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Darton Entertainment와 해외 활동 추진…홍콩·말레이시아·태국까지 확대 구상
7월 ‘현지 활동 제안’에서 8월 투자·매니지먼트 협력 보도로 한 단계 진전
해외 공연보다 중요한 것은 현지 음원·방송·팬덤…‘러브콜’이 실제 시장으로 이어질지가 관건
MBN ‘무명전설-트롯 사내들의 서열전쟁’에서 준우승한 가수 하루의 다음 무대가 국내를 넘어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만에서 러브콜을 받았다’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 달 사이 상황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변했다. 대만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하루의 해외 활동에 참여하고, 대만을 시작으로 홍콩·말레이시아·태국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는 구상이 공개됐다.
트로트 가수의 해외 공연 자체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움직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한국 가수가 해외 행사에 초청되는 방식이 아니라 현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매니지먼트와 프로모션, 사업 협력에 참여하는 형태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의 대만행은 과연 단발성 ‘해외 러브콜’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K-트롯이 현지 대중시장으로 들어가는 새로운 사례가 될 것인가.
지금부터 확인해야 할 것은 화려한 표현보다 그 안에 담긴 사업의 구조다.
7월에는 ‘러브콜’이었다…8월에는 현지 파트너 이름이 등장했다
하루의 해외 진출 움직임이 처음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7월이다.
7월 24일 더팩트는 ‘무명전설’ 종영 이후 하루가 대만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로부터 현지 활동 제안을 받았으며, 대만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까지 활동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하루는 KBS ‘아침마당-도전! 꿈의 무대’와 ‘무명전설’을 통해 빠르게 인지도를 높인 신예라는 점에서 해외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핵심 단어는 ‘제안’과 ‘러브콜’이었다.
그러나 8월 들어서는 Darton Entertainment(達騰娛樂·달톤엔터테인먼트)라는 대만 현지 기업이 구체적으로 등장했다.
복수의 국내 보도에 따르면 Darton Entertainment는 하루의 아시아 시장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해외 활동에 참여하기로 했으며, 현지 매니지먼트와 프로모션을 비롯한 사업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대만을 우선 거점으로 삼고 이후 홍콩과 말레이시아, 태국 등으로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도 공개됐다.
7월의 ‘관심’이 8월 들어 현지 파트너를 전제로 한 사업 단계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Darton Entertainment는 실제 어떤 회사인가

해외 진출 보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상대 회사의 실체다.
대만 문화콘텐츠진흥기관 TAICCA가 운영하는 기업 정보에 따르면 Darton Entertainment는 2010년 대만에서 설립된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주요 사업 분야는 연예인 매니지먼트와 TV·웹드라마 제작이다. 한국 아티스트의 해외 대리 업무와 콘텐츠 라이선스·유통도 사업 영역에 포함돼 있다.
따라서 적어도 하루의 해외 진출에 언급되고 있는 회사가 단순 공연 브로커나 행사 대행업체라기보다 현지 콘텐츠 제작과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를 사업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는 점은 확인된다.
국내 보도에서는 신즈위(Ben) 대표가 중화권 연예산업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왔으며, Darton Entertainment 역시 매니지먼트와 드라마 제작 사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소개됐다.
이 지점에서 하루의 대만 진출이 기존 트로트 가수들의 해외 행사와 조금 다른 성격을 갖기 시작한다.
중요한 것은 ‘대만 공연 한 번’이 아니다
한국 트로트 가수들에게 해외 무대는 낯설지 않다.
미국·일본·동남아시아 등에서 교민을 대상으로 한 공연과 행사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러나 그것을 곧바로 ‘현지 시장 진출’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진정한 해외시장 진출에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현지인이 음원을 듣고, 현지 방송과 미디어가 가수를 다루며, 현지 팬이 자기 돈으로 공연 티켓을 사고, 팬클럽과 SNS 커뮤니티가 형성돼야 한다. 이후 광고·공연·음원·굿즈 등의 사업으로 연결돼야 비로소 지속적인 시장이 만들어진다.
하루에게 대만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Darton Entertainment가 현지 매니지먼트와 프로모션을 담당하는 구조가 실제로 가동된다면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가수를 대만 행사에 초청하는 것과는 출발부터 다르다.
‘하루’라는 이름을 대만 소비자에게 직접 알리고 현지 팬층을 구축하는 일이 핵심이 된다.
왜 첫 시장이 대만인가

대만은 K팝과 한국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에 대한 소비 기반이 오래된 시장이다.
규모만 놓고 보면 중국이나 일본보다 작지만, 한국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고 중화권 소비자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좋은 시장이라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하루 측이 그리고 있는 그림은 대만에서 끝나지 않는다.
현재 공개된 계획에는 대만 → 홍콩 → 말레이시아 → 태국이라는 확장 방향이 포함돼 있다.
그렇다면 대만은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하루라는 아티스트가 해외에서 통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테스트베드이자 첫 교두보에 가깝다.
첫 시장에서 현지 팬덤과 콘텐츠 반응이 확인되면 주변 아시아 시장으로 확대하고, 반대로 반응이 약하면 전략을 조정할 수 있다.
사업 측면에서는 상당히 현실적인 접근법이다.
하루에게는 기존 트로트 가수와 다른 카드가 있다

해외 시장에서 하루가 관심을 받는 이유를 단순히 ‘무명전설 준우승자’라는 타이틀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는 KBS ‘아침마당-도전! 꿈의 무대’ 2025 왕중왕전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뒤 ‘무명전설’ 준우승까지 올라가며 방송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전국투어에서는 ‘백년의 약속’ 등의 무대로 관객과 떼창을 만들어내며 방송 인지도를 공연 팬덤으로 옮기는 과정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하루는 전형적인 중견 트로트 가수 이미지와 상당히 다르다.
젊은 연령대와 아이돌에 가까운 이미지, 트로트에서 요구되는 감성적인 가창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해외에서는 ‘전통적인 한국 트로트 가수’보다 K팝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가 접근하기 쉬운 K-트롯 아티스트로 포지셔닝할 여지가 있다.
이것은 하루 개인에게도 중요하지만 K-트롯의 해외 확장 가능성을 생각하면 더욱 흥미로운 부분이다.
K팝 팬에게 완전히 낯선 트로트를 그대로 수출하는 것보다 이미 익숙한 스타 이미지와 퍼포먼스에 트로트의 감성과 멜로디를 결합하는 방식이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10월 부산 공연에 대만 언론이 오는 이유

해외 진출의 다음 분기점은 오는 10월이다.
하루는 10월 10일 서울 세종대학교 대양홀, 10월 17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첫 개인 팬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특히 국내 보도에 따르면 10월 17일 부산 공연에는 대만 현지 취재진이 한국을 방문해 하루의 무대와 국내 팬덤을 직접 취재할 계획이다.
이 부분은 의미가 작지 않다.
해외 아티스트를 현지에 소개하기 전에 한국에서 실제로 어느 정도의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지, 공연장에서 어떤 반응을 만들어내는지를 콘텐츠로 보여주는 것은 현지 론칭을 위한 사전 홍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부산 팬콘서트는 국내 팬을 위한 공연이면서 동시에 대만 시장에 하루를 보여주는 쇼케이스 성격까지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아직 ‘성공한 해외 진출’이라고 말하기에는 이르다
여기서는 냉정한 구분도 필요하다.
현재까지 확인되는 것은 해외 활동 추진과 투자·프로모션 협력, 그리고 대만을 거점으로 한 아시아 확장 계획이다.
하지만 대만 음원 발매일, 현지 방송 출연 프로그램, 단독 콘서트 일정, 광고 계약, 현지 음반 유통 같은 구체적인 사업 성과는 아직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단계가 아니다.
투자 규모나 계약 기간, 수익 배분과 같은 계약의 핵심 조건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해외 러브콜이 쏟아진다’는 표현을 곧바로 ‘아시아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는 의미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정확히 말하면 해외시장 진입을 위한 인프라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단계다.
그리고 가수에게 가장 어려운 과정은 바로 그다음이다.
Next Insight 분석 | 진짜 시험은 ‘현지 팬이 생기는가’다
하루의 대만 진출을 바라볼 때 가장 중요한 질문은 “몇 개 국가에서 러브콜을 받았는가”가 아니다.
대만의 젊은 소비자들이 하루의 이름을 기억하고 그의 노래를 찾아 듣게 만들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K팝의 해외 성공을 만든 것은 해외공연 횟수가 아니었다. 현지 팬들이 음악을 소비하고 영상과 SNS를 공유하며 공연과 굿즈에 돈을 지불하는 팬덤 생태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K-트롯도 결국 같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하루에게는 유리한 조건이 있다. 방송에서 확보한 인지도, 전국투어에서 경험한 실전 무대, 빠르게 형성되고 있는 개인 팬덤, 그리고 대만 현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는 파트너가 있다.
반대로 넘어야 할 벽도 분명하다.
한국어 트로트의 정서가 현지 젊은 층에게 얼마나 전달될 것인지, K팝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 하루만의 대표곡을 만들 수 있을지, 해외 팬이 지속적으로 소비할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을지가 남아 있다.
그래서 하루의 해외 진출은 한 신인 가수의 성공 여부만으로 보기에는 꽤 흥미로운 실험이다.
젊은 트로트 가수에게 K팝식 해외 진출 모델을 적용하면 아시아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는가.
그 첫 답을 확인할 장소가 대만이다.
7월의 ‘러브콜’은 이제 현지 파트너와 프로모션 계획으로 한 단계 구체화됐다. 다음에 확인해야 할 것은 홍보 문구가 아니라 대만에서 실제 음원이 발매되고 방송에 출연하며 현지 팬들이 하루의 이름으로 티켓을 사는 순간이다.
그 단계까지 넘어간다면 하루의 대만행은 단순한 해외 활동을 넘어 K-트롯의 새로운 수출 경로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무명전설’에서 끝난 줄 알았던 하루의 경쟁은 어쩌면 지금부터 다시 시작되고 있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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