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보다 부모 자산이 먼저 갈랐다…집 산 30대와 못 산 30대의 자산 격차

30대 가구주 주택소유율 36%…10가구 중 6가구 이상 무주택
서울 주택 매수 증여·상속 자금 절반은 30대…부모 자산이 주택 진입 시점 가르는 변수로

같은 30대라도 자산 형성의 출발점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한쪽은 부모의 증여나 지원, 대출을 활용해 비교적 일찍 주택시장에 진입한다. 다른 한쪽은 전·월세 비용을 내면서 종잣돈을 모은다. 월급이 비슷해도 집을 산 시점이 달라지면서 몇 년 뒤 자산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

주택 소유 여부가 단순한 주거 형태를 넘어 30대 내부의 새로운 계층선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30대 주택소유율 36%…아직은 무주택이 다수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30대 가구주의 주택소유율은 36.0%였다.

40대는 60.3%, 50대는 65.1%였다. 30대는 전년보다 주택소유율이 0.6%포인트 낮아졌다.

이를 단순하게 보면 30대 가구 10곳 가운데 6곳 이상은 아직 자기 집을 보유하지 않은 셈이다.

문제는 집을 가진 36%와 그렇지 않은 64% 사이에서 이후 자산 형성의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자가 보유자는 주택가격 변동의 영향을 자산에 직접 반영받지만, 무주택자는 임차료와 보증금 부담을 안은 채 주택 구입 자금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서울 집 산 30대…증여·상속 자금만 1조원 넘어

부모 자산의 영향은 실제 주택 매수 자금에서도 나타난다.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서울 주택 매수 자금조달계획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서울에서 주택 매입에 투입된 증여·상속 자금은 2조1,813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30대 매수자가 신고한 금액은 1조915억원으로 약 절반을 차지했다.

2023년 서울 주택 매수 증여·상속 자금 가운데 30대 비중은 34.8%였지만 2024년 40.9%, 지난해 43.5%로 상승한 뒤 올해 1분기에는 절반 수준까지 올라왔다.

다만 이 수치는 ‘30대 주택 매수자의 절반이 부모 도움을 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서울 주택 매입 과정에서 신고된 전체 증여·상속 자금 가운데 30대 매수자에게 귀속된 금액의 비중이 절반이라는 뜻이다. 거래 건수와 자금 규모는 구분해야 한다.

집·빚·부모…같은 30대에서도 다르게 작동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발표한 ‘분가초기 기혼 청년가구의 순자산 분포 연구’에서 1999~2023년 노동패널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자가점유는 청년가구의 순자산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부모가구의 순자산은 혼인을 전후해 중상위 계층 청년가구의 자산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부채의 역할도 계층에 따라 달랐다.

자산을 이미 보유한 계층에서는 대출이 주택 구입과 자산 확대를 위한 지렛대가 될 수 있지만, 자산이 적은 계층에서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처분소득을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같은 ‘빚’이라도 누구에게는 자산을 사는 레버리지이고, 누구에게는 생활비를 압박하는 부담이 되는 것이다.

부모 도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진입 시점’의 차이

부모가 자녀의 주택 구입을 돕는 행위 자체를 문제로 볼 이유는 없다. 적법하게 이뤄진 증여와 상속은 개인의 재산권 영역이다.

그러나 사회 전체의 자산 구조를 볼 때는 다른 질문이 생긴다.

부모에게서 초기자금을 받을 수 있는 30대는 주택시장에 일찍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지원받을 자산이 없는 30대는 자기 소득과 대출만으로 주택가격 상승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

이때 격차를 만드는 것은 단순히 지원받은 돈의 액수만이 아니다.

5년 먼저 집을 샀다면 그 기간 동안 발생한 주택가격 변동까지 자산 격차에 더해진다. 결국 초기자금의 차이가 ‘시간의 차이’로 바뀌고, 시간이 다시 자산 차이를 확대할 수 있다.

Next Insight 분석 | 30대의 계층을 가르는 건 소득보다 ‘주택 진입 시점’

30대를 하나의 세대로 묶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같은 나이, 비슷한 월급을 받아도 한 사람은 부모의 지원과 대출을 결합해 자가를 보유하고, 다른 사람은 전세와 월세에서 종잣돈을 모은다.

몇 년이 지나면 두 사람의 차이는 월급 통장의 잔액보다 부동산 자산에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분석도 부모 순자산과 자가점유가 청년가구의 자산 형성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문제는 ‘부모 찬스’를 비난하는 데 있지 않다.

부모 자산이 많은 가정과 그렇지 않은 가정에서 출발한 청년들이 주택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시점이 얼마나 달라지고 있으며, 그 차이가 이후 자산 격차로 얼마나 고착되는지를 보는 것이 핵심이다.

30대의 계층을 가르는 기준이 직업이나 월급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시대다.

집을 샀느냐, 언제 샀느냐, 그리고 그 첫 자금을 어디에서 마련했느냐가 새로운 자산 계층의 경계가 되고 있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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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 nextinsightnews.com

참고자료

국가데이터처 「2024년 주택소유통계」
국가데이터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한국금융연구원 「분가초기 기혼 청년가구의 순자산 분포 연구」
국토교통부 서울 주택 매수 자금조달계획 관련 국회 제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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