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에선 날았는데 본행사에선 추락…국산 드론 전력화가 넘어야 할 ‘실전 환경’”

포천 국방 드론 기술전서 제트무인기·요격드론 등 잇단 시연 실패
군 “주파수 간섭 가능성” 조사…기체 넘어 통신·운용체계까지 검증 과제

예행연습에서는 날았다. 하루 뒤 본행사에서는 일부 기체가 추락하거나 임무 수행에 실패했다.

지난 16일 경기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6 국방 드론 기술전’은 국내 드론 기술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자리였지만, 동시에 실제 전력화까지 넘어야 할 과제를 드러낸 현장이 됐다.

국방부가 올해 처음 마련한 이번 행사는 국내에서 개발 중인 드론과 대드론 기술을 실제 군 환경에서 시험·검증하고, 민간 기술을 군 전력으로 빠르게 연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공개 시연 과정에서 일부 첨단 무인체계가 예정된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이륙 직후 추락…사출 뒤 회전하며 떨어진 요격드론

시연 실패는 한 기종에 그치지 않았다.

KAI가 개발 중인 고속 제트엔진 무인기 한 기체는 이륙 직후 추락했다. 다른 기체는 이륙에는 성공했지만 비행 과정에서 통신 신호가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공대공 요격드론은 모 드론에서 사출된 직후 회전하며 추락했고, 사출에 성공한 다른 요격드론도 표적을 제대로 타격하지 못한 채 고도가 떨어졌다.

직충돌 공격드론과 공대지 유도무기 탑재 드론 등 일부 체계에서도 이륙 실패나 비행 중 문제가 발생했다.

모든 시연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기체와 체계도 있었다.

때문에 이날 발생한 문제를 국산 드론 기술 전체의 실패로 확대해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전날 예행연습에서는 정상…무엇이 달라졌나

주목되는 것은 행사 하루 전 실시된 예행연습이다.

군 당국 설명에 따르면 당시 기술시연은 큰 문제 없이 진행됐다. 그러나 본행사에서는 일부 기체가 동시에 비행에 실패했다.

국방부는 현재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참가 인원과 통신장비가 대거 밀집한 행사 환경에서 발생한 주파수 간섭 가능성을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다만 주파수 간섭이 모든 추락과 시연 실패의 원인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실제 같은 현장에서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드론도 있었기 때문에 기체별 통신체계와 항법장비, 운용 조건 등을 개별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 역시 시연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대부분 주파수 간섭 문제로 추정된다고 밝혔지만, 최종적인 사고 원인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문제는 ‘날 수 있느냐’에서 끝나지 않는다

드론을 군 전력으로 운용하려면 기체의 비행 성능만 확보해서는 부족하다.

통신 링크가 끊기지 않아야 하고, 위성항법이나 자체 항법체계가 교란 상황에서도 유지돼야 한다. 여러 기체가 동시에 움직이는 환경에서는 주파수 관리 능력도 필요하다.

전자전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실제 전장에서는 상대가 드론의 통신과 위성항법 신호를 방해하려고 한다. 평시 시험장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기체가 강한 전파 간섭과 전자전 환경에서도 같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전력화의 핵심이 된다.

이번 행사에서 나타난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을 보여줬다.

개별 기체 성능뿐 아니라 통신, 센서, 항법, 지휘통제체계를 하나로 묶어 실제 운용환경에서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라도함 자폭무인기도 두 차례 추락

최근 군의 드론 실증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해군과 국방과학연구소는 대형수송함 마라도함에서 중형 자폭무인기 전투실험을 실시했지만 두 차례 발사한 기체가 모두 비행 직후 바다로 추락했다.

이후 조사에서는 무인기 자체 성능보다 발사장치의 이상으로 추력이 정상 방향에서 벗어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사례 역시 드론 전력화에서 기체만 볼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좋은 무인기를 개발하더라도 발사체계, 통신체계, 임무장비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으면 실제 전투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실증부대 1곳에서 9곳으로 확대

국방부도 이런 문제를 실제 운용 과정에서 찾아내겠다는 방향이다.

군은 이번 행사에서 드론·대드론 실증전담부대를 기존 1개에서 9개로 확대했다.

실증전담부대는 전방과 후방, 기계화부대, 드론 전문부대 등 서로 다른 환경에서 민간기업이 개발한 장비를 직접 운용하고 전투실험을 실시하게 된다.

국방부는 일부 시연 실패에 대해서도 기술 개발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시행착오라는 입장이다.

완성된 장비를 보여주는 전시 행사가 아니라 군이 실제로 사용하면서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를 다시 개발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 행사의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Next Insight 분석 | 드론 한 대의 성능보다 중요한 것은 ‘체계로 싸우는 능력’

이번 시연에서 가장 눈여겨볼 장면은 추락 그 자체가 아니다.

전날 정상적으로 비행했던 기체가 본행사에서는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험실이나 통제된 시험장에서 잘 날아가는 것과 실제 군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전장에는 수많은 무전기와 데이터링크가 동시에 작동한다. 상대의 전파방해도 존재한다. 여러 종류의 드론과 유인전력, 포병과 지휘통제체계도 하나의 네트워크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결국 드론 전력화의 경쟁력은 최고속도나 비행거리 같은 개별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기체가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지휘체계로 전달하고, 다른 무기체계가 그 정보를 이용해 대응하며, 통신이 방해받더라도 임무를 계속할 수 있어야 한다.

‘드론 한 대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서 ‘여러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하느냐’로 기준이 바뀌는 이유다.

이번 국방 드론 기술전의 잇단 시연 실패는 국산 드론 기술의 결론이라기보다 실전 환경에서 무엇을 더 검증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시험에 가깝다.

이제 필요한 것은 추락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왜 떨어졌는지를 정확히 찾아내는 일이다.

그 과정이 반복돼야 기술이 무기가 되고, 장비가 실제 전력이 된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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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국방부 「2026 국방 드론 기술전」 관련 보도자료
국방부 드론 기술전 시연 실패 관련 설명자료
SBS 국방 드론 기술전 현장 보도
연합뉴스 국방 드론 기술전 및 시연 실패 관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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