직접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대만을 출발점으로 동남아 진출 추진

현재 해외 진출 움직임이 가장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인물은 ‘무명전설’ 준우승자 하루다.

더팩트는 지난 7월 24일 하루가 ‘무명전설’ 종영 이후 대만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로부터 현지 활동 제안을 받고 대만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시장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흘 뒤인 7월 27일 후속 보도에서도 하루의 대만 진출과 동남아 시장 확대 움직임을 ‘해외 러브콜’로 표현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단순한 해외 행사 초청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측 관계자들이 하루의 국내 방송 활동을 직접 살펴보는 한편 현지 프로모션을 포함한 활동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사업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는 향후 계약이나 공식 일정 발표를 확인해야 하지만, 적어도 대만 시장을 교두보로 한 장기적인 해외 활동 구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확인된다.

하루에게 해외 시장이 관심을 보이는 배경에는 기존 트로트 가수들과 다른 상품성이 있다.

하루는 트로트 기반의 가창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외형과 퍼포먼스에서는 아이돌 가수에 가까운 이미지를 갖는다. 고교 시절 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로부터 두 차례 캐스팅 제안을 받은 사실과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지원 경험도 방송에서 공개됐다.

이는 동남아 시장에서 상당한 장점이 될 수 있다.

현지 K팝 소비층에게는 친숙한 외형과 퍼포먼스를 제공하면서, 기존 K팝과는 다른 한국 트로트라는 장르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하루에게 대만은 단순한 해외 공연장이 아니라 ‘K-트롯이 젊은 아시아 팬들에게 통할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첫 번째 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장한별은 ‘진출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동남아에서 검증됐다

TOP3 가운데 해외 경쟁력이 가장 명확하게 검증된 인물은 장한별이다.

장한별은 말레이시아 오디션 프로그램 ‘Big Stage 2019’에 출연해 우승했고, 이후 현지 음원차트에서 52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고 MBN 방송을 통해 밝혔다.

따라서 장한별에게 동남아 진출은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기보다 기존에 확보했던 해외 인지도와 팬덤을 한국 트로트 활동과 다시 연결하는 작업에 가깝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한국에서 성공한 트로트 가수가 처음 동남아시아에 진출하는 것과, 이미 동남아에서 정상급 인지도를 경험한 가수가 한국 오디션 TOP3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들고 다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

특히 장한별은 영어권 문화와 동남아 활동 경험까지 갖고 있어 해외 방송 인터뷰와 현지 프로모션, 예능 프로그램, 공연 등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명전설’ 이전의 장한별이 ‘말레이시아에서 성공한 한국계 가수’였다면 이제는 ‘한국의 대형 트로트 오디션에서 TOP3에 오른 가수’라는 새로운 경력까지 더해졌다.

이는 향후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서 다시 활동할 경우 상당히 강력한 스토리텔링 자산이 될 수 있다.

성리, 해외보다 먼저 만들어지고 있는 강력한 국내 기반

1위 성리는 현재 하루·장한별과는 조금 다른 경로를 걷고 있다.

성리는 ‘무명전설’ 결승에서 4,784점을 기록해 하루 3,542.3점, 장한별 3,513.82점을 제치고 초대 우승자가 됐다.

최근에는 우승 특전곡 ‘Sad Rain’을 공개하며 오디션 참가자가 아닌 독립된 트로트 가수로서 자신의 음악을 구축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이 곡은 ‘남행열차’를 만든 김진룡 작곡가가 성리를 위해 작업했다.

팬덤 역시 빠르게 조직화되고 있다.

성리의 공식 팬클럽 ‘성리학자’는 최근 거제·통영 수해 이웃을 위해 5,400만 원을 기부했다. 단순 온라인 지지를 넘어 실제 조직력과 결집력을 갖춘 팬덤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따라서 성리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동남아 진출을 서두르는 것보다 국내에서 우승자 브랜드와 대표곡, 팬덤을 얼마나 단단하게 구축하느냐일 수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결국 지속적인 활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은 대표곡과 팬덤이기 때문이다.

세 사람 모두에게 같은 해외 전략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

‘무명전설’ TOP3의 흥미로운 점은 세 사람이 같은 오디션에서 1~3위를 기록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서로 전혀 다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성리는 아이돌 그룹 활동 경험과 뛰어난 퍼포먼스 능력에 최근 강력한 국내 팬덤이 더해졌다.

하루는 젊은 이미지와 K팝에 가까운 스타성을 갖고 있으며 현재 대만을 중심으로 실제 해외 진출 움직임이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장한별은 말레이시아에서 이미 대중적인 성공을 경험했다는 확실한 해외 이력이 있다.

따라서 해외시장에서도 ‘TOP3 패키지’로만 접근하기보다는 각각의 강점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

하루에게는 대만과 젊은 동남아 K팝 소비층을 겨냥한 프로모션, 장한별에게는 기존 말레이시아 팬덤 복원과 동남아 활동 확대, 성리에게는 국내 팬덤을 기반으로 한 일본 및 아시아 공연 확장이 보다 현실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교민 공연’과 ‘해외 진출’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다.

한국 가수가 해외에서 공연한다고 해서 모두 해외시장 진출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동안 많은 트로트 가수들이 미국·일본·동남아에서 공연했지만 상당수는 현지 교민사회를 중심으로 한 행사였다.

진정한 해외 진출은 현지인이 음원을 듣고, 현지 방송에 출연하고, 현지 팬들이 공연 티켓을 구매하며, 현지 광고와 공연 시장에서 경제적 가치가 발생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하루의 대만 진출 움직임이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만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이 현지 프로모션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사실상 실행 단계로 이어진다면 이는 단순 해외 행사보다 한 단계 높은 시장 접근이 된다.

장한별은 이미 이 과정을 말레이시아에서 경험했다.

따라서 향후 TOP3의 해외 성패를 판단할 때는 ‘몇 개 국가에서 러브콜을 받았다’는 숫자보다 현지 음원 발매, 방송 출연, 팬미팅, 단독 공연, 광고 계약이 실제로 이루어지는지​를 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무명전설’ 자체도 하나의 수출 가능한 IP가 되고 있다

TOP3의 해외 가능성을 개인 가수만의 현상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무명전설’은 지난 5월 종영 이후에도 TOP7을 중심으로 한 스핀오프 프로그램 ‘전설의 사내’를 편성했다. 8월 26일에도 TOP7이 출연한 7회 방송이 이어지는 등 방송 노출이 지속되고 있다.

시즌2 역시 올겨울 편성이 확정됐다. 시즌1 결승 최고 시청률은 10.1%를 기록했고, MBN은 TOP7의 전국투어가 매회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즉 방송사가 오디션 한 편으로 프로그램을 종료하지 않고 출연자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며 하나의 브랜드로 확장하고 있다.

이는 해외 진출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개별 무명가수가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과 한국에서 성공한 방송 프로그램의 TOP3라는 타이틀을 갖고 진출하는 것은 현지 사업자의 관심도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Next Insight 분석 | K-트롯의 해외 성공 조건은 ‘트로트답지 않음’일 수도 있다

‘무명전설’ TOP3의 해외 가능성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역설적으로 이들이 기존의 전형적인 트로트 가수와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다.

성리는 아이돌 출신이고, 하루 역시 K팝 아이돌에 가까운 비주얼과 퍼포먼스 경쟁력을 갖는다. 장한별은 이미 해외 대중음악 시장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다.

트로트의 전통적인 국내 소비층과 동시에 K팝에 익숙한 해외 젊은 소비층에게 접근할 수 있는 구조다.

K팝이 세계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한국 노래를 해외에서 불렀기 때문이 아니다. 음악과 퍼포먼스, 영상 콘텐츠, SNS, 팬덤 비즈니스가 결합된 하나의 산업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K-트롯 역시 해외에서 살아남으려면 같은 질문을 피할 수 없다.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가수를 해외 행사에 보내는 수준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현지 언어 콘텐츠와 음원, 방송, 팬덤을 만들어 하나의 새로운 장르 시장을 구축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동남아 러브콜’은 결과가 아니라 시작에 가깝다.

하루의 대만 프로젝트가 실제 현지 활동으로 이어지는지, 장한별이 기존 말레이시아 팬덤을 다시 움직일 수 있는지, 그리고 우승자 성리가 국내의 강력한 팬덤을 해외로 확장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세 사람이 그 단계까지 넘어선다면 ‘무명전설’은 단순히 국내 트로트 스타 세 명을 탄생시킨 프로그램이 아니라 K-트롯의 새로운 해외시장 가능성을 시험한 출발점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러브콜이 몇 건 들어왔느냐’가 아니다.

해외에서 이들의 이름으로 티켓을 사고, 노래를 듣고, 팬덤이 만들어지는가.

‘무명전설’ TOP3의 진짜 두 번째 서열전쟁은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nextinsight.news@gmail.com

참고자료
MBN·매일경제TV ‘무명전설’, ‘전설의 사내’ 관련 자료
더팩트 ‘무명전설 준우승 하루, 대만 찍고 동남아로…해외 진출 본격화’
스포츠경향 ‘무명전설 TOP3’ 관련 보도
iMBC연예 성리·TOP7 활동 관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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