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처리 부적절’ 355명, 77.5%는 비징계…경찰은 경찰에게 얼마나 엄격한가

2021년 26명에서 올해 상반기 80명…사건처리 문제 증가세 뚜렷
불송치 이의신청 11.3%, 보완·재수사 요구 4년 새 9배…커진 수사권만큼 커진 ‘누가 경찰을 통제하나’라는 질문

사건 하나를 종결하는 경찰의 판단은 행정처리 한 줄이 아니다. 피해자에게는 수사가 계속될지 멈출지를 가르는 결정이다. 그런데 ‘사건처리 부적절’로 감찰·징계 대상이 된 경찰관은 계속 늘었고, 공개된 355명 가운데 77.5%는 주의·경고 또는 불문종결 등 비징계 처분을 받았다. 숫자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경찰은 다른 시민에게 요구하는 책임의 무게만큼 스스로에게도 엄격한가.

26명에서 반년 만에 80명…문제는 ‘증가 속도’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건처리 부적절’을 사유로 감찰·징계 대상이 된 경찰관은 2021년 26명, 2022년 41명, 2023년 64명, 2024년 68명, 2025년 76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6월까지만 80명이다. 지난해 1년치를 반년 만에 넘어선 것이다.

공개된 연도별 숫자를 합하면 2021~2025년 275명에 올해 상반기 80명을 더해 355명이다. 따라서 이 통계는 사실상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의 누적치로 읽는 것이 숫자상 정확하다.

지역별로는 경기남부경찰청이 98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 48명, 인천 38명, 경기북부 21명, 서울 20명 순이었다. 단순히 특정 지역 한 곳의 문제로 설명하기 어려운 분포다.

파면 1명보다 중요한 ‘77.5%’

처분 결과 가운데 파면은 1명, 강등 1명, 정직 9명으로 중징계는 11명이었다. 주의·경고는 193명, 불문종결은 82명으로 두 비징계 처분을 합하면 275명, 전체의 **77.5%**다.

그러나 이 숫자만으로 곧바로 ‘제 식구 감싸기’라고 결론 내리는 것은 무리다. 경찰청 감사 규칙은 위법·부당한 사실이 있더라도 정도가 징계·문책 사유에 이르지 않을 만큼 경미하면 경고나 주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경찰공무원 징계위원회 역시 위원의 절반 이상을 민간위원으로 구성하도록 돼 있다. 형식적으로는 외부 견제 장치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질문은 오히려 그 이전 단계로 이동한다.

어떤 사건을 ‘경미한 잘못’으로 분류하고, 어떤 사건을 정식 징계위원회까지 넘길 것인가.

경찰 감찰 규칙상 감찰을 담당하는 주체는 경찰공무원이며, 감찰처분심의회에도 외부 전문가를 위촉할 수 있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다. 정식 징계위원회에 도달하기 전 사실조사와 처분 방향을 결정하는 상당 부분은 여전히 조직 내부에서 이루어진다.

경찰의 결정을 다시 판단해달라는 사람들

이 문제는 감찰 통계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은 불송치 사건에 대한 1차 종결권을 갖게 됐다. 이후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은 2021년 2만7,262건에서 2025년 5만6,165건으로 2.1배 늘었다. 불송치 자체가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불송치 대비 이의신청률 역시 7%에서 9.7%로 높아졌고 올해 상반기에는 11.3%까지 올라왔다.

이의신청이 곧 경찰 수사가 잘못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건 당사자가 결과에 불복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의신청 뒤 검찰의 보완수사 등을 거쳐 기소된 사건이 2021년 528건에서 지난해 1,130건으로 증가했다는 숫자는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경찰 내부의 또 다른 권리구제 절차인 수사심의 신청도 같은 기간 2,131건에서 6,223건으로 늘었고, 심의 과정에서 보완·재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사례는 80건에서 711건으로 8.9배 증가했다.

더구나 현행 경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시·도경찰청 단계에서 외부위원을 50~100명, 내부위원을 6~10명 두도록 하고 있다. 경찰 스스로 외부 검증 장치를 크게 두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경찰의 최초 판단만으로 사건을 끝내서는 안 되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제도적 인정이기도 하다.

제주 허위종결…한 경찰관의 일탈에서 끝나지 않은 이유

최근 제주 실종사건은 이 문제가 추상적인 제도 논쟁이 아닌 이유를 보여줬다.

제주서부경찰서 A 경장은 실종자와 연락하지 않았는데도 연락이 된 것처럼 처리해 사건을 종결하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자료까지 삭제한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허위 종결된 30대 여성은 신고 104일 뒤, 또 다른 60대 남성은 51일 뒤 숨진 채 발견됐다. A 경장은 경찰 조사에서 사건을 종결하지 않으면 계속 챙겨야 할 일이 많아진다는 업무 부담을 허위종결 이유 가운데 하나로 진술했다.

더 심각한 것은 전수조사였다.

A 경장이 자체 종결한 실종사건 298건을 점검한 결과 시스템 기록 15건이 삭제되고 48건이 아예 입력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으며, 별도로 허위종결·삭제가 의심되는 25건에 대해 추가 수사가 진행됐다. 일부 사건은 상급자의 결재까지 거쳤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청 감찰도 담당자 개인을 넘어 지휘·관리 과정 전체로 확대됐다.

한 사람이 규정을 어긴 것도 문제지만, 한 사람이 반복해서 규정을 어길 수 있었는데 시스템이 알아채지 못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 순간부터 질문은 ‘누가 잘못했나’에서 ‘왜 걸러지지 않았나’로 바뀐다.

Next Insight 분석 | “경찰은 결코 경찰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냉소가 생기는 이유

“경찰은 결코 경찰을 배신하지 않는다.”

여러 사건을 지켜보며 떠오를 수 있는 냉소적인 표현이다. 이것이 모든 경찰관이 동료의 잘못을 감싼다는 뜻일 수는 없다. 실제 경찰 징계위원회에는 민간위원이 참여하고, 수사심의위원회에도 외부 전문가들이 들어간다. 경찰 내부에서 잘못된 수사를 찾아내고 다시 수사하도록 지시한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런 냉소가 생기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경찰의 잘못을 처음 발견하고, 조사하고, 경중을 판단하는 상당한 과정 역시 경찰 조직 안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비징계 77.5%’라는 숫자가 곧 봐주기의 증거는 아니다. 그렇다면 경찰이 해야 할 일은 그 숫자를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왜 193명은 주의·경고였고, 왜 82명은 불문종결이었는지 국민이 납득할 만큼 기준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허위보고, 증거·기록 조작, 임의 사건종결처럼 시민의 수사받을 권리와 생명·안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라면 징계 여부를 결정하는 초기 단계부터 외부 참여를 확대하고, 익명화된 처분 사유와 기준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반복적인 사건종결과 기록 삭제를 자동 탐지하는 시스템도 내부 관리자의 선의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경찰 권한이 커진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권한이 커졌는데 잘못된 판단을 되돌리는 비용까지 국민이 떠안아야 하는 구조가 문제다.

불송치에 이의신청을 하고, 다시 수사심의를 신청하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변호사를 찾아야 한다면 첫 번째 수사가 부실했을 때 가장 큰 비용을 내는 사람은 경찰 조직이 아니라 사건 당사자다.

경찰은 동료 경찰에게 충성해야 하는 조직이 아니다.

경찰이 끝까지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경찰이 아니라 법과 국민이어야 한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nextinsight.news@gmail.com

참고자료
경찰청 제출자료·김예지 국회의원실, 「사건처리 부적절 감찰·징계 현황」, 2026.09
경찰청 제출자료·김재섭 국회의원실, 경찰 불송치 이의신청 및 수사심의 현황, 2026.07
경찰청 「경찰 감찰 규칙」
경찰청 「경찰청 감사 규칙」
「경찰공무원 징계령」
경찰청 「경찰 수사사건 심의 등에 관한 규칙」
제주경찰청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 수사결과,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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