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로·안테나 통합에서 KC 인증까지…‘동작하는 시제품’과 ‘시장에 공급할 제품’ 사이의 거리
10GHz 대역 도플러 센서를 국내 기술로 설계하고 작은 모듈 안에 구현했다고 해서 개발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실험실에서 움직임을 감지하는 시제품과 기업이 실제 제품에 채택할 수 있는 부품 사이에는 또 하나의 단계가 있다. 반복 생산에서도 특성이 일정해야 하고, 다른 전자제품에 적용됐을 때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며, 국내에서 무선기기로 유통하기 위한 관련 기술기준과 적합성평가 절차도 충족해야 한다.
브레인아이시티의 BMD-10GD 개발에서 세 번째 과제가 바로 이 지점이었다. 1편이 수입에 의존하던 10GHz 도플러 센서의 국산화, 2편이 송·수신 안테나와 RF 회로를 작은 공간에 집약하는 과정이었다면, 3편은 ‘만든 센서를 실제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제품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시제품 한 개보다 어려운 ‘같은 제품을 계속 만드는 기술’
전자제품 개발에서 시제품의 정상 동작과 양산 가능한 제품의 완성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특히 고주파 센서는 PCB 패턴과 부품 배치, 안테나 구조는 물론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편차도 최종 특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두 개의 샘플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과 반복 생산된 제품이 일정한 특성을 유지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상용화 단계에서 설계만큼 생산성과 재현성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기술개발의 목표도 여기에서 달라진다.
‘작동하는 센서’를 만드는 단계에서 ‘같은 품질로 반복 생산할 수 있는 센서’를 만드는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KC 인증…성능과 시장 진입 사이의 또 다른 관문

도플러 센서는 전파를 송신하고 물체에서 반사되는 신호의 변화를 이용한다. 국내에서 무선기기로 유통하기 위해서는 적용되는 전파 관련 기술기준과 적합성평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BMD-10GD가 KC 관련 적합성평가를 거쳤다는 점은 이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다만 KC 인증을 센서의 감지성능이나 제품 전체의 품질을 보증하는 절차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감지성능이 우수하다고 관련 적합성평가를 대신할 수도 없다.
센서의 성능 검증과 제도적 시장 진입은 서로 다른 관문이다.
연구개발 기업이 시제품을 실제 공급 가능한 부품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결국 두 과정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국산화의 의미, ‘수입품을 똑같이 만드는 것’ 그 이상
10GHz 도플러 센서의 국산화 가치를 해외에서 들여오던 부품 하나를 국내에서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평가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국내 개발의 또 다른 장점은 개발사와 수요기업 사이의 거리가 짧아진다는 데 있다.
고객사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면서 센서의 적용 방법을 검토하거나 기구 구조를 변경하고 감지 특성을 조정해야 할 경우, 이미 완성된 해외 제품을 구매하는 것과 국내 개발사와 직접 기술협의를 진행하는 것은 개발 과정에서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센서는 그 자체로 사용되는 완제품보다 다른 제품 내부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에 가깝다.
자동문과 조명, 보안장치, 생활가전, 스마트홈, 산업기기 등 적용 분야마다 요구조건도 달라진다. 결국 센서 자체의 성능만큼 중요한 것이 실제 응용제품과 얼마나 안정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다.
15×16mm 안에 들어간 것보다 중요한 ‘그 이후’
BMD-10GD의 크기는 15×16mm다. 그러나 작은 크기 자체가 이 개발의 전부는 아니다.
RF 회로와 송·수신 안테나를 제한된 공간에 구현하고, 간섭과 특성을 검토한 뒤 시제품 검증을 거쳐 생산 재현성, 품질관리, 인증, 고객사의 적용 검토까지 이어져야 비로소 하나의 산업용 부품이 된다.
어느 한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기술은 시제품에 머물 수 있다.
그래서 국산화의 성패를 판단하는 기준 역시 ‘국내에서 만들었는가’보다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만들어 산업현장에 공급할 수 있는가’에 더 가까워야 한다.
Next Insight 분석 | 개발의 결승선에서 시작되는 시장의 질문

BMD-10GD의 의미를 평가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기술개발의 성공을 시장의 성공과 동일시하는 것이다.
제품을 완성하고 관련 인증을 확보했다고 해도 시장에서는 가격, 품질의 일관성, 장기 신뢰성, 공급 안정성, 고객사의 설계변경 비용이라는 또 다른 경쟁이 시작된다.
그러나 이 단계에 도달했다는 것은 연구용 시제품과 상용 부품을 구분하는 중요한 경계를 넘어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입에 의존하던 센서에서 출발해 RF 회로와 안테나를 직접 설계하고, 소형화와 반복적인 검증을 거쳐 국내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제품 단계까지 왔다면 질문도 달라진다.
더 이상 “국산 센서를 만들 수 있는가”에만 머물 이유가 없다.
“어디에 적용할 것인가, 기존 센서가 담당하던 시장에서 어떤 선택지를 만들 것인가, 그리고 새로운 응용 분야를 어디까지 넓힐 수 있는가.”
기술개발의 결승선처럼 보였던 상용화가 산업화의 출발선이 되는 이유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nextinsight.news@gmail.com
참고자료
- 브레인아이시티 BMD-10GD 기술자료
- BMD-10GD KC 적합성평가 관련 자료
- 국립전파연구원 방송통신기자재 적합성평가 제도 및 관련 기술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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