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8월 수사팀 ‘기소 검토’, 이후 기소유예 방안도 계엄 전부터 논의
한동훈 “공익 제보”·민주당 “비공개 수사자료”…경찰은 입수 경로 수사
문서 출처의 적법성과 후보자 행위 검증,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지울 수 없는 두 질문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새로운 질문이 등장했다.
후보자에게 어떤 혐의가 있었는가만이 아니다. 그 수사자료는 어떻게 국회의원 손에 들어갔는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공개한 서울서부지검의 2024년 ‘기소계획서’를 놓고 김 후보자는 15일 “검찰 내부 자료가 어떻게 한 의원에게 흘러갔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공익 제보를 통해 자료를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현재 관련 고발 사건은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수사 중이다.
법원 기록 아닌 ‘기소계획서’…입수 경로가 첫 번째 질문
논란의 핵심 문서는 2024년 8월 서울서부지검 수사팀이 김 후보자를 알선뇌물약속 혐의로 기소하고 징역 8개월을 구형하는 방안을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기소계획서다.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이 문서는 법원에 제출된 재판기록이 아니어서 당시 변호인이 통상적인 열람·등사 절차로 확보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었다. 수사팀과 대검 보고라인 등 제한된 범위에서 다뤄진 내부정보였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해당 내용을 공익 제보자로부터 받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도 공개된 내용 상당 부분이 검찰의 사건처리 예정 보고와 유사하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내부문서 유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누가, 어떤 경로로, 어떤 법적 근거 아래 자료를 전달했는지는 아직 수사로 확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한동훈 의원이 불법으로 수사자료를 유출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앞서간 표현이다.
확인된 것은 고발장이 접수됐고 경찰이 고발인 조사를 시작했다는 사실까지다.
8월 ‘기소 검토’와 12월 ‘기소유예’ 사이

두 번째 질문은 문서의 내용이다.
한 의원은 기소계획서를 근거로 검찰 수사팀이 김 후보자를 기소하려 했지만 최종 처분 과정에서 방향이 바뀌었다며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2024년 8월 수사팀이 기소 및 징역형 구형 방안을 상부에 보고한 사실은 복수 보도로 확인됐다.
그러나 시간표를 더 뒤로 이어놓으면 다른 사실도 나온다.
검찰은 12·3 비상계엄 이전인 2024년 9월부터 이미 기소유예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12월 19일 관련 사건 1심에서 법원이 ‘신속처리 요청만으로 부정한 청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고, 검찰은 12월 27일 김 후보자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따라서 ‘8월에는 기소하려 했다’는 사실만으로 어떤 외압 때문에 갑자기 처분이 뒤집혔다고 확정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처음의 기소 검토 자체가 의미 없는 문서였다는 뜻도 아니다.
기소유예, ‘무혐의’도 ‘유죄 확정’도 아닌 처분
검찰의 불기소결정서에는 김 후보자가 임상시험 승인 관련 청탁을 전달하고 그 대가로 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적시된 것으로 보도됐다.
동시에 검찰은 실제 금품 수수가 없었고, 신속처리 요청 자체를 위법한 청탁으로 단정하기 어려우며, 식약처도 규정과 매뉴얼을 위반하지 않고 절차에 따라 심사했다는 점 등을 처분 이유로 들었다.
여기서 표현은 정확해야 한다.
기소유예는 수사준칙상 ‘혐의없음’과 구별되는 불기소 처분이다. 하지만 법원의 유죄 판결도 아니다.
따라서 “검찰이 무혐의를 확인했다”거나 반대로 “범죄가 확정됐다”는 두 표현 모두 이번 사건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Next Insight 분석 | 자료의 출처와 내용, 서로 지울 수 없는 두 검증

이번 공방은 자칫 한쪽 질문이 다른 질문을 덮는 구조가 되기 쉽다.
기소계획서가 적법한 절차 없이 외부로 나왔다면 그 유출 경로와 책임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자료 입수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서 그 문서와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김 후보자의 행위 자체가 검증 대상에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반대 방향도 같다.
후보자 관련 의혹이 중대하다는 이유만으로 비공개 수사자료가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권에 전달돼도 된다는 결론은 성립하지 않는다.
결국 이 사건에는 두 개의 기록이 필요하다.
하나는 김승원 후보자 사건을 검찰이 왜 기소 검토에서 기소유예로 판단했는지를 보여주는 처분 기록.
다른 하나는 비공개 기소계획서가 검찰 밖으로 이동한 경로를 보여주는 접근·전달 기록이다.
하나가 밝혀진다고 다른 하나가 사라지지 않는다.
후보자의 적격성도 검증해야 하고, 국가가 보유한 수사정보의 관리 방식도 검증해야 한다.
그 두 질문을 동시에 묻는 것이 이번 청문회 이후 남은 과제다.
취재·작성: 김귤연 기자 | Next Insigh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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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서울서부지검 김승원 후보자 불기소결정 관련 공개보도,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 관련 보도,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 국회 답변,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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