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피지컬AI·AI데이터센터 ‘3대 메가프로젝트’ 집중…청년·지역·미래산업까지 재정 역할 확대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2027년도 예산을 AI·미래산업, 청년, 지방 성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방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과 전기차 보조금 확대도 핵심 정책으로 제시됐다.
관건은 늘어난 재정이 청년의 지역 정착과 미래산업 경쟁력 강화로 실제 이어질 수 있느냐다.
당정이 제시한 2027년 예산의 다섯 축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5일 국회에서 2027년도 예산안 당정협의를 열고 3대 메가프로젝트·AI 경쟁력 강화, 미래 성장엔진 확충, 청년 지원, 양극화 대응과 지방주도 성장, 국민안전 강화를 5대 투자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번 예산의 특징은 산업정책과 복지·균형발전 정책을 하나의 틀에 묶었다는 데 있다. AI·반도체 등 미래산업에는 성장 투자를 확대하면서 지방대학·청년·지역의료·소상공인 지원을 병행해 성장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피지컬 AI·AI데이터센터에 재정 집중
산업 분야의 핵심은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AIDC)다. 정부는 원천기술과 전문인력뿐 아니라 전력·용수·산업단지 등 기반시설까지 함께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분야에는 특별회계를 신설해 분산된 지원체계를 정비하고, 피지컬 AI는 제조현장의 기술과 경험을 AI 솔루션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지원한다. 프론티어급 AI 모델 개발을 위한 고성능 연산자원 1만 장 공급도 추진한다.
이는 AI 경쟁이 소프트웨어를 넘어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제조현장을 아우르는 국가 인프라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지방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세부 범위는 아직 미정
이번 당정협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은 지방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 방침이다. 지역 필수의료 지원과 기업의 지방 이전 정책 등과 함께 청년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으로 추진된다.
다만 현재 발표만으로 2027년부터 모든 지방국립대 재학생의 등록금이 조건 없이 전액 면제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지원 대상 대학과 학생 범위, 소득 기준, 기존 국가장학금과의 관계 등은 최종 예산안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지방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을 2027년 예산안에 반영한다는 정책 방향이 확정된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등록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졸업 이후’

등록금 지원은 지방국립대의 비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지방대학 위기를 등록금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청년의 수도권 이동에는 일자리와 기업, 문화·생활 인프라, 연구환경 등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결국 지방대학 지원이 효과를 내려면 입학 지원을 넘어 졸업 후 취업과 정착까지 연결돼야 한다.
정부가 지방 이전 기업의 설비투자를 지원하는 ‘성장엔진 특별보조금’과 정주환경 개선책을 함께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기차 보조금 ‘역대 최대’ 확대 추진
정부와 민주당은 2027년 전기차 보조금도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자율주행차 시범지역 확대와 함께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이다.
2026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관련 국비 예산은 총 1조5,953억7천만원이다. 다만 2027년 보조금 총액과 차량별 지원단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역대 최대’가 보조금 전체 예산 확대를 의미하는지, 차량 한 대당 지원액까지 늘어난다는 의미인지는 최종 예산안에서 확인해야 한다.
전기차 정책의 목표는 ‘보조금 없는 시장’
보조금 확대는 전기차의 초기 구매가격 부담을 낮추고 최근 둔화된 수요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내 배터리·부품·충전 인프라 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보조금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배터리 가격 하락과 충전 편의성, 중고차 잔존가치, 안전 신뢰가 개선돼야 전기차 시장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
결국 정책의 성패는 보조금을 얼마나 지급했느냐보다 보조금 없이도 소비자가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는 시장을 얼마나 빨리 만들었느냐에 달려 있다.
대학생 ‘인턴 학기제’…청년정책도 경력 중심으로
정부는 대학생이 한 학기 동안 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이를 학점으로 인정받는 ‘대학생 인턴 학기제’도 추진한다.
취업 전에 실무경력을 쌓게 해 이른바 ‘경력 있는 신입’을 요구하는 노동시장과 대학 교육 사이의 간극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아동·청년의 자산 형성을 위한 ‘우리아이 자립펀드’도 신설해 18세까지 연간 최대 12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기업까지 지방으로…지역정책의 범위 확대
지역정책은 대학 지원에서 기업과 의료·주거로 확대된다.
정부는 핵심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설비투자를 지원하는 ‘성장엔진 특별보조금’을 도입하고, 지역 필수의료 특별회계와 정주환경 개선책도 추진한다.
지방국립대 등록금 지원과 함께 보면 정책의 방향은 분명하다. 대학→기업→일자리→정주환경을 연결해 지역 안에서 청년이 배우고 취업하고 생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K자형 양극화’ 대응도 예산의 한 축
당정은 경기 회복의 혜택이 특정 산업과 계층에 집중되는 이른바 ‘K자형 양극화’에도 대응한다.
반도체·AI 등 성장산업에는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코로나19 이후 회복하지 못한 일부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지역에는 채무조정과 맞춤형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성장률을 높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성장에서 뒤처지는 계층까지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재정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재원…반도체 호황 세수를 어디까지 쓸 것인가
2026년 정부 총지출은 727조9천억원이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늘면서 내년 재정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경기는 언제든 둔화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증가한 세수 일부를 ‘미래대응기금’으로 적립해 미래산업 투자와 세수 변동에 대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지출 구조조정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도 검토해 신규 지출 확대에 따른 재정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아직은 ‘당정 협의안’…최종 숫자는 예산안에서 확인해야
25일 공개된 내용은 2027년도 정부 예산안의 편성 방향과 당정 협의 결과다.
지방국립대 등록금 지원 규모와 전기차 보조금 총액, 개별 AI·산업 프로젝트 예산, 내년도 전체 총지출 규모 등 핵심 숫자는 아직 모두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는 정책 방향과 확정된 지원금액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재정 규모와 지원 대상은 정부의 최종 예산안 공개와 이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Next Insight|2027년 예산의 진짜 시험대는 ‘얼마나 많이 썼느냐’가 아니다

2027년 예산안의 핵심은 반도체·AI에서 확보한 재정 여력을 미래산업과 청년·지역에 다시 투자하는 것이다.
지방국립대 등록금 지원은 청년의 지역 정착을, 전기차 보조금 확대는 산업 전환을 겨냥한다. 하지만 재정 투입만으로 성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에는 일자리가 필요하고, 전기차에는 충전 인프라와 가격 경쟁력이, AI에는 인재와 산업 수요가 뒤따라야 한다.
결국 이번 예산의 평가는 얼마를 썼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새로운 투자와 일자리, 지역 성장을 만들어냈느냐에 달려 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정부가 증명해야 할 것은 ‘많이 쓰는 재정’이 아니라 ‘다음 성장을 만들어내는 재정’이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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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더불어민주당·정부, 2027년도 예산안 당정협의
- 교육부,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
- 기후에너지환경부, 2026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안
- 정부, 2026년도 확정예산 자료
- 기획예산처, 2027년 예산 편성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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