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까지 가서 맞는 비만치료제…’스시자로’가 드러낸 해외 원정 진료의 사각지대-1편

국내보다 저렴한 일본 마운자로에 원정 처방 사례…불법 반입 단속 강화 속 해외 진료 이후의 환자 관리와 치료비 부담 문제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를 저렴하게 구하기 위해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인들의 사례가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일본에서 구매한 마운자로를 뜻하는 이른바 ‘스시자로’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국내보다 낮은 일부 일본 의료기관의 비급여 가격이 원정 처방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의약품을 국내로 반입하는 행위와 해외에서 직접 진료받는 행위는 서로 다른 규제 영역에 속한다. 가격 차이에서 시작된 원정 진료가 의약품 안전관리와 치료의 연속성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일본으로 향하는 비만치료제 수요…가격 차이가 만든 원정 진료

마운자로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터제파타이드 성분의 주사제다. GIP와 GLP-1이라는 두 가지 호르몬 수용체에 작용하며, 국내에서는 제2형 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사용된다.

최근 일본의 일부 의료기관에서 마운자로를 국내보다 저렴하게 처방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인들의 현지 구매 사례가 보도되고 있다.

일본의 병원이나 클리닉을 직접 방문해 처방받는 사례와 여행 중 약을 구매하는 사례가 소개됐으며, 일부 의료기관은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관련 진료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

다만 일본으로 마운자로를 처방받으러 가는 한국인의 전체 규모나 실제 현지 투여 인원에 관한 공식 통계는 공개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의료기관의 가격 차이가 실제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과 원정 진료가 전국적으로 얼마나 확대됐는지는 구분해야 한다.

국내 반입 규제 강화…비만치료제 불법 반입 5,030건

해외에서 구매한 비만치료제를 국내로 가져오는 문제에 대해서는 관세당국이 통관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관세청이 9월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마운자로와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의 불법 반입 적발 건수는 5,03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적발 건수 1,189건의 약 4.2배에 해당한다.

마운자로와 위고비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세청에 통보한 유해 의약품으로, 정해진 수입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국내로 반입할 수 없다.

자가 사용 목적이거나 소량이라는 이유만으로 통관이 허용되는 것도 아니다. 필요한 수입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의약품은 통관이 제한된다.

관세청은 특히 해외에서 반입된 일부 마운자로 제품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유효성분 함량이 일정하지 않고 미확인 불순물이 검출된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분석 결과는 조사 대상이 된 특정 제품에 관한 것으로, 일본의 정식 의료기관에서 유통되는 모든 마운자로에 동일한 문제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한 5,030건은 여러 국가에서 반입된 비만치료제 전체의 적발 실적이다. 일본에서 구매한 마운자로만을 따로 집계한 수치는 아니다.

일본에서 직접 투여받는 경우…국내 반입과 다른 법적 문제

국내 반입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일본의 의료기관에서 직접 진료받고 주사를 투여받는 방식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본에서 구매한 의약품을 한국으로 가져오는 경우에는 국내 의약품 수입·통관 규정이 적용된다.

반면 일본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현지에서 약을 투여한 뒤 의약품을 소지하지 않은 채 귀국하는 경우에는 해당 의약품의 국내 반입 문제와는 구분된다.

그러나 약을 국내로 가져오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일본에서 이뤄진 모든 처방과 투여가 적법하거나 의학적으로 적절하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 진료와 처방에는 일본의 의료 관련 법령과 의약품 사용기준이 적용된다.

특히 일본에서 마운자로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된 제품이다. 동일한 터제파타이드 성분의 비만증 치료제는 젭바운드라는 별도 제품으로 허가돼 있다.

따라서 일본에서 마운자로를 체중 감량 목적으로 처방하는 경우에는 허가된 적응증 외 사용 여부와 환자의 상태에 따른 처방의 적절성을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

일본 정부도 적정 사용 강조…관광객 진료와 불법 유통은 별개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6월 마운자로 등 GLP-1 관련 의약품의 적정 사용을 의료기관과 제약회사 등에 요청했다.

승인된 치료 목적을 벗어난 미용·다이어트 목적의 사용에 따른 건강 피해 가능성을 경고하고, 부작용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의료체계와 정확한 위험 설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한 의약품 개인 간 불법 거래에 대해서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를 외국인 관광객의 현지 진료 자체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정책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일본의 공적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외국인 관광객은 원칙적으로 비급여 진료를 받으며, 의료기관은 해당 환자에게 진료비를 청구한다.

따라서 한국인 관광객이 일본에서 마운자로를 저렴하게 처방받는다는 사실만으로 일본의 건강보험 재정이 사용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외국인 원정 진료가 일본 내 의약품 공급이나 자국 환자의 치료 접근성에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도 별도의 처방 및 공급 자료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저렴한 주사 한 번보다 중요한 치료의 연속성

마운자로 원정 진료에서 가격과 함께 고려해야 할 문제는 투약 이후의 관리다.

마운자로는 환자의 건강 상태와 치료 반응에 따라 투여 여부 및 용량을 결정하고, 치료 과정에서 이상반응을 확인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관련 의약품의 사용 과정에서 구역과 구토, 설사, 변비,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저혈당이나 급성 췌장염 등 중대한 이상반응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해외에서 치료를 시작한 환자가 귀국한 이후 부작용을 겪거나 추가 진료를 받아야 할 경우에는 이전의 진료기록과 투약 이력을 국내 의료진이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해외 의료기관과 국내 의료기관 사이에 진료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으면 치료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일본에서 저렴하게 약을 처방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치료 전체의 비용과 안전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Next Insight 분석 | 약은 국경에서 막아도, 해외 진료 이후의 환자는 누가 관리하나

이번 ‘스시자로’ 현상은 의약품의 국내 반입과 해외 의료행위가 서로 다른 규제 영역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내 관세당국은 수입요건을 갖추지 않은 비만치료제의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일본 역시 의약품의 부적절한 사용과 불법 유통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 직접 진료받은 환자가 귀국한 이후 치료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는 별도로 살펴봐야 할 문제다.

국경에서 의약품의 반입을 통제할 수는 있지만, 해외에서 이뤄진 진료와 투약 이후의 모든 의료관리 문제를 통관 규정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 일부 의료기관 사이의 가격 차이도 존재한다.

국내에서 비만치료제를 처방받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고, 해외에서 같은 성분의 의약품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구할 수 있다면 일부 환자는 해외 진료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실제 비용 차이는 약값뿐 아니라 진료비와 여행 경비, 후속 진료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번 문제는 일본에서 얼마나 저렴하게 주사를 맞을 수 있는지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에서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적절한 비용으로 진료받을 수 있는지, 해외에서 치료를 시작한 환자가 귀국 후에도 안전하게 관리받을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다.

해외 원정 진료를 둘러싼 논의가 의약품 반입 규제에만 머물러서는 국내 환자들이 해외로 향하는 배경과 귀국 이후의 의료관리 문제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마운자로의 국내 치료비 부담과 건강보험 적용 현황, 해외 진료 이후의 환자 관리체계는 앞으로 함께 살펴봐야 할 과제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이메일 | nextinsight.news@gmail.com

카카오톡 | Next Insight News 비즈니스 채널

홈페이지 | https://nextinsightnews.com

참고자료

해시태그

#스시자로 #마운자로 #비만치료제 #일본원정진료 #해외의료관광 #의약품불법반입 #관세청 #비급여진료 #의약품안전 #NextInsightNews

카카오톡으로 Next Insight News 받아보기
하루 1~2회, 꼭 봐야 할 주요뉴스와
Next Insight 분석을 정리해 보내드립니다.
Ch+ Next Insight News 채널 추가
기사제보·문의도 카카오톡 채널에서 받습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