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오차가 50조원…‘많이 걷힌 것’보다 더 중요한 세수예측의 정확성

2023년 56조 결손·2024년 30조 결손 뒤 올해는 반대로 대규모 초과세수 전망

반도체·증시 급변이 원인이라지만 예산 출발점인 세입 전망 정확성 다시 시험대

올해 국세수입이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에서 예상했던 규모보다 50조원 이상 많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27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이달 말 발표할 2026년 국세수입 재추계에서 연간 세수가 추경 기준 415조4천억원을 50조원 이상 웃돌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추계 결과가 그대로 확정되면 연간 국세수입은 465조4천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가 된다.

세금이 예상보다 많이 걷히는 것은 당장의 재정 여력만 놓고 보면 긍정적인 요소다. 그러나 50조원이라는 숫자를 다른 각도에서 보면 정부가 불과 몇 달 전 수정한 세입 전망과 실제 세수 흐름 사이에 다시 수십조원의 차이가 생겼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손에서 초과세수로 바뀐 오차의 방향

세수 전망이 크게 빗나간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2023년 국세수입은 344조1천억원으로 본예산 400조5천억원보다 56조4천억원 부족했다. 오차율은 -14.1%였다.

2024년에도 국세수입은 336조5천억원으로 본예산보다 30조8천억원 적었다. 2년 동안 본예산과 실제 세수의 차이가 87조원에 달했다.

2025년에는 상황이 개선됐다. 정부는 추경에서 국세수입을 372조1천억원으로 수정했고 실제 세수는 이를 1조8천억원 웃돌았다. 추경 기준으로 보면 오차 폭이 크게 줄었다.

그런데 올해는 방향이 반대로 바뀌었다. 세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예상보다 훨씬 많이 걷히고 있다.

문제는 오차의 방향이 아니라 규모다.

반도체·증시가 흔든 세수 전망

정부가 올해 세수 증가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올해 1~7월 국세수입은 274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조4천억원 늘었다.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가 모두 증가했고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도 주식시장 거래 확대 영향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여기에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변수가 있다.

12월 결산 법인의 법인세 중간예납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법인은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가결산해 중간예납을 하는데 올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8~9월 세수 증가폭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세수추계가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법인세는 기업 실적에,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는 자산시장에 민감하다. 반도체 업황이나 주식 거래대금이 예상 범위를 벗어나면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도 추계 방식 바꿨지만

정부는 이미 대규모 세수오차를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2024년 세수결손을 발표하면서 국회예산정책처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등 외부 전문기관을 세수추계 전 과정에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추계모형과 주요 과세정보를 공유하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추계 방식, 기업 실적과 납세자 행태를 보다 빠르게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했다.

매년 9월 당해 연도의 세수를 다시 전망하는 정례 재추계도 이런 배경에서 도입됐다.

그럼에도 올해 다시 수십조원 규모의 차이가 발생한다면 개선된 추계 시스템이 급격한 산업·자산시장 변화를 얼마나 빨리 반영할 수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Next Insight 분석 | 세금을 많이 걷었느냐보다 중요한 것

세수추계는 단순한 예상 숫자가 아니다.

정부는 예상 세입을 기준으로 지출 규모와 국채 발행액을 결정하고 국회는 이를 토대로 예산안을 심사한다. 세수가 예상보다 크게 부족하면 사업 집행과 지방재정에 부담이 생긴다. 반대로 예상보다 지나치게 많이 걷히면 정부가 애초부터 더 정확한 세입 전망을 제시했다면 달라질 수 있었던 재정 운용의 선택지가 생긴다.

경제와 기업 실적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특히 반도체와 자산시장처럼 변동성이 큰 분야의 세수를 정확히 맞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것은 오차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세목에서 얼마나 틀렸는지, 어떤 경제 변수의 전망이 빗나갔는지, 개선된 추계모형이 실제로 오차를 얼마나 줄였는지를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세금이 50조원 더 걷히느냐만큼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왜 몇 달 전까지 그 50조원을 예상하지 못했느냐는 것이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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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재정경제부 「2026년 7월 국세수입 동향」
기획재정부 「2024년 국세수입 재추계 결과 및 세수추계 개선방안」
재정경제부 「2025년 국세수입 실적 관련 설명자료」
국회예산정책처 「세수오차 진단과 대책」
연합뉴스 「올해 초과세수 50조원+α…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 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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