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 시절 빅히트 두 차례 캐스팅 제안·‘고등래퍼’ 지원·뮤지컬 준비까지…트로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이력
‘어머니의 계절’·‘백년의 약속’에서는 중저음과 감성으로 승부…젊은 이미지와 정통 트로트 정서 공존
Darton Entertainment, 스타성과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외시장에서는 ‘장르보다 확장성’이 경쟁력 될 수도
가수 하루를 ‘젊고 잘생긴 트로트 가수’라고만 설명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MBN ‘무명전설-트롯 사내들의 서열전쟁’ 준우승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현재의 하루는 분명 트로트 가수다. 하지만 그가 지금의 장르에 도착하기까지 걸어온 길을 거꾸로 따라가 보면 아이돌, 힙합, 피아노, 뮤지컬 그리고 트로트가 차례로 등장한다.
고등학교 시절 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로부터 두 차례 캐스팅 제안을 받았고, 지드래곤을 좋아해 힙합을 꿈꾸며 ‘고등래퍼’에도 지원했다. 뮤지컬 입시를 준비했던 경험도 있다. 그러다 결국 트로트를 선택했다. 하루 자신도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부터 아이돌과 래퍼, 뮤지컬 배우 등 여러 형태의 음악가를 꿈꿨다고 설명했다.
이 이력이 지금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의 흥미로운 에피소드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하루의 대만 진출에 참여한 Darton Entertainment가 그의 ‘스타성’과 아시아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현지 매니지먼트·프로모션과 투자 협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측은 대만을 시작으로 홍콩·말레이시아·태국으로 활동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그렇다면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왜 해외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수많은 한국 가수 가운데 아직 데뷔 초기 단계에 가까운 트로트 가수 하루에게 관심을 보이는가.
공개된 자료만으로 Darton Entertainment 내부의 투자 판단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하루의 이력과 현재 해외전략을 함께 놓고 보면 그의 경쟁력이 기존 트로트 가수와 조금 다른 지점에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 차이는 ‘트로트를 하기 전’의 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하루는 처음부터 트로트 가수를 목표로 성장한 인물이 아니다.
고등학생 때 당시 빅히트에서 두 차례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고 MBN 방송에서 직접 밝혔다. 고1 때는 어머니의 반대로 기회를 잡지 못했고, 고3 때 다시 연락을 받았지만 당시에는 연습생이 되기 위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입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것은 그다음이다.
아이돌이 되지 못하자 곧바로 트로트로 방향을 바꾼 것이 아니었다.
힙합에 관심을 두고 ‘고등래퍼’에 지원했고, 뮤지컬 입시도 준비했다. 어린 시절에는 피아노를 배웠다. 일간스포츠 인터뷰에서 하루는 아이돌·래퍼·뮤지컬 배우 등 다양한 음악적 진로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즉 현재의 하루 안에는 하나의 장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점은 국내 트로트 시장에서는 다소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무대 이미지와 콘텐츠 제작 방식은 K팝에 가깝게 가져가면서 음악에서는 트로트 특유의 감성과 서사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루의 핵심은 ‘아이돌처럼 보인다’는 데 있지 않다
여기서 하루의 경쟁력을 비주얼이나 젊음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랬다면 ‘무명전설’에서 준우승까지 올라간 과정을 설명하기 어렵다.
하루가 경연 초반부터 주목받은 것은 김연자의 ‘어머니의 계절’을 비롯해 가족과 인생의 이야기를 담은 곡에서 보여준 감정 전달력이었다.
그는 이 곡을 준비하며 개인적인 감정에 무너지지 않고 노래하기 위해 약 3개월 동안 연습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후 결승에서는 김종환의 ‘백년의 약속’을 선곡해 자신을 지켜준 외할머니에 대한 마음을 담았다.
일간스포츠 역시 하루의 특징으로 앳된 이미지와 대비되는 풍성한 중저음을 짚었다. 하루 자신은 트로트를 접한 뒤 누군가를 생각하며 부르는 노래가 많다는 점이 자신의 감성과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 지점에서 하루의 상품성이 조금 독특해진다.
외형은 젊은 K팝 아티스트에 가까운데, 노래를 풀어내는 방식은 한국 트로트의 핵심인 이야기와 감정에 기대고 있다.

둘 중 하나만 가지고 있었다면 경쟁자가 많았을 것이다.
두 요소가 한 사람 안에 동시에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아침마당’과 ‘무명전설’은 서로 다른 시장에서 검증했다
하루의 성장 과정도 흥미롭다.
그는 KBS1 ‘아침마당-도전! 꿈의 무대’에서 5연승을 거쳐 2025년 왕중왕전 최연소 우승자로 이름을 알렸고, 이후 MBN ‘무명전설’에서는 최종 2위에 올랐다.
두 프로그램의 성격은 상당히 다르다.
‘아침마당’은 전통적인 중장년 시청자가 강한 프로그램이다. 반면 ‘무명전설’은 오디션과 퍼포먼스, 팬 투표가 결합된 경쟁형 음악 프로그램이다.
하루는 두 프로그램에서 연이어 성과를 냈다.
이는 적어도 국내에서 전통적인 트로트 소비층과 오디션형 팬덤 양쪽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가 있다.
향후 해외 진출에서도 이 경험은 중요하다.
K-트롯이 해외에서 성공하려면 한국 트로트를 좋아하는 일부 팬에게만 접근해서는 시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K팝과 한국 예능을 통해 한국 콘텐츠에 익숙한 소비자까지 끌어와야 한다.
대만 시장은 이미 ‘한국 음악’을 설명할 필요가 없는 곳이다
하루가 처음 진출하는 시장이 대만이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표한 ‘2026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한국문화 콘텐츠 경험자 가운데 한국 음악 이용 경험률은 71.9%였고, 자국에서 한국 음악이 ‘대중적으로 인기 있다’고 평가한 비율도 54.0%로 나타났다. 음악은 음식·드라마와 함께 한류의 핵심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대만 역시 이 조사에 포함된 주요 아시아 한류시장이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대만 현지 리포트에서는 매달 주요 K팝 공연과 한국 콘텐츠의 현지 반응을 별도로 추적할 정도로 공연·음악 한류가 꾸준히 소비되고 있다.
이것은 하루에게 유리하면서 동시에 불리한 조건이다.
유리한 점은 ‘한국 가수’라는 개념을 처음부터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불리한 점은 대만 소비자들이 이미 수많은 K팝 스타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젊고 잘생긴 한국 남성가수라는 이유만으로는 경쟁하기 어렵다.
그래서 하루에게 필요한 것은 K팝과 똑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K팝 소비자가 익숙하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K팝과는 다른 음악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차별화 카드가 트로트가 될 수 있다.
트로트는 오히려 해외에서 하루의 차별점이 될 수 있다
국내에서 ‘트로트 가수’라는 타이틀은 이미 매우 익숙하다.
그러나 해외 K팝 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의 아이돌 음악은 이미 수많은 팀과 가수가 경쟁하고 있지만 트로트는 아직 독립적인 글로벌 장르 시장을 만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하루가 해외에서 아이돌처럼 경쟁하려 한다면 경쟁자는 너무 많다.
반대로 K팝형 스타성과 무대 이미지를 갖고 있으면서 음악적으로는 트로트의 감성과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면 경쟁구도가 달라진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2025 한류백서’도 최근 K팝이 특정 국적이나 음악 형식만을 의미하기보다 제작 시스템과 문화적 서사를 포함하는 글로벌 음악 장르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기존 ‘슈퍼팬’ 중심 성장모델에서 더 넓은 소비층을 향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점에서 보면 하루의 가능성은 ‘트로트를 K팝처럼 만든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K팝이 만들어놓은 글로벌 한류 소비 경로를 이용해 새로운 한국 음악을 소개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해외에서 필요한 것은 가창력만이 아니라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다

해외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는 좋은 노래 한 곡만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만들기 어렵다.
현지 방송에 나가야 하고, 인터뷰를 해야 하며, 숏폼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팬미팅에서는 대화해야 하고, 공연에서는 노래 외의 여러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결국 한 명의 가수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재료가 필요하다.
하루에게는 이미 여러 재료가 있다.
아이돌 캐스팅 경험, 래퍼를 꿈꿨던 시절, 뮤지컬 도전, 피아노, 트로트 경연, 가족에 얽힌 음악적 서사까지 한 사람의 성장 과정 안에 들어 있다.
그가 일간스포츠 인터뷰에서 자신의 강점인 발라드와 피아노를 활용해 트로트의 외연을 넓히고 싶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할 만하다.
단순히 여러 장르를 조금씩 해봤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그 경험을 하나의 음악적 정체성으로 묶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Darton이 주목한 것은 완성형 스타보다 ‘성장 가능성’이다
Darton Entertainment와 관련된 최근 보도에서 반복되는 표현 가운데 하나가 ‘가능성’과 ‘스타성’이다.
대만 현지 기업은 하루의 해외 활동을 위한 매니지먼트와 프로모션을 맡고 투자·사업 협력도 추진할 예정이다. 대만을 우선 시장으로 삼은 뒤 홍콩과 말레이시아, 태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는 계획도 공개됐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하루가 이미 완성된 대형 스타이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직 개인 대표곡도 만들어가야 하고, 첫 단독 팬콘서트도 앞두고 있다.
즉 이번 해외 진출은 완성된 스타를 수입하는 사업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 있는 가수를 현지 시장과 함께 키우는 형태에 가깝다.
성공한다면 장점이 크다.
처음부터 대만 팬들과 성장 과정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국내에서 만들어진 인지도가 해외에서 자동으로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위험하다.
Next Insight 분석 | 하루의 강점은 ‘어느 한 장르에 완벽히 들어맞지 않는 것’일 수 있다
가수에게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것은 보통 약점으로 평가된다.
아이돌이면 아이돌, 트로트면 트로트, 발라드면 발라드처럼 명확한 이미지가 시장에서 설명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외시장에서는 하루의 경우가 조금 다를 수 있다.
그는 아이돌 연습생 출신 스타도 아니다. 전문 래퍼도 아니다. 정통 트로트만 해온 가수도 아니다.
대신 그 경계를 모두 지나왔다.
아이돌 시장이 요구하는 스타 이미지에 접근할 수 있고, 발라드와 피아노를 활용할 수 있으며, 실제 경연에서는 트로트의 감정과 중저음으로 승부했다.
이 조합은 국내에서는 아직 ‘하루가 정확히 어떤 가수인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바로 그 질문 자체가 새로운 상품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대만의 K팝 소비자에게는 익숙한 한국 젊은 남성 아티스트의 모습으로 접근하고, 음악을 들어보면 기존 K팝과 다른 트로트의 서사와 감정이 나오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하루의 해외 진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도 선명해진다.
비주얼도 아니고 과거 빅히트 캐스팅 이력도 아니다.
이 여러 요소를 한 곡 안에서 설명해 줄 ‘하루만의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아이돌처럼 보이지만 아이돌의 복제품이 아니고, 트로트를 부르지만 기존 트로트 가수의 복제품도 아닌 음악.
그것이 만들어진다면 대만이 하루에게 관심을 보인 이유는 훗날 하나의 결과로 설명될 수 있다.
반대로 그 음악적 정체성을 만들지 못한다면 ‘아이돌형 트로트 가수’라는 수식어는 빠르게 소모될 수도 있다.
그래서 하루의 해외 진출에서 진짜 경쟁력은 젊다는 것도, 잘생겼다는 것도 아니다.
여러 장르의 경계를 지나온 경험을 자기만의 음악으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
대만이 먼저 주목한 것은 어쩌면 완성된 답보다 바로 그 가능성일지 모른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nextinsight.news@gmail.com
참고자료
MBN·매일경제TV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하루 인터뷰 및 방송자료
일간스포츠 하루 ‘무명전설’ 인터뷰
iMBC연예 하루 인터뷰
더팩트·스포츠경향 하루 대만·아시아 진출 관련 보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6 해외한류실태조사’, ‘2025 한류백서’, 대만 해외통신원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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