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이 대표를 픽하면 공화정에 어긋나” 주장…김민석은 당원·여론조사 거쳐 54.08%로 선출, ‘대통령 개입’은 확인된 사실과 구분해야
유시민 작가가 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두고 “대통령이 여당 대표를 픽하는 것은 왕정·귀족정”이라고 비판하면서 여권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발언의 핵심은 이재명 대통령 개인에 대한 공격보다 대통령과 집권여당 사이의 권력 집중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에 가깝지만, 이 대통령이 실제로 대표 선거에 개입했다는 객관적 사실은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결국 논쟁의 본질은 ‘유시민 대 친명계’의 충돌보다 집권당이 대통령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당정 관계의 문제다.
유시민이 겨냥한 것은 ‘김민석 당선’보다 대통령 중심의 당 운영
유 작가는 24일 유튜브 방송에서 김민석 대표를 “대통령의 대리인”이라고 규정하면서 대통령이 자신의 대리인을 보내 여당을 지배하려 한다면 공화정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시에 전당대회에서 비주류가 상당한 지지를 얻고 최고위원 지도부에도 진입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민주당 당원들이 대통령과 가까운 후보에게 대표직을 맡기면서도 다른 목소리가 살아남을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이 유 작가의 해석이다.
따라서 발언 전체의 맥락을 보면 유 작가가 강조하려 한 것은 집권당이 대통령의 하부조직처럼 운영돼서는 안 된다는 ‘당의 독립성’ 문제로 읽힌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유 작가의 정치적 평가다.
김민석 대표는 ‘대통령이 임명한 대표’가 아니다
객관적인 선거 결과는 분명하다.
김민석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종 54.08%, 정청래 후보는 45.92%를 얻었다.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를 합산했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선호투표까지 거쳤다.
즉 당대표는 당이 정한 공식 선거절차를 통해 선출됐다.
김 대표가 이 대통령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냈고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며 ‘당정 일치’를 강조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이 대통령이 김 대표를 직접 지명하거나 선거 결과에 개입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유 작가의 ‘대통령이 픽했다’는 표현은 확인된 사실이라기보다 전당대회에서 형성된 정치적 구도를 비판적으로 표현한 주장으로 구분하는 것이 정확하다.
박홍근 “윤석열에 빗댄 것은 억측”…여권 내부에서도 온도차
여권의 반발은 특히 유 작가가 현 정부의 상황을 윤석열 정부 당시 국민의힘 내부 갈등과 비교한 데 집중됐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유 작가가 이 대통령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빗댄 것이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었다며 “허무맹랑한 억측과 저주”라고 비판했다. 정진욱·박지원·전진숙 의원 등도 유 작가의 발언이 건전한 비판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반면 한민수 최고위원은 유 작가가 공직자나 현실 정치인이 아닌 비평가라는 점을 들며 자신의 생각을 말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권 내부에서도 유 작가의 비판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있는 셈이다.
전당대회 결과 자체가 보여준 것은 ‘완전한 친명 일색’과도 달랐다
선거 결과를 자세히 보면 유 작가의 문제 제기와 별개로 민주당 표심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았다.
김민석 대표는 54.08%로 승리했지만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친정청래계로 분류된 후보 3명이 지도부에 입성했고,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평가받은 김용 후보는 낙선했다.
전당대회 이후 이 대통령도 김 대표뿐 아니라 낙선한 정청래·송영길 후보를 함께 청와대로 초청했고, 청와대는 이를 당의 통합과 당정청 협력을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적어도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결과만 놓고 보면 민주당 지도부가 대통령의 의중대로 일방적으로 구성됐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Next Insight|‘왕정’이라는 말보다 중요한 것은 여당이 대통령에게 어떤 존재인가
유시민 작가의 표현은 강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와의 비교는 여권 인사들이 반발할 만한 정치적 파장이 큰 표현이다.
그러나 논쟁에서 남겨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
집권여당은 대통령의 국정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조직인가, 아니면 같은 목표를 공유하면서도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어야 하는 독립된 정치조직인가.
대통령과 여당이 지나치게 멀어지면 국정 동력이 약해지고, 반대로 지나치게 가까워지면 당내 토론과 견제가 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논쟁은 ‘유시민의 말이 맞느냐, 박홍근의 반박이 맞느냐’에서 끝낼 문제는 아니다. 당정 일치와 당의 독립성 사이에서 어느 지점을 선택할 것인지가 집권 2년차 민주당이 풀어야 할 더 본질적인 과제다.
그리고 그 판단은 정치인의 수사가 아니라 앞으로 민주당 지도부가 실제로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를 통해 확인될 것이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nextinsight.news@gmail.com
참고자료
- 더불어민주당, 8·17 전국당원대회 공식 선거 결과
- 청와대, 민주당 당대표·후보자 만찬 브리핑
- 유시민 작가 방송 발언 및 박홍근 장관 공개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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