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사와 기소 분리됐지만 영장·보완수사에서 다시 연결
사건 처리 속도·책임 소재가 새 형사사법체계 첫 시험대
10월 2일부터 검찰청이 사라진다.
수사와 기소를 함께 수행하던 기존 검찰 조직의 기능은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등으로 나뉜다. 제도 설명만 놓고 보면 구조는 간단하다. 수사는 수사기관이 하고, 기소는 공소청 검사가 판단한다.
그러나 실제 사건 하나를 따라가 보면 두 기관의 관계는 완전히 끊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영장과 보완수사 단계에서 다시 연결된다.
사건은 수사기관에서 시작한다
중수청 수사대상에 해당하는 경제범죄를 가정해보자.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중수청이나 경찰 등 권한을 가진 수사기관이 수사를 진행한다.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범죄·법왜곡죄 등 7대 중대범죄를 중심으로 수사한다.
하지만 중수청이 모든 경제범죄를 독점하는 것은 아니다. 범죄 유형과 규모, 다른 수사기관의 관할에 따라 사건을 맡는 기관이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변화는 수사를 담당하는 기관과 기소를 결정하는 기관이 원칙적으로 분리된다는 점이다.
영장이 필요하면 공소청과 다시 만난다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이나 구속 등 법원의 영장이 필요한 강제수사를 하려면 검사와의 연결이 필요하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상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는 주체는 검사다.
공소청 검사는 수사기관이 신청한 영장의 청구 여부를 판단한다. 이 과정에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즉 수사와 기소는 조직적으로 분리되지만 강제수사 과정에서는 수사기관과 공소청이 다시 연결되는 구조다.
수사가 끝나도 한 번에 기소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기관이 사건을 공소청으로 보내면 검사는 기록과 증거를 바탕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
증거가 충분하면 기소할 수 있지만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다시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보완수사 요구 사유와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원칙적으로 수사기관은 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마치고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사건의 흐름을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고소·신고 또는 범죄 인지 → 경찰·중수청 등 수사 → 영장 필요 시 검사 검토·법원 청구 → 수사 완료 → 공소청 송부 → 보완수사 요구 가능 → 수사기관 보완 → 공소청 기소 여부 결정 → 법원
기관은 나뉘었지만 사건은 여러 단계에서 다시 연결되는 셈이다.
핵심은 ‘분리’보다 연결 과정
새 제도의 취지는 분명하다.
수사기관과 공소기관을 나눠 한 기관에 수사와 기소 권한이 동시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상호 견제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의 성패는 조직을 나누는 것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영장 신청과 청구, 사건 송부, 보완수사 요구와 재송부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협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수사기관과 공소청 사이의 기록 전달과 판단이 원활하다면 권한 분산과 전문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기관 간 판단 차이가 커지거나 보완수사가 반복될 경우 사건 처리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는 제도가 실제로 시행된 뒤 확인해야 할 영역이다.
Next Insight 분석 | 누가 수사하느냐보다 중요한 책임의 연결

검찰청 폐지를 둘러싼 논쟁은 그동안 수사권과 기소권을 어느 기관에 둘 것인가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10월 2일부터 시민이 체감하게 될 문제는 조금 다르다.
사건이 늦어졌을 때 어느 단계에서 지연됐는지, 보완수사가 반복될 경우 누가 사건을 끝까지 관리하는지, 수사기관과 공소청의 판단이 다를 때 어떤 절차로 조정하는지가 중요해진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보완수사 기한과 사건관리 절차 등을 두고 있지만 제도와 실제 운영은 별개의 문제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첫 단계라면 그 다음 단계는 분리된 기관 사이에 책임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일이다.
검찰청이 사라지는 10월 2일.
새 형사사법체계의 첫 시험은 어느 기관의 권한이 더 커졌느냐보다 사건 하나가 얼마나 빠르고 책임 있게 끝까지 처리되는가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작성·취재 | Next Insight News 김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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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소청법」
국가법령정보센터 「형사소송법」
국가법령정보센터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 하위법령 및 직제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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