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주 산호세 델 팔마르 인근서 강진… 페레이라·칼리·마니살레스 등 건물 붕괴·인명피해 속출
최소 22명 사망… 페레이라 18명·마니살레스 3명·부에나벤투라 1명 확인, 매몰자 구조작업 계속칼리서 최소 20여 개 건축물 붕괴·중대 피해… 보고타는 대피 소동 속 일부 건물 균열나스카·남아메리카·카리브판이 만나는 ‘지진 다발국’ 콜롬비아… 한 달 평균 약 2,500회 지진

콜롬비아 서부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으로 최소 22명이 숨지고 여러 도시에서 건물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진앙에서 수백㎞ 떨어진 수도 보고타에서도 강한 흔들림이 감지되면서 시민들이 건물 밖으로 긴급 대피했다.
콜롬비아 지질조사국(SGC)에 따르면 지진은 현지시간 8월 10일 오전 7시34분 발생했다. 진앙은 태평양 연안 초코주 산호세 델 팔마르(San José del Palmar) 인근이며, SGC가 발표한 규모는 7.4, 진원 깊이는 약 96㎞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역시 규모 7.4로 분석했으며 진원 깊이는 약 110㎞로 산출했다. 기관별 계산 방식에 따라 깊이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규모 에너지가 방출된 강진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따라서 이번 지진을 흔히 ‘보고타 지진’이라고 표현할 수는 있지만, 실제 진앙은 보고타가 아니라 콜롬비아 서부 초코주다. 지진의 에너지가 넓은 지역으로 전달되면서 보고타를 비롯해 칼리, 페레이라, 마니살레스, 메데인, 아르메니아 등 주요 도시와 인접국 에콰도르·베네수엘라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다. 콜롬비아 재난당국에는 전국 9개 주와 32개 주도에서 지진이 감지됐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사망자 최소 22명… 페레이라 피해 집중
현지 당국과 언론의 최신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22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커피 재배지역의 중심도시인 **페레이라(Pereira)**로, 최소 18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마니살레스에서는 3명, 태평양의 주요 항구도시 부에나벤투라에서는 1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앞서 로이터가 보도한 초기 집계는 페레이라 18명과 마니살레스 2명 등 최소 20명이었으나, 구조와 현장 확인이 진행되면서 사망자 수가 22명으로 늘었다. 여러 지역에서 부상자가 발생했고 붕괴된 건물 안에 갇힌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어 인명피해 규모는 추가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부상자 전체 숫자는 지역별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계속 취합되고 있다.
칼리서 건물 잇따라 붕괴… 매몰자 구조작업
특히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 칼리(Cali)의 피해가 심각하다.
알레한드로 에데르 칼리 시장은 지진 직후 최소 20개 구조물이 무너졌으며 일부 건물 내부에 사람들이 갇혔다고 밝혔다. 이후 현지 조사에서는 심각한 피해를 입은 건축물이 최소 25곳에 달한다는 보고도 나왔다.
도심 곳곳에서 건물 외벽과 지붕이 떨어졌으며 아파트호텔과 상업시설도 무너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과 가스, 수도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소방대와 구조대는 건물 잔해를 제거하며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칼리시는 자체 구조 인력만으로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해 보고타와 메데인에 추가 구조대 지원까지 요청했다.
진앙이 위치한 초코주의 주도 키브도(Quibdó)에서도 부상자와 건물 붕괴·파손이 확인됐다. 인접 리사랄다주의 페레이라에서도 건물이 무너지거나 외벽이 떨어지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공항 6곳 운항 중단… 교통 인프라도 피해
지진은 항공 교통에도 영향을 미쳤다.
콜롬비아 민간항공 당국은 페레이라, 마니살레스, 키브도, 아르메니아, 카르타고, 부에나벤투라 등 최소 6개 공항에서 시설 피해가 확인됨에 따라 안전 점검을 위해 항공기 운항을 중단했다. 활주로와 터미널 건물 등의 구조적 안전 여부를 확인한 뒤 운영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마니살레스에서는 지역의 상징적 건축물인 대성당을 포함해 여러 건물에서 피해가 보고됐으며, 곳곳에서 외벽과 건축 자재가 도로로 떨어졌다.
보고타에서도 강한 흔들림… 시민들 거리로 대피
진앙에서 멀리 떨어진 수도 보고타에서도 지진이 상당히 강하게 느껴졌다.
건물의 경보기가 울리면서 사무실과 공동주택 주민들이 긴급히 거리로 나왔고,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대피가 이뤄졌다. 카를로스 페르난도 갈란 보고타 시장은 초기 조사 결과 심각한 구조적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일부 건물에 균열이 발생한 정도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진앙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는 보고타에서 왜 지진이 크게 느껴졌을까.
보고타는 지질학적으로 상당 부분이 과거 호수와 하천 퇴적층으로 형성된 연약지반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지반에서는 멀리서 도달한 지진파가 증폭되고 흔들림이 오래 지속되는 이른바 ‘부지 효과(site effect)’가 나타날 수 있다. 보고타 당국과 IDIGER의 과거 관측에서도 연약한 호수 퇴적층 지역에서 단단한 지반보다 진동이 길고 크게 나타나는 특성이 확인됐다.
특히 고층건물은 지반의 진동 주기와 건물 자체의 고유 진동 주기가 가까워지면 공진 현상이 발생해 흔들림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진앙이 보고타에서 멀리 떨어졌다고 해서 수도권의 지진 위험을 단순히 낮게 평가할 수는 없다.
규모 7.4는 어느 정도 위력인가
지진 규모는 로그 척도이기 때문에 숫자가 조금만 증가해도 방출되는 에너지는 크게 달라진다.
이번 지진은 규모 7.4로 USGS가 최대 수정 메르칼리 진도 VII(매우 강함·Very Strong) 수준의 흔들림이 발생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USGS는 인명·경제적 피해 가능성을 반영하는 PAGER 경보도 오렌지(Orange) 단계로 분류했다.
다만 이번 지진은 진원이 약 100㎞ 전후로 비교적 깊었다. 일반적으로 같은 규모라면 얕은 지진이 지표면 근처에서 훨씬 강한 파괴력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깊은 지진은 지진파가 넓은 지역까지 전달될 수 있어 이번처럼 여러 도시와 주변 국가에서 동시에 흔들림이 느껴질 수 있다. 콜롬비아 지질조사국도 깊은 지진일수록 에너지가 더 넓은 지역으로 전파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왜 콜롬비아에서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나
콜롬비아에서 지진이 빈번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개의 거대한 지각판이 만나는 지질학적 위치 때문이다.
콜롬비아 주변에서는 나스카판(Nazca Plate), 남아메리카판(South American Plate), 카리브판(Caribbean Plate)이 서로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태평양 쪽에서는 해양판인 나스카판이 남아메리카판 아래로 밀려 들어가는 섭입(subduction)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나스카판은 남아메리카 대륙 아래로 지속적으로 이동하면서 지각에 막대한 응력을 축적한다. 암석과 단층이 이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움직일 때 축적됐던 에너지가 지진파의 형태로 방출되면서 지진이 발생한다. 이 거대한 섭입 과정은 안데스산맥의 형성과 화산 활동, 그리고 남미 서부에서 반복되는 강진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콜롬비아는 세계적으로 지진과 화산활동이 활발한 ‘환태평양 불의 고리(Ring of Fire)’의 일부이기도 하다.
실제 콜롬비아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콜롬비아에서는 한 달 평균 약 2,500회, 하루 약 80회의 지진이 관측된다. 다만 대부분은 규모가 작아 사람이 느끼지 못한다. 특히 산탄데르주의 부카라망가 지진대(Bucaramanga Seismic Nest)에서는 거의 매일 지진이 발생하며, 이 지역 활동이 콜롬비아 전체 지진 활동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과거에도 대형 지진 반복… 1999년 아르메니아 참사
이번 강진이 발생한 콜롬비아 서부와 안데스 지역은 과거에도 대규모 인명피해를 일으킨 지진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1999년 아르메니아 지진은 규모 6.2 수준이었지만 진원이 얕고 도시와 가까워 약 1,000명이 숨지는 큰 피해를 냈다. 1983년 포파얀 지진에서도 287명이 사망했다.
콜롬비아 역사상 기록된 가장 강력한 지진 가운데 하나는 1906년 규모 8.8의 에콰도르·콜롬비아 해역 지진이다. 당시 지진으로 쓰나미가 발생해 태평양 연안에서 대규모 인명피해가 났다. 1979년에도 규모 8.1의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했다. 콜롬비아 지질조사국은 두 쓰나미로 태평양 연안에서 모두 1,0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설명한다.
다만 이번 규모 7.4 지진에 대해서는 쓰나미 위협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지진 규모만으로 쓰나미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진원의 위치와 깊이, 해저 지각의 수직 이동 여부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여진 가능성 여전… 피해 규모 더 늘어날 수도
규모 7.4 정도의 대형 지진 뒤에는 주변 지각이 새로운 균형을 찾는 과정에서 여진이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이번 본진 이후에도 초코 지역에서 여진이 관측됐으며 현지 당국은 주민들에게 손상된 건물로 성급하게 들어가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외벽에 큰 균열이 생겼거나 기둥·보가 손상된 건물은 본진을 견뎠더라도 여진에 의해 추가 붕괴할 위험이 있다. 구조대가 칼리와 페레이라, 키브도 등에서 매몰자 수색을 계속하고 있는 만큼 최종 사상자와 재산피해 규모가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콜롬비아 정부는 국가재난위험관리체계를 가동하고 피해가 집중된 지역에 구조·구호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붕괴 건물의 생존자 구조와 부상자 치료, 손상된 건축물의 안전진단, 전력·수도·가스 등 기반시설 복구다.
이번 지진은 다시 한번 콜롬비아가 ‘지진이 드문 나라가 아니라, 대형 지진을 항상 대비해야 하는 나라’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인구가 밀집된 안데스 주요 도시와 연약지반 위에 성장한 수도 보고타에서는 내진설계와 노후 건축물 관리, 지진 발생 시 대피체계가 피해 규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 이 기사의 사망자·피해 집계는 2026년 8월 11일 0시대 한국시간 기준입니다. 현지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숫자는 계속 변경될 수 있습니다.
#콜롬비아지진 #보고타지진 #콜롬비아강진 #규모74지진 #남미지진 #해외지진 #지진피해 #지진사망자 #건물붕괴 #보고타 #콜롬비아 #초코주지진 #산호세델팔마르 #지진속보 #해외뉴스 #국제뉴스 #재난뉴스 #자연재해 #지진원인 #환태평양불의고리 #나스카판 #남아메리카판 #카리브판 #지각판충돌 #여진 #재난안전 #콜롬비아소식 #세계뉴스
NextInsightNews 김귤연 기자
nextinsight.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