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직접수사 사라진 자리, ‘증거의 민영화’ 시작될까…탐정·포렌식 시장의 두 얼굴

10월 2일 검찰 직접수사 폐지…경찰 중심 수사체계 전환
보완·재수사 요구권은 유지, 피해자 이의제기 장치도 신설
민간조사 확대 가능성 속 비용 격차·불법 증거수집 우려

검사가 부족한 증거를 직접 다시 찾는 구조가 오는 10월 2일 사라진다. 경찰에 보완·재수사를 요구하는 장치는 남지만, 현장에서 그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가 변호사·탐정·디지털 포렌식에 자신의 돈을 써야 하는 ‘증거의 민영화’가 새로운 형사사법의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사라지는 것은 ‘직접수사’…보완 요구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10월 2일부터 형사사법체계는 크게 달라진다. 검찰청은 공소청으로 전환되고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수사 근거를 없애 수사는 경찰·중수청, 공소제기와 유지는 공소청이 담당하는 구조를 명확히 했다. 중수청법 역시 같은 날 시행된다.

그러나 ‘검사가 수사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고 이해하면 정확하지 않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197조의2는 검사가 기소 여부 판단이나 공소유지 등에 필요할 경우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불송치 사건에 대한 재수사 요구도 가능하다. 즉 검사가 직접 부족한 증거를 찾아 나서는 길은 닫히지만, 경찰에 다시 확인하도록 요구하는 통제장치는 남는다.

경찰 수사가 부족하다면…피해자에게도 새로운 이의제기권

피해자 보호장치도 추가됐다.

10월 시행되는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1은 수사가 시작된 뒤 6개월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실질적인 수사가 진행되지 않거나, 권리침해 또는 위법·부당한 수사가 있을 경우 고소인 등이 수사관서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기관은 원칙적으로 14일 이내에 수사공무원 교체, 수사경과와 향후 계획, 권리보호 대책 등을 알려야 한다. 검사 역시 기소·재수사 판단을 위해 사건관계인이나 전문가의 의견과 자료를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아직 시행되지 않은 제도를 두고 곧바로 ‘수사 공백이 확정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진짜 검증은 이 장치들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사라진 자리를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메울 수 있느냐에 있다.

그래도 등장하는 민간 증거시장…탐정에서 디지털 포렌식까지

이미 피해자가 직접 민간조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는 나타나고 있다.

뉴데일리는 명의도용 피해자가 민간 증거조사센터에 의뢰해 와이파이 접속기록 등을 분석하고 피의자의 활동범위와 거주지를 좁힌 뒤 경찰에 자료를 전달한 사례를 소개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사라진 뒤 이런 민간 증거수집 수요가 더 커질 가능성을 제기한다. 다만 이는 10월 2일 제도 시행 이후 실제 증가 여부를 확인해야 할 전망이지 아직 검증된 결과는 아니다.

탐정 시장의 제도적 기반도 완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민간자격정보서비스에는 ‘탐정’, ‘탐정사’, ‘PIA탐정사’ 등 여러 기관이 운영하는 등록민간자격이 존재하며 동일·유사 명칭의 자격도 여럿 확인된다.

무엇보다 탐정은 경찰이 아니다. 강제수사권이 없으며 개인정보·통신·위치정보 수집 역시 관련 법률을 따라야 한다. 증거를 찾으려다 불법 위치추적이나 개인정보 취득을 의뢰하면 조사자뿐 아니라 이를 적극 요구한 피해자까지 형사책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 커질 시장은 ‘미행’보다 디지털 증거

형사사건의 증거가 휴대전화, 메신저, CCTV, 블랙박스, 이메일, 클라우드와 계좌기록으로 이동하면서 민간시장의 중심 역시 전통적인 ‘사설탐정’보다 디지털 포렌식과 증거보존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디지털 자료는 단순히 찾아내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수집 절차가 위법하거나 전자정보의 동일성과 무결성을 설명하지 못하면 법정에서 증거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 대법원도 전자정보 압수·수색에서 혐의와 무관한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복제하거나 위법하게 확보한 자료를 그대로 이용하는 것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결국 민간 포렌식의 경쟁력도 ‘얼마나 많이 찾아내느냐’보다 법정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얼마나 적법하고 신뢰성 있게 보존하느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Next Insight 분석 | 국가수사의 빈틈을 국민의 지갑이 메우는가

수사·기소 분리는 권한 집중을 막고 기관 간 견제를 강화하기 위한 구조개편이다. 반대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사라지면서 경찰 단계에서 놓친 증거를 누가 다시 찾아낼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질문도 남는다.

이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단순한 탐정시장 확대가 아니다.

경제력이 있는 피해자는 변호사와 포렌식 전문가, 민간조사기관을 동원해 사건자료를 정리하고 추가 증거를 제출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피해자는 국가수사 결과만 기다려야 한다면 범죄피해자의 경제력이 증거의 양과 질을 결정하는 격차가 생길 수 있다.

그것은 수사기관 하나를 바꾸는 문제보다 더 무겁다.

수사·기소 분리의 성공 여부는 검사의 권한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아니라, 줄어든 권한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빈틈을 국민의 지갑이 메우지 않아도 되는가에 달려 있다.

오는 10월 2일 이후 확인해야 할 지표도 분명하다. 보완수사·재수사 요구가 얼마나 작동하는지, 장기 미수사 이의제기가 실제로 피해자를 구제하는지, 민간 포렌식·조사비 지출이 증가하는지다.

‘증거의 민영화’가 현실이 되는지를 판단할 시간은 제도 시행 이후부터 시작된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nextinsight.news@gmail.com

참고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형사소송법」 2026년 10월 2일 시행 개정법
  • 국가법령정보센터,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 민간자격정보서비스, 탐정·PIA탐정사 등록민간자격 현황
  • 뉴데일리, 「내 사건 증거도 내가 찾아야…검찰 수사권 폐지에 ‘사설탐정’ 뜨는 웃픈 현실」, 2026년 9월 5일
  • 대법원, 전자정보 압수·수색 및 위법수집증거 관련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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